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선대 일기3]민주노총 17기 중앙통선대, 경산 코발트광산 방문

▲ 통일선봉대 대원들은 경산에 있는 코발트광산을 찾아 민간인 학살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4일차 아침이 밝았다. 아침식사를 하고 경산의 코발트광산 민간인 학살사건이 벌어진 장소로 이동했다. 코발트광산 민간인 학살사건 유족회의 한 분이 찾아오셔서 본인이 느끼고 있는 현재의 심정을 증언해주셨다. “이승만 정부가 아무런 죄도 없는 저희 아버지를 죽였습니다. 과거사를 청산하고 꼭 좋은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몇몇 대원들은 분노의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광산 안으로 들어가 해설을 들었다. 615대경본부 소속 해설사는 ‘골로 간다’는 말의 의미를 알려주었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보도연맹에 가입한 사람들을 예비검속으로 끌고 갔지요. 주로 산골짜기로 데려가 죽였는데, 그때부터 죽임을 당한다는 것을 ‘골로 간다’고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원들은 흔히 쓰는 ‘골로 간다’는 표현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지, 당시의 보도연맹 학살사건이 얼마나 무서운 일이었지 떠올리는 시간을 가졌다.

▲ 사람을 줄로 묶어 광산 안으로 밀어 넣던 학살지에서 통선대 대원들은 묵상을 올렸다.

당시 유족들은 연좌제의 트라우마로 가족의 억울한 죽음을 입밖에 내지도 못했다고 한다. 지금도 ‘빨갱이’, ‘종북’ 이란 이름으로 연좌제가 살아있는 건 아닐까.

탄광을 나오자 유족들이 서명을 받고 있었다. 과거사 기본법 제정 촉구 서명이었다. 노무현 정부 시절 ‘과거사 청산위원회’를 이명박 정부가 해체했다. 유족들은 ‘과거사 기본법’을 제정해 다시 활동할 수 있기를 바랐다.

탄광뿐 아니라 주변 산에도 엄청난 유골이 묻혀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 그 산에 골프장을 짓고 있다. 유족들의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아무도 이를 알아주지 않고 있다. 돈벌이에 혈안이 된 자본가, 역사를 잊은 정부.

“아픈 역사는 기억을 해야 다시 반복되지 않는다”는 유족들의 말에서 피맺힌 한을 느낄 수 있었다. “유족들이 국가의 보상을 받기 위해 요즘은 활동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귀띔해 주었다. 국가의 폭력으로 죽임을 당한 사람들. 그들의 가족은 국가의 배상을 받기 위해 국가의 폭력을 숨겨야 하는 아이러니한 현실. 역사란 진정 무엇일까?

▲ 과거사 기본법 제정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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