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예상을 엎고 종로 출마를 결심했고, 유승민 의원은 보수통합을 위해 불출마 선언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불출마 선언을 번복, 호남 출마를 거론했다.

주말 정가에 불어닥친 굵직한 이슈들의 내막을 알아본다.

 

황교안, 울며 겨자 먹기

황 대표가 당선 가능성이 낮은 종로에 출마 결심을 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다. 최근에 한 여론조사에서 이낙연 전 총리와의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정치적 생명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종로 출마를 왜 결심하지 않을 수 없었나?

황 대표가 지난달 4일 수도권 험지 출마를 공언할 때의 계산은 TK(대구경북) 지역 컷오프(공천배제)를 빨리 마무리하고 보수통합을 이루고 나서, 용산이나 구로 등 여론조사를 통해 적당한 지역을 골라 출마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홍준표 전 새누리당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가 고향출마를 굽히지 않는 등 보수통합에 난관이 조성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컷오프 대상에 오른 TK지역 중진들이 황 대표의 종로 출마를 종용하며 배수진을 치기에 이른다.

황 대표는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의 종로 출마도 발표하고,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카드도 던져보았다. 하지만 황 대표의 종로 출마 요청은 좀 채 가라앉지 않았다.

특히 TK지역 공천 문제가 답보를 거듭하자, 보수통합만을 기다리던 새로운보수당도 ‘황 대표가 종로 출마를 결심하고 TK지역 중진을 정리해 줄 것’을 요청하며 황 대표를 추궁했다.

황 대표가 만약 종로 출마를 피한다면 비겁자 낙인은 물론 보수통합 실패와 분열로 총선은 시작도 전에 이미 패배의 늪에 빠지게 된다.

이처럼 황 대표는 울며 겨자 먹기로 종로 출마를 결심했고, 자유한국당으로서는 아까운 대선주자를 잃게 됐다.

 

유승민, 고육지책

유승민 의원의 불출마 선언도 그 연장선에서 나왔다. 보수통합 과정에 한국당 TK 중진들이 자리를 내놓지 않자, 제 식구를 챙길 수 없게 된 유 의원은 다급해졌다.

황 대표의 종로 출마 선언과 동시에 유 의원은 불출마라는 고육지책으로 보수통합의 마지막 불씨를 살려야 했다.

하지만 유 의원의 바람과는 달리 홍준표 전 대표도, 김태호 전 지사도 고향 출마를 접는 대신 무소속 출마 뜻까지 밝혔다.

유 의원의 불출마로 꺼져가던 보수통합의 불씨는 살렸지만, 구체적인 공천문제로 접근하면 아직 지뢰는 곳곳에 묻혀있다.

김무성,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

김무성 의원이 호남 출마를 선언한 배경은 의외로 간단하다. 보수정당의 전통적인 선거전략인 ‘지역감정’을 자극해 보겠다는 계산이다.

자유한국당의 총선 승부처는 PK(부산경남) 지역이다. PK지역 대표 정치인 김 의원이 호남에서 수모를 당하는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PK지역에서 철지난 지역감정을 일으키려는 것.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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