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16일 부분개각에 한목소리로 맹비판

▲ 박근혜 대통령의 16일 부분개각을 비판하는 조선, 중앙, 동아 17일자 사설 제목들[각 신문 홈페이지 캡쳐]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단행한 부분개각에 대해 수구보수언론들조차도 “개각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하다”며 강하게 질타하고 나섰다.

조선일보는 17일자 <이런 맥빠지는 개각>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이같이 평하곤 “이럴 거면 총선 후 넉 달을 뜸들이더니 개각은 왜 했느냐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어이없어했다.

조선은 특히 외교·안보팀이 아무도 교체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이 정권 3년6개월 동안 미·중·일과의 관계가 모두 극단과 극단을 오갔다”며 “이런 외교 실패는 이 정부 외교·안보 책임자들의 무능과 단견(短見)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박 대통령은 누구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조선은 이어 “박 대통령은 총선 대패 후 ‘민심을 수용하겠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그러나 이번 개각을 보면 총선 참패 사실을 벌써 잊어버린 것이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라면서 “박 대통령은 '탕평·균형 개각'을 해달라는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의 요청도 완전히 묵살했다. 친박 대표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 모양새를 갖춰보려는 시늉조차 하지 않았다”고 날을 새웠다.

그러면서 조선은 “이렇게 청와대가 여당을 뭉개고 민심을 묵살하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새누리당의 앞날도 밝을 리 없다”면서 “새 대선 후보가 떠오를 수도 없고 결국 재집권도 힘들 것”이라고까지 경고했다.

중앙일보도 이날 <감동 없는 ‘수첩’ 개각으로 국정 난맥 돌파할 수 있나>란 사설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개각을 단행했지만 찔끔 수준의 감동 없는 개편”이라고 평하곤 “표출된 민심에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는 걸 책임 있는 지도자의 도리라고 할 수도 없다. 집권당의 기록적 총선 참패에도 개각 명단은 4개월이 지나서야 나왔다. 민심에 귀 기울인 태도와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다.

중앙은 이어 “게다가 내용은 민망할 지경”이라며 이정현 새 새누리당 대표의 호남 출신 배려 등 ‘탕평·균형·소수자 배려’를 요청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하지만 주문은 반영되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 총선에 나섰다가 당내 경선에서 탈락한 조윤선 전 장관을 문체부 장관에 발탁했다. 회전문 인사의 반복”이라고 질타했다.

중앙은 그러면서 “이번 개각에선 국민을 하나로 묶는 메시지가 부족한 데다 꽉 막힌 정국을 풀어갈 참신성이나 의지를 느끼기도 어렵다”면서 “끝내 수첩 인사를 고집한다면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라 계파 수장으로 기억되지 않겠는가”고 힐난했다.

동아일보 역시 <우병우 살리고 이정현 기죽인 ‘찔끔 개각’>이란 사설에서 “여당이 참패한 4·13총선 직후부터 조각(組閣)에 가까운 전면 개각으로 국정을 일신(一新)해 달라는 국민적 요구가 분출했음에도 넉 달여 만에 나온 응답이 이 정도라니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동아는 이어 “이정현 신임 새누리당 대표가 11일 청와대 회동에서 논란의 핵(核)인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경질 문제는 꺼내지도 못하고 사실상 유일하게 건의한 것이 ‘탕평·균형·능력·소외계층 배려 인사’”라고 환기시키곤 “청와대가 5일 만에 새 지도부의 건의를 묵살했으니 또다시 여당을 청와대 하부기관처럼 대하겠다는 뜻인가. 박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인사는 앞으로 1년 반 임기도 ‘마이 웨이’ 국정 운영을 하겠다는 통보나 다름없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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