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라 살포, 탈북 브로커 배후에 누가 있나 봤더니

2020-06-12     강호석 기자
▲ 미래통합당 하태경 의원(왼쪽 두번째), 지성호 의원(오른쪽),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운데) 등 참석자들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북전단 및 북한인권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탈북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와 회계 부정 의혹에 대한 정부 여당 차원의 압박이 거세지만, 단체를 이끄는 탈북자들의 기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확인한 데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대북 전단을 살포한 자유북한운동연합(대표 박상학)과 국경 일대에서 탈북 브로커 일을 하는 나우NAUH(대표 지성호)에 대해 통일부는 재정지원을 끊었다.

그렇다면 과연 이들 탈북단체는 어디서 돈이 났고, 뭘 믿고 저렇게 설치는 걸까?

지성호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 3월까지 대표로 있던 ‘나우’의 돈줄은 미국 민주주의진흥재단(NED)으로 보인다.

NED 홈페이지에 기재된 2019년 지원 명세를 보면 ‘나우’에 두 차례 총 12만8천 달러(한화 약 1억3천만 원)를 제공했다.

‘나우’가 공개한 ‘2019년 기부금모집금액 명세서’에도 이런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나우’의 월별 기부금 모집내역을 보면 10월까지는 매달 1억 원을 넘지 않던 모금액이 11월과 12월엔 각각 10억 원 이상 모금된 것을 알 수 있다. 때문에 2019년 NED가 ‘나우’에 지원금을 준 시기는 연말로 추정된다.

NED는 미국 국무부로부터 예산을 받아 탈북단체 등을 지원하는 기구다. NED는 2016∼2019년 4년 동안 총 1천122만2천553 달러(약 135억 원)를 지원해왔다.

대북 전단 살포를 주도해 온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의 자금줄이 수잔 숄티 디펜스포럼 회장이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NED에서 가장 많은 지원금(40만 달러)을 받는 데일리NK의 보도를 통해 수잔 숄티가 NED 소속이라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

데일리NK가 서울에서 열린 ‘북한 인권 난민 대회’ 소식을 보도하면서 대회에서 수잔 숄티가 제출한 결의안이 채택됐다고 전했다. The conference will end with Suzanne Scholte (NED)’s adoption of resolution.

이 기사에서 수잔 숄티Suzanne Scholte 뒤 괄호 안에 (NED) 라고 표기한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수잔 숄티가 NED 소속이라는 것을 방증한다.

이와 같이 미 국무부는 NED를 앞세워 대북전단 살포와 탈북 브로커를 도와 왔다.

▲박상학(오른쪽)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와 회원들이 2016년 경기도 파주시 낙화IC 인근에서 ‘수잔 숄티’ 이름이 적힌 대형 풍선에 대북전단(삐라)을 넣어 날리고 있다. [뉴시스]

박상학 대표가 통일부의 자금줄 차단에도 십여 차례 대북 전단을 살포하고, 정부 여당의 ‘대북전단 살포금지법’까지 만들겠다는 발표에도 불구하고 전단 살포의 뜻을 굽히지 않은 데는 미 국무부라는 든든한 배후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울러 미 국무부의 도움으로 탈북에 성공하고, 대한민국 국회의원까지 된 지성호와 태영호를 등에 업은 탈북단체들이 더 기고만장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한편 미국의 대북전단 살포 개입설이 논란이 되자, 칼 거쉬먼 NED 회장이 12일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인터뷰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지원하지 않았다”며 이례적인 해명을 했다. 거쉬먼 회장은 그러나 한국 정부가 대북전단을 살포한 탈북민 단체에 수사를 의뢰한 것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