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패스트트랙 철회 등을 촉구하며 '무기한' 농성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또 농성이다. 황교안 대표가 국회 로텐더홀에서 패스트트랙을 저지하겠다고 무기한 농성을 삼일째 이어가고 있다. 장외투쟁, 단식, 농성으로 국회를 마비시키는 깽판 놀음이 이제 극점을 향해 가고 있는 듯하다. 바닥에는 “나를 밟고 가라!”는 문구를 새긴 현수막까지 내걸었는데, 참으로 국민들 심정을 대변한 말이다.

공수처법와 선거법은 촛불혁명 이후 어렵사리 만들어진 개혁입법이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공수처법 연내 통과를 지지하는 국민들이 적으면 60%에서 많으면 80%까지 나온다. 그런데 지금 자유한국당은 뭐 하자는 것인가? 검찰개혁을 해야 하고, 지금 반드시 해야 한다는 들끓는 민심이 들리지도 않는가? 그동안 검찰이 정권의 하수인 역할을 하며 노동자, 민중, 개혁인사들은 탄압하고, 온갖 간첩사건을 조작하며 인권을 말살해 온 역사는 더 이야기하고 싶지도 않다. 재벌과 권력자들을 비호하고 솜방망이 수사로 함께 공생해온 역사는 보탤 것도 없는 국민적 상식이다. 그런데 이 검찰이 이제는 스스로 권력이 되어 검찰개혁에 도전하는 세력자체를 제거하려고 칼을 휘두르고 법위에 군림하는 공룡이 되어있다. 이걸 개혁하자는데, 단식을 한다, 농성을 한다 하면서 개혁입법을 걸음마다 막아서고 저지하며 발광을 하고 있다. 개혁이라는 햇빛을 쬐면 죽어나가는 좀비의 무리들이라고나 할까.

개혁입법을 저지하는 것은 원래 자유한국당의 전문이다. 자유한국당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한나라당이 야당이었던 17대 국회도 마찬가지였다. 사립학교법, 국가보안법, 과거진상규명법, 언론관계법이라는 4대 개혁입법을 못하게 하려고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었던 자들이다. 특히 사학법의 경우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그것을 무효화하겠다고 국회를 70일 이상 공전시킨 일도 있었다. 결국 사학법은 누더기가 되고 말았다.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에서 ‘목숨을 건 투쟁’ 등 극단적인 구호도 나왔다는데 무엇을 위하여 이렇게 열성인지 궁금할 뿐이다.
자유한국당 무리들이 언제 한 번 이 땅의 노동자, 서민을 위하여 진심을 담아 단식하고, 농성하고, 장외투쟁을 한 적이 있었던가. 그들이 언제 한 번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하여 목숨걸고 싸워본 적이 있었던가. 그들이 강경투쟁으로 지키고자 하는 것은 분단적폐세력의 기득권에 불과하고, 그들이 목숨걸고 사수해 온 것은 미국과 일본 등 외세의 이익일진데, 자유한국당의 투쟁의 목소리가 높아질수록 국민의 분노도 높아지는 것이 당연지사이다.

개혁입법하나를 만드는게 이렇게 힘들어서야 어떻게 인권이 존중받고, 민생을 돌보며, 민족자존을 지켜나갈 수 있을까. 사실 선진화법을 만든 당사자들이 자유한국당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는 자신들이 만든 법도 안 지키고 국회를 무법천지로 만들고 있다. 자유한국당이라는 무리가 자기 이익을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 집단이라는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이다.
자유한국당과 같은 적폐세력이 국회에서 108석이나 차지하고 또아리를 틀고 앉아있게 그대로 두어서는 자그마한 개혁입법 하나도 쉽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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