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자 샘의 혁신교육, 길을 찾다. 8] 진실마중대 선생님들

획일적인 교육과정에서 탈피하고 새로운 교육을 지향하기 위해 시작된 혁신교육은 참교육 실천이다. ‘박미자 샘의 혁신교육, 길을 찾다’에서는 교육현장에서 진행되는 혁신교육의 다양한 모습을 통해 민주적인 배움의 길이 무엇인지 찾아본다. 

7월 하순부터 8월 하순까지 학교는 방학입니다. 교사들은 학교가 아닌 또 다른 현장들에서 학교를 혁신하고 교육을 바꾸기 위해 배우고 실천하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교사들에게 방학 기간은 자신의 교육을 돌아보고 혁신하는 기간이기도 합니다.

교사들은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읽고 싶었던 책을 읽기도 합니다. 한 학기 동안 진행했던 수업과 교육활동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기도 하고, 새로운 현장을 찾아가 동료들을 만나서 배우기도 하고, 자신이 실천했던 교육활동을 나누기도 합니다.

방학이라는 기간은 깊고 너른 눈으로 교사 자신의 삶과 학생들의 삶을 돌아보면서 채워야할 것들은 채우고 비워야 할 것들은 비우는 시간입니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교사들이 방학기간에 ‘진실마중대’를 결성하고 여름방학 집중실천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에서 희생된 학생들과 동료 교사들은 우리 교사들에게 아픈 참회와 새로운 과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진실마중대 활동은 참가하는 교사들과 이를 지켜보는 교사들 모두에게 깊은 성찰과 과제를 일깨우는 교육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월호 진실마중대 활동은 지난 6일부터 오는 13일까지 모두 8일간의 일정으로 진행 중입니다. 첫날 팽목항에 집결한 후, 둘째 날에는 동거차도에서 유가족 간담회를 진행하고 인양상황을 살펴봤습니다. 셋째 날부터는 목포와 광주, 청주, 세종/아산에서 지역의 교사들과 결합해서 팻말 시위와 유족들과 간담회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곱째 날인 12일에는 안산 분향소에서 분향 후, 단원고 기억교실을 방문하고 안산 상록수역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결합합니다. 13일 마지막 날 오후 7시에는 광화문문화제에 참여해 보고와 그간의 활동을 공유하는 것으로 마무리하게 됩니다.

아직 차가운 바다 속에 잠겨있는 세월호에는 9명의 미수습자와 함께 304명이 희생된 세월호에 대해 밝혀야할 진실이 담겨있습니다. 폭염 속에서도 환하게 웃으며 팽목항에서 출발한 진실마중대 교사들이 활동하고 있는 사진들을 보면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아침을 팽목항에서 맞는다.

항구는 누군가에게는 피서지이고

누군가에게 일터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기다림이다.

가까이 더 가까이

일상은 그런 것이다.

익숙한 일상은 사람을 무뎌지게 한다. “

“.........

팽목항 밖에 있을 곳이 없어 이곳에 산다고 말하는 미수습자 다윤이 엄마의 눈동자는 떨고 있었다. 사람에 대한 불신은 점점 고립으로 나타날까 두렵고, 그럴 수는 없겠지만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단다.

수도 없이 짐을 싸고 다시 푼다. 생존하기 위해서 이동하는 유목민처럼.“

“동거차도 감시상황실에서 바라보는 세월호 침몰지점!

이렇게 섬과 가까운데 아이들이 살아나오지 못했다는 것이 정말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망원경으로 보니 침몰지점이 엄청나게 먼 것 같지만 동거차도에서 침몰지점은 수영을 해서도 도착할 수 있을 듯 가까운 거리입니다. 구명조끼 입고 밖으로 나오기만 했으면 모두 살았을 만한 거리네요. 더욱더 슬프네요.“

수학여행은 모든 교사와 학생, 학부모를 함께 연결되는 일상의 교육활동입니다. 그때 그날, 우리 학생들과 나 대신 단원고 학생들과 교사들이 희생되었을 뿐입니다. 우리 아이들과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어떤 사회를 만들어가야 하는지..., 

세월호 참사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교사들에게 많은 과제를 남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학생들과 학부모들과 함께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서 우리 교사들이 어떻게 실천하고 교육해야 할지에 대해 끝없는 물음을 갖고 마주하는 거울이기도 합니다.

진실마중대 첫날 일곱 분의 선생님들이 팽목항을 거쳐 동거차도에 들어갔지만 그들이 보고 느낀 내용들은 우리 교사들의 마음을 각성시키고 발전시켜나가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용기 있게 내디딘 선생님들의 발걸음은 많은 교사들의 가슴을 뜨겁게 해주는 불꽃이었습니다.

진실마중대 선생님들은 8일부터 팽목항에서 목포로 나와 전교조 전남지부 선생님들과 함께 홍보활동을 진행하고 광주와 청주, 세종/아산을 거쳐 안산과 광화문으로 오는 동안 많은 선생님들을 만나고 함께할 것입니다.

지금 광화문에는 세월호 특조위원들과 함께 지지단식을 하는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전교조 교사들은 지난 1일부터 특조위 조사활동기간 보장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세월호 특조위원들과 이석태 위원장을 지지하고 연대하는 단식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진실마중대 선생님들, 고맙습니다. 든든합니다.

건강하게 모든 일정을 마치고 오는 13일 광화문에서 열리는 토요문화제에서 더 많은 교사들과 만나서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겠습니다. 

 

박미자 은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지금은 잠시 쉬며 대학원에서 교육학을 공부하고 있다. (사)징검다리교육공동체 상임이사로 있으며 담쟁이 조합원이기도 하다. 저서로 ‘중학생, 기적을 부르는 나이’와 ‘중학생, 아빠가 필요한 나이’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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