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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들의 세습·전횡 틀어막는 민중의 법안’재벌체제청산 민중입법안(2) - ‘세습-전횡 틀어막는’ 소유지배구조 청산

민중공동행동이 6개월 동안 연구한 ‘재벌체제청산’을 위한 민중입법요구안은 ▲‘불법-탈법 범죄경영’ 삼성 이재용 심판 ▲‘세습-전횡 틀어막는’ 소유지배구조 청산 ▲‘넘치는 곳간 여는’ 이윤착취구조 청산 ▲‘진짜 사장 찾아주는’ 고용구조 청산 등 네 가지로 구성돼 있다.

민중공동행동은 이 법안 내용으로 대중적인 입법청원운동을 벌여 ‘재벌체제청산’이라는 의제를 사회·정치적으로 여론화하고, 내년 21대 총선에서 재벌의제를 쟁점화해 21대 첫 정기국회에서 재벌체제청산을 위한 개혁입법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전국 각 지역·현장에서 토론을 벌이고, 대중 발의운동, 법안에 대한 ‘전국 발의자대회’도 계획 중이다. 두 번째 입법요구안에 담긴 “‘세습-전횡 틀어막는’ 소유지배구조 청산” 내용을 소개한다.[편집자]

1) ‘불법-탈법 범죄경영’ 삼성 이재용 심판
2) ‘세습-전횡 틀어막는’ 소유지배구조 청산
3) ‘넘치는 곳간 여는’ 이윤착취구조 청산
4) ‘진짜 사장 찾아주는’ 고용구조 청산/ 10대 재벌 맞춤형 개혁방안

재벌체제청산 입법요구안을 마련한 민중공동행동 워킹팀에서 활동하는 노종화 변호사(금속노조 법률원)는 재벌의 ‘세습-전횡을 틀어막는 소유지배구조’를 청산하기 위해 ▲자사주에 대한 분할 신주 배정금지와 ▲지주회사 행위제한 강화 ▲순환출자 구조 해소, 그리고 ▲공익법인 의결권 제한이 담긴 법안에 대해 설명했다.

▲ 사진 : 뉴시스

모든 주주의 돈을 대주주 지분으로 간주한다?… 자사주에 의결권 제한해야

‘세습-전횡을 틀어막는 소유지배구조’를 청산하기 위한 민중입법안엔 먼저 지주회사 전환 시 ‘자사주에 대한 분할 신주 배정금지’ 자사주에 대한 의결권을 제한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회사가 분할되고 맞교환(현물출자)되는 과정에서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에 의해 총수일가의 지배력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법 제369조 2항에 따르면 자사주(회사가 가진 자기주식)는 의결권이 제한된다. 그러나 재벌그룹들이 지주회사 전환 시 추가 납입 없이 총수일가의 지분을 오히려 늘릴 수 있게 만드는 마법, 소위 ‘자사주의 마법’을 부리고 있다. 회사가 인적분할 등의 방법으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경우, 그 회사의 자사주가 지주회사로 귀속되면서 의결권이 부활하고, 해당 지주회사는 자사주 보유비율만큼 그 회사에 대한 지분율을 손쉽게 확보할 수 있다. 노종화 변호사는 “재벌대기업의 총수들은 회삿돈을 활용해 기업집단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자사주를 10% 갖고 있는 회사가 ‘지주회사 A’와 ‘사업회사 B’로 인적분할을 하면 지주회사 A는 기존 자사주 10%를 그대로 계승한다. 그런데 A회사는 10% 자사주 계승과 함께 그 비율만큼 B회사의 새 주식(신주)를 갖게 된다. A회사가 가진 10%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A회사가 갖는 B회사 신주는 의결권이 생긴다. ‘자사주 의결권’이 부활되는 것이다. “이런 기이한 현상은 상법에 어긋난다. 그러나 행정당국과 법원이 이를 용인하고 있는 상황”임이 지적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삼성화재, 삼성물산, 삼성생명이 각각 자사주를 16%, 14%, 10%가량 높은 비율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5년 10월, ‘3개년 주주환원정책’을 통해 대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후 소각했는데, 발행주식수 감소되자 총수일가의 지분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이것도 ‘자사주 마법’의 한 예이다.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주회사를 분석한 결과에도 ‘자사주의 마법 등을 통한 지주회사 전후 총수일가의 지배력 확대’를 찾을 수 있다. 공정위는 “인적분할·현물출자 방식을 이용한 지주회사의 경우, 분할 전에 비해 지주회사에 대한 총수일가 지분율이 2배 이상 상승(1단계)한 데 이어, 사업회사에 대한 지주회사의 지분율도 지주회사가 보유하던 자기주식에 신주가 배정되고 이후 사업회사 주식에 대한 현물출자까지 더해져 분할 직후 대비 약 2배 상승(2단계)” 했다고 설명했다.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로 전환한 상장사 54곳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대주주 지분율은 평균 22.64%p 증가한 것이 나타났다.

민중입법요구안엔 “자사주에 의결권이 부활하는 것 자체를 인정하지 말아야 한다”고 못 박았다. 자사주는 자산이 아니라 미발행 주식으로, 미발행 주식을 회사가 보유할 이유가 없으며, 자사주에 의결권이 부활하는 것은 ‘자사주에 의결권을 금지’하는 상법과도 배치된다는 것. 노 변호사는 “의결권이 없는, 분할 전 회사의 자기주식이 분할된 자회사 주식으로 간주되는 것은 경제논리에 맞지 않는다”면서 “결국 모든 주주들의 돈인 자사주를 대주주의 지분으로 간주하는 사실상의 불법행위”라고 꼬집었다.

적은 지분으로 다른 계열사 지배, 세제 혜택까지… 지주회사 행위 제한 필요

다음 내용은 ‘지주회사의 행위제한’을 강화하는 법안이다. 앞서 언급한 ‘자사주에 대한 분할 신주 배정금지’ 내용과 연계돼 있다.

지주회사제도는 ‘경제력 집중’을 조장할 수 있어 종래엔 금지돼 왔다. 그러나 1999년 ‘엄격한 행위 제한’을 조건으로 지주회사제도가 도입됐다. 그 후 재벌의 지속적인 요청으로 여러차례 행위제한이 완화되는 과정을 거쳤다. 노종화 변호사는 “현재는 지주회사의 부채비율 제한 및 자회사 주식보유비율 제한이 상당히 완화됐고, 지주회사는 증손회사까지 지배할 수 있게 됐다”면서 “그 결과 지배주주의 지배권이 강화되고 경제력 집중이 심화됐다”고 말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지주회사의 행위 제한’이다.

10대 재벌 중 재계 4위인 LG를 시작으로, 3위 SK그룹, 5위 롯데그룹이 최근 금융계열사 매각 등을 통해 지주회사 전환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재계 6위 한화그룹은 일부만 부분적으로 지주회사로 전환했고, 8위 GS그룹, 9위 현대중공업도 전환했다. 재계 1위 삼성그룹, 2위 현대차그룹은 지주회사체계가 아니다.

▲ 1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9월말 기준 지주회사는 15개가 신설되고 15개가 제외돼 전년과 같은 173개로 집계됐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대기업집단인 '전환 집단'은 23개로 전년(22개) 대비 1개 증가했다. [그래픽 : 뉴시스]

그동안 지주회사 전환 시 세제 혜택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지며 지주회사 전환을 유도해 왔다. 특히 최근, 과거 30~40% 지분만을 가진 상장 자회사의 배당수입을 ‘세법상 이익으로 보지 않고 과세를 하지 않는’ 익금불산입으로 기업들은 80~90% 세제 혜택을 보는 등 혜택은 더욱 강화됐다.

노종화 변호사는 “지주회사로 전환되면서 복잡한 순환출자 등이 개선되는 효과는 있었으나 오히려 총수의 지배력이 강화되고 총수일가의 이익에 더 복무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언급한 ‘자사주의 마법’ 등 공정위가 발표한 지주회사 분석 결과가 이를 뒷받침해준다. “특히 지주회사 전환집단은 일반집단에 비해 ‘소유지배간 괴리(총수일가가 실제로 소유하고 있는 지분보다 얼마나 많은 지분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나타냄)’가 크게 나타나는 현실”이라는 게 노 변호사의 말이다.

즉 “현행 지주회사 체계는 재벌총수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다른 계열사를 지배하는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과도한 세제혜택을 받고 있”는 바, 민주입법요구안엔 ‘지주회사의 행위 제한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공정거래법 개정을 요구하는 것이다. 지주회사의 산정 기준을 강화하고, 부채비율 및 주식보유비율을 제한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공정거래법 상 지주회사 요건 중 ‘주된 사업요건’을 판단할 때엔 회사가 보유한 계열회사들의 주식가치 합계액을 기준으로 삼아야 하며, 주식가치는 공정가치를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지주회사가 자본총액의 일정비율을 초과하는 부채보유를 금지하는 등 ‘행위제한 규제’를 강화하고, 지주사 배당익금불산입(배당수입 비과세) 혜택은 완화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지주회사의 문어발식 계열사 확대를 방지하고, 소유관계가 복잡해지면서 계열사 사이 리스크 전이 위험이 커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손자회사 및 증손회사는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모회사와 사업관련성이 있을 때에만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겨있다.

▲ 사진 : 뉴시스

다른 주주 지분 이익 침해·기업집단 부실 악순환 … ‘순환출자 구조’ 해소

‘세습-전횡을 틀어막는’ 재벌의 소유지배구조 청산, 재벌총수에게 집중된 지배구조를 정상화하고 기업집단의 건전성을 확보하는 방법의 또 하나는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는 것이다.

‘순환출자’ 제도는 모회사의 지배주주가 자금을 차입해 자회사에 출자한 후 자회사가 다시 모회사에 그 자금을 출자하는 방식이다. 지배주주는 직접 지분을 늘리지 않더라도 기업집단을 수월하게 지배할 수 있고, 실제 자본이 증가하지 않음에도 장부상 자본금이 늘어나게 된다. “이것이 다른 주주의 지분에 대한 이익을 침해”하고, “어느 한 계열사가 부실해질 경우 다른 계열사는 물론 기업집단 전반이 부실해지는 악순환이 발생하게 된다.” 순환출자 구조를 해결해야 하는 이유다.

재벌기업의 순환출자는 문재인 정부 들어 크게 줄었다. 2017년 282개나 된 순환출자 고리는 지난해 41개, 올해 14개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도 지난해 4개 있던 순환출자 고리를 올해 모두 해소한 상태다. 순환출자 고리가 전체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역할을 하고 있는 재벌은 현대차그룹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 기아차 → (현대제철) → 모비스 → 현대차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다.

노종화 변호사는 “순환출자는 변형된 상호출자일 뿐”이라며 “법적으로 상호출자가 제한돼 있는 기업집단이 순환출자를 통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 자체는 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순환출자를 정리하지 않는 것은 특정 재벌총수를 위해 법 적용을 임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정거래법에 ‘순환출자 금지에 관한 특례’를 두고 3년 이내에 유예기간을 둬 순환출자를 모두 정리해야 하며, 순환출자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 단계별로 의결권을 제한하고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 민중입법요구안의 내용이다.

▲ 사진 : 뉴시스

상속·증여세는 피하고, 공익사업은 제한적인 ‘공익법인’의 의결권 제한

공익법인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것도 재벌의 ‘세습-전횡을 틀어막는’ 법안의 내용이다.

일부 재벌대기업은 공익법인은 만들어 그 법인에 주식을 증여하고, 법인의 이사를 자신의 가족, 측근으로 채우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는 실질적으로 상속·증여세를 내지 않고 주식을 상속·증여받는 것이다.

현재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세금 감면 혜택’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공익법인의 주식보유를 규제하고 있지만, “여전히 공익법인이 적은 지분으로 총수일가의 지배력 보장에 악용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재벌은 상속 시 지분율 희석을 막기 위해 공익법인을 이용하고 있다. 공익법인에 계열사 지분을 상속 또는 증여하면, 배당 등을 통해 공익법인에 현금창출 효과는 없지만 공익법인의 지분으로 지배력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시대상기업집단(36개)에 소속된 65개 공익법인은 124개 계열사에 대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평균 지분율을 1.24%이다. 1%이상 계열회사의 지분을 보유한 재벌소속 공익법인들. 삼성에는 삼성문화재단, 삼성복지재단 등 성실공익법인에 속한 재단이 있고 삼성생명보험, 삼성증권, 삼성SDI 등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공익법인은 이노션과 글로비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그룹, 한진그룹 역시 그렇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5% 초과지분은 상속세 과세 대상이다. (상속인 및 그의 특수관계인이 재산을 출연한 다른 공익법인 등이 보유한 동일한 내국법인의 주식 등 주식을 합한 것이 그 내국법인의 의결권이 있는 발행주식 총수 5% 초과 시 초과 가액은 상속세 과세가액에 삽입된다.) 그러나 성실공익법인인 경우 재벌집단은 이 5%룰이 아닌 10%룰이 적용된다.

공익법인의 의결권을 제한하기 위해선 공정거래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개정안에 ‘성실공익법인에 적용되는 10%룰 특례 적용 배제’ 요구가 들어있다.

또, “주식을 공익법인에 기부했을 때, 상속세를 면제하는 이유는 공익에 쓰이기 위함이지만 보통 주식을 기부받으면 주식을 매각해 공익사업에 쓰지 않고 배당 수익금으로 공익활동을 하고, 원 자산은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공익법인에 기부되는 해당 주식의 배당률이 매우 적은 경우가 많아 공익사업을 할 수 있는 자산은 매우 제한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민중입법요구안엔 “공익재단 기부 시 세금 면제혜택을 누리면서 적은 배당률로 사회에 환원하는 공익적 자금이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면 법 제도 효과는 반감된다”는 점을 들어 “공익법인에 주식을 기부할 시 기부한 주식의 시가가 일정부분을 초과하면(ex) 약 1000억 원) 의무 매각 규정을 둬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 계속 -

조혜정 기자  jhllk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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