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의 세계가 오고 있다

자주의 세계가 오고 있다(1)

2020-11-02     김장호 기자

기획분석기사 

아래와 같은 주제로 2차 대전 이후의 국제정세를 분석하는 기획기사를 연재합니다.

 

1. 2차 대전후의 세계질서
2. 반제자주역량의 반격과 결집
3. 미국우선주의의 반격과 역풍(1)
4. 미국우선주의의 반격과 역풍(2)
5. 북미대결과 동북아의 지정학

1. 역사적 개관 : 2차대전 이후의 세계질서

2차 대전 이후 국제사회는 냉전 시대, 팍스아메리카나 시대를 거쳐 자주화 시대로 이행하고 있다.

1) 냉전의 시작과 해체

2차대전 직후 제국주의 진영은 미국을 중심으로 단결하여 냉전을 시작했다. 
자본주의, 제국주의 모순의 산물인 세계대공황은 제국주의 전쟁으로 폭발해 혁명의 시대를 열었다. 사회주의가 진영으로 발전하고, 식민지민족해방운동이 더욱 강화되어 비동맹운동으로 이어짐으로써 제국주의의 위기는 전반적으로 심화되었다. 이에 미제국주의와 그 연합세력은 내적으로는 국가독점자본주의에 기초한 수정자본주의를 채택하고, 외적으로는 그리스 내전과 한국전쟁을 시발점으로 대사회주의 냉전체제를 구축했다.

▲ 미 항공모함 칼빈슨호 [사진 : 뉴시스]

냉전을 시작으로 미국은 패권적 국가독점자본주의 즉, 군산복합체에 기반한 군사적 케인즈주의 국가로 전환했다. 미국은 냉전을 확대하며 한편으로는 유럽과 일본을 종속적 동맹체계로 편입시키고, 다른 한편으로 한국 등 제3세계를 신식민지로 재구성하여 민족해방혁명에 대한 압살정책을 강화했다.

그러나 미제국주의는 코리아전쟁에서 내리막길로 접어들기 시작하여 베트남전쟁패배를 거치며 심각한 위기에 빠져들었다. 늘어나는 재정적자와 유로달러의 유동성 과잉으로 닉슨은 금태환 정지를 선언하고 페트로달러에 기반한 불태환 달러기축시대와 금융축적 시대를 열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전후체제의 근본위기로 이어졌다. 금태환 정지로 달러가치의 하락은 유가하락으로 이어져 산유국들의 반발을 초래했고 오일쇼크로 이어졌다. 유효수요창출을 통한 전후 자본주의 황금기는 과잉생산기에 접어든 시점에서 유가상승과 결합하며 심각한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지고 말았다.

다른 한편 상호확증파괴에 기초한 공포의 균형위에서 유지된 냉전의 평화 시기 소련동구사회주의에서 수정주의가 자라났다. 베트남 전쟁에서 패배한 미 제국은 데탕트를 추진함과 동시에 중소분쟁을 이용하여 중국과 손잡고 대소고립전략을 선택했다. 데탕트 시기 더욱더 수정주의로 변질된 소련동구사회주의는 제국주의가 신자유주의로 이동하며 스타워즈전략 등 신냉전 공세를 강화하자 이를 이겨내지 못하고 스스로 몰락, 붕괴하고 말았다. 냉전은 이렇게 해체되었다.

소련동구사회주의 몰락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로 생산력중심주의에 빠져 사회주의민중을 사상적으로 준비시키지 못했다. 특히 소련공산당 지도부가 사회주의 원칙을 버리고 수정주의로 변질되어 전체 인민이 사상적으로 와해되었다.
둘째로 당을 혁명적으로 강화하지 못하여 관료주의가 스며들었으며, 군대를 장악하지 못함으로서 사회주의 사수의 최후의 보루가 무너졌다.
셋째로 사회주의건설에서 주체성과 민족성을 고수하지 못했다. 때문에 소련이 망하니 동구사회주의 진영 전체가 망하는 길로 들어섰다.
넷째로 유가상승과 하락, 과학기술발전문제에 대하여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하였다. 고유가 시대의 관성과 저유가 시대의 위기를 극복하는 사회주의경제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하고 좀비화되었으며, 과학기술혁명에 기초한 사회주의 경제발전건설 전략을 바로 세우지 못했다.
다섯째로 아프카니스탄 전쟁과 체르노빌 사고로 국력이 소모되고 사회주의 영상이 결정적으로 약화되었다. 

사회주의 몰락으로 인한 냉전의 해체는 사회주의운동선상에서는 새로운 시대를 의미했다.
첫째는 선군시대로 전환되었다. 사회주의국가와 반제자주국가는 반제군사전선을 핵심으로 죽느냐 사느냐하는 절체절명의 대결선상에 서게 되었고, 혁명군대가 혁명의 주력군으로 등장하였다.
둘째는 국제사회와 인류의 중심 지향와 요구가 사회주의인가, 자본주의인가라는 제도 선택문제가 아니라 매개 나라와 민족의 자주적 번영과 발전의 문제로 전환되었다.

2)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일시적 팍스아메리카나의 형성과 붕괴

소련동구사회주의 몰락으로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지구적 수준에서 확대되고, 일시적 팍스아메리카나 시대를 구가했다.

신자유주의는 위기에 빠진 전후 국가독점자본주의의 자유주의로 등장했다. 신자유주의는 시장만능주의를 주창했으나 철저하게 국가개입에 의해 국가의 힘에 의해 보장되는 자유주의였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군,산,금,정(군수, 산업, 금융, 정보) 대독점체의 성장과 융합, 무한경쟁과 결합되어 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다국적 기업의 생산의 국제화가 촉진되고, 금태환 정지, 투자은행 허용 이후 금융자본의 무제한적 확대와 함께 정보통신혁명 등 과학기술혁명에 기초하여 전개되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현대제국주의 내부의 불균등발전의 산물로서 제조업경쟁력을 상실한 미제국의 경제패권과 경쟁력회복을 위한 미국화 전략으로 강행되었다. 
미 제국주의는 제국주의 본국에서 국관영부문의 초과이윤 확보를 위한 민영화에 돌입하고, 신식민지를 상대로 개혁개방을 강제하는 무한착취체제를 도입함과 동시에 자원약탈과 달러패권유지를 위한 침략전쟁을 병행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9.11테러 이후 반테러전에 돌입하며 정점에 달하였다. 미 제국은 북, 이란, 쿠바 등 반제자주국가를 악의 축으로 설정하고, 아프카니스탄, 이라크전을 도발하였으나 아직도 여기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색깔혁명으로 이어졌다. 리비아가 무너졌고, 우크라이나와 시리아가 내전에 휩싸였다.
이렇게 25년간을 풍미한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전쟁의 세계화, 공황의 세계화, 예속의 세계화, 빈곤의 세계화, 재난의 세계화’를 가져왔으며, 2008년 금융공황 이후 파국을 맞게 되고, 코로나 19위기로 결정적 붕괴의 길을 걷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신자유주의 세계화 시대, 일시적 팍스아메리카나 시대는 내부로부터 붕괴의 요인들이 성장했다. 미국 일극 패권을 지탱해왔던 핵독점과 달러패권이 서서히 붕괴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미사일경쟁에서 미국을 추월하기 시작했고, 북은 전략국가로 등장했으며, 이란은 본격적 핵무장의 길로 들어섰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시대 글로벌 불균형체제를 기반으로 오히려 중국이 급성장했고, 금융공황 이후 세계는 장기침체에 빠져들었다. 낡은 체제는 무너지고 있으나 새것이 완전하게 대체하지 못하여 다극화로 가는 긴 대결과 갈등의 이행기, 격변기로 접어들고 있다. 
그 와중에 발생한 코로나19 위기는 미국 일극패권,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모순을 더욱 극명하게 표출하며 국제사회를 자주화 길로 더욱 다그치고 있다. 바야흐로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유지하려는 세력과 자주화의 길로  진전하려는 세력 간의 치열한 대결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