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미국 측에 ‘4월 총선 전 북미정상회담을 열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비난 여론이 빗발쳤다.

청와대는 강력 반발했다. 고민정 대변인은 27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 안위와 관련된 일조차도 ‘정쟁의 도구’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에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나경원 원내대표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선거만 있고 국민과 국가는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경악할 일”이라며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국가와 민족 앞에 통렬한 반성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도저히 제정신이라고 할 수 없는 일”이라며, “고작 유리한 총선 구도를 위해 북미 대화를 연기해달라는 요청을 하다니 나경원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제1야당의 원내대표 자격이 없다”며, 나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은혜 민중당 대변인은 “선거에 눈이 멀어 한반도 평화마저 팔아먹은 매국정치”라며, “일제강점기 자신의 앞길을 위해 독립운동을 방해하던 친일 앞잡이의 모습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쏘아붙였다.

박원순 서울시장까지 나섰다. 박 시장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귀를 의심했다. 참담함을 넘어 분노할 수밖에 없다”며, “나 원내대표님, 한반도 평화보다 자유한국당에 유리한 선거가 더 중합니까”라고 반문했다.

한편 나 원내대표는 27일 YTN이 ‘나 원내대표가 지난주 방미 때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등에게 ‘총선 전 북미정상회담을 피해달라’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말했다’고 보도하자 입장문을 내고 ‘총선 전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을 뿐 자제를 요청한 건 아니’라고 해명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번 방미 면담에서 그런 이야기 한 적이 없다”며 “지난 7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방한했을 때 총선 직전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건 맞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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