중국 금융보복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중국이 보유한 국내 채권 유사시 중국의 무기 될 수도

2016-09-28     김남수 경제학박사

채권은 다소 우리에게 생소한 자산관리수단일 수 있다. 개인인 우리 일반인들은 채권과 관련한 용어를 생각해보면 주로 자동차를 구매했을 때 채권을 사들여 일부를 할인해서 판매하는 것 정도로만 기억할 것이다.

그러나 기업의 경우에는 채권은 자금조달수단 중 하나이다. 자금조달방법을 크게 자금이 필요한 사람이 자기명의로 발행한 채권이나 주식을 자금을 빌려주는 사람에게 주고 자금을 직접 조달하는 직접금융시장과 자금을 가진 사람이 누구인지 알 필요 없이 은행 등과 같은 금융기관을 통해 자금이 필요한 사람이 빌리는 간접금융시장으로 나누어진다.

일반인들은 채권을 발행하지 않으니 사실 이렇게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수 있다. 일반인들은 돈 있는 사람들에게 돈을 빌리기 위해 차용증을 쓰게 된다. 그러나 기업이나 국가가 돈을 빌리는 경우 채권을 발행하여 돈을 빌리게 된다. 채권은 발행주체, 지급보증 여부, 담보제공 여부, 이자 지급 방법 등에 따라 종류가 구분된다. 먼저 발행주체에 따라 정부가 발행하는 국고채권(이하 국고채), 국민주택채권 등 국채,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통화안정증권,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하는 지방채, 상법상의 주식회사가 발행하는 회사채, 은행·금융투자회사·리스회사·신용카드회사 등 금융회사가 발행하는 금융채, 한국전력공사·예금보험공사 등 법률에 의해 직접 설립된 법인이 발행하는 특수채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1950년 재정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건국국채가 최초로 발행된 이후 채권시장을 육성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1980년대까지만 해도 시장 발달이 미흡해 채권발행은 국채는 국채인수단에서 발행물량을 전액 인수하는 방식으로, 회사채는 기채조정협의회를 통하여 채권발행물량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소화되었다.

19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채권 발행 및 유통 규모가 많이 늘어나면서 제도개선 필요성이 크게 부각되었다. 1997년 12월 회사채 발행 한도 확대, 외국인에 대한 채권시장 전면 개방 등으로 전격적으로 외국에 개방되면서 채권시장이 확대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외국인들의 우리나라 채권 보유는 더 커지게 되었다. 2009년 6월 기준으로 우리나라 채권시장 상장잔액은 908.5조 원에 이르는 수준으로 이중 국채는 308.9조 원으로 31.5%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러한 채권시장에 당시 외국인 보유액 비중은 4.2%에 불과하였으나, 2009년 이후 외국인의 채권투자 규모가 둔화 추세이나, 2014년에는 전년대비 반등하여 외국인의 채권 순투자 규모는 2009~10년 연평균 17.7조 원에서 2011~12년 연평균 7.8조 원, 2013~14년 연평균 4.4조 원으로 둔화 추세이지만 다만, 2014년 1~11월 중 외국인의 상장채권 순투자 규모는 2013년 3.5조 원보다 소폭 증가한 5.3조 원(보유잔고 100.5조 원, 전체 상장채권의 6.9%)으로 2014년 들어 외국인의 국채보유비중이 확대되었다.

2008년 말에는 중국이 10위권 내에 들지 못하는 규모였으나, 2011년말이되면 중국이 10.2조 원으로 원화 채권 보유 잔액 순위로 3위였고, 2014년 11월말 기준으로는 14.1조 원으로 중국이 2위 국가가 되었고, 2016년 2월 말에는 중국이 17.5조 원의 채권을 보유하게 되어 외국인 전체보유액의 18.1%를 차지하여 2인인 미국의 14.4조 원(14.9%), 스위스(13.2조원(13.7%)순으로 나타났다. 그 이후 일반에게 공개되던 금융감독원의 매월 외국인 증권투자동향에서 외국인 채권매수액은 통계가 나오고 있으나 국가별 채권보유액 규모는 통계에서 빠지게 되었다.

4분기 재닛앨런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미국금리인상을 강하게 시사하면서 미국 금리인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미국의 단기 투자자금이 빠져나가면서 8월 말 현재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상장채권잔액은 94.7조 원으로 전체 5.9%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매도하지 않은 중국의 경우 외국인 상장채권보유액 중에 차지하는 보유비중이 상당히 높아졌을 것이다.

특히 다른 국가의 경우 우리나라 채권보유가 민간기업내지 기관인데 비해, 중국의 경우에는 국가자본일 가능성이 높다. 사회주의경제라는 특징상 사실상 국가의 자본을 통해 우리나라 채권을 사들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이는 우리에게 또 다른 시사점이 있다. 시장경제에서 민간의 경우 가격변동이나 자신의 경제적 이득에 따라 금융시장에서 행동한다. 그러나 중국정부의 경우에는 다르다. 사드 등 자국의 정치적 이해와 동시에 경제적 이득을 같이 고려할 것이라는 것에 우리나라와는 다른 입장에 처하게 된다. 즉, 중국이 상장채권보유국 중 우리나라 외국인 보유채권의 약 20%정도를 가지고 있는 현재 중국은 정치적 카드와 경제적 카드 두가지를 잡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이자율 등 경제적 카드만을 가지고 중국의 상장채권매도나 매수전략을 막기 어려울 것이고, 중국은 이러한 상황에서 최대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의사를 결정할 것이다.

그리고 재닛 엘렌 미연준의장의 금리인상시사와 브렉시트 등으로 인한 유럽의 금융상황도 그리 녹록지 않은 국제금융환경에서 중국의 갑작스러운 매도가 발생된다면 우리금융시장도 일대 혼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6월부터 중국 정부가 자국 외환 보유고에 있어서 한국 채권 특히 국채에 대한 매입을 크게 늘렸다. 그 당시 한국 국채 수익률이 크게 떨어지는 일이 있었다. 그 중요한 원인이 중국이 상반기에 한국 국채 보유량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11% 증가시켰던 것에 있었다고 한다. 이는 물론 매우 놀랄 일은 아니다. 중국은 세계 경제 위기가 시작된 이후 미국 달러의 가치가 불안해진 이후부터 달러와 유로에 치중된 자국의 외환 보유 구성을 바꿀 것이라고 공언해왔고, 또 올해 초에는 유로화도 큰 타격을 입은 바가 있었다. 그러니까 유로 달러 이외의 주요 국가 자산으로 외환 보유를 이동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수 있다.

게다가 앞으로도 한동안 중국 정부의 한국 채권 매입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많다. 6월 기준으로 중국 외환 보유에서 원화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0.1%에 불과하였다. 전 세계 총생산에서 한국 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대략 1.5%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앞으로도 중국이 외환 보유를 다각화할 경우 원화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실 미국 자본과 유럽자본의 매도가 이루어지는 순간에 중국은 그를 매수하는 행태를 보여와 한국의 채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높여왔을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중국의 행태가 한국 경제에 가져올 영향도 있다는 것이었다. 우선 금리가 영향을 받게 된다. 우리나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올 초 연 4.44%에서 지난 18일에는 연 3.7%로 하락했었다. 여기에는 중국의 이러한 행태가 큰 영향을 주었다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당연히 무시못할 일은 원화 상승 압력이다. 한국으로의 중국 자금 유입이 이루어지니까 이것이 한국 원화의 가치를 올리게 되는데, 이것 때문에 수출 쪽과 관련하고 있는 한국의 경제인들은 우려를 표하면서 또 혹시 이것이 한국의 수출 경쟁력을 감퇴시키려는 중국의 전략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표하고 있다.

이것이 지난 6월 이후 중국의 공격적 매수에 따른 우리 경제의 효과에 대한 것이다. 경제적 이유가 아닌 정치적 이유로 매도를 선택하게 된다면 이와는 정반대방향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한은의 적극적인 금리인하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시중의 금리인상압박이 발생하게 되고 이것은 가뜩이나 과도한 가계부채로 흔들리고 있는 우리 국민들의 생활에 금리인상압박이 발생하여 일반 국민의 경우 임금피크제, 성과연봉제 등 불안해진 고용상황과 더불어 가구의 금리압박이 발생하게 되어 이중고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원화 하락 압박으로 인해 수출이 증가하지만 사실 우리나라의 경우 수입하여야 수출할 수 있다는 우리 산업구조의 속성상 우리 기업의 마진율을 낮추는 효과를 불러오게 되고 결국 남지 않는 구조로 산업을 압박하게 될 것이다. 수출경쟁력은 높아지지만, 실익은 없어질 것이다.

물론 주권국가이니 대립할 수도 있고 화해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중국의 카드가 정치적 카드와 경제적 카드를 다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의 대립과 불화는 그리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사드 배치가 가지는 군사적 효과뿐만 아니라 경제적 효과에 대해서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군사적 우위성을 갖기 위해 사드 배치를 하려는 것 충분히 이해는 한다. 그러나 그것이 사드 배치지역 주민만의 고통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의 고통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도 고려해서 판단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 핵심에 중국이 보유한 우리 상장채권이 있다. 중국은 이를 충분히 활용하려 할 것이다. 

 

* 김남수 박사는 고려대에서 논문 ‘홀드업문제에 대한 일연구’로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고려대 경제학과 강사로 있다. 번역서로 <만화로 읽는 경제학의 모든 것>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