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학 곳곳서 ‘강제동원 문제해결’ 목소리 울려 퍼져

▲ 상명대학교에서 대학생겨레하나 회원이 강제동원 배상판결 1년을 맞아 학생참여 부스를 진행하고 있다.

2018년 10월 30일은 우리나라 대법원에서 최초로 ‘일제 강제동원 문제의 가해자인 일본 전범기업이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린 날이다. 이로부터 1년이 된 지난 10월30일, 강제동원 피해자이자 대법원판결의 당사자인 이춘식, 양금덕 어르신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춘식 할아버지는 “국민들이 이렇게 도와줘서 고맙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고, 양금덕 할머니는 “한국사람을 동물 취급하고 이런 생각 하면 이가 갈린다”며 “아베는 반드시 우리 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하라”고 호소했다.

같은 날, 대학생들 또한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 곳곳의 대학에서는 강제동원 문제해결을 바라는 대학생들의 동시다발 ‘수요행동’과 일인시위 등이 이른 오전부터 저녁 시간까지 이어졌다.

▲ 울산대학교 학생들이 학교 정문에서 강제동원 사죄배상을 요구하는 수요행동을 진행하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항공대학교 학생회관 앞에 강제동원 문제를 해설하기 위한 전시물들이 설치돼 있다.

2017년부터 일제 강제동원 문제해결을 위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대학생겨레하나는 강제동원 배상판결 1년을 맞아 전국 15개 대학에서 동시다발 ‘수요행동’을 진행했다. 학교마다 약식집회와 퍼포먼스, 학생 참여부스, 릴레이 일인시위, 강제동원 문제 해설전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요행동을 진행한 대학생겨레하나 회원들은 “대학교 안에서 강제동원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이 정말 의미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준비했다”고 말했다.

경성대학교 중앙도서관 광장 앞에는 소녀상 비즈 만들기, ‘경성대 학우들이 세우는 소녀상&노동자상’ 손도장 찍기, 일본에 항의엽서 쓰기를 할 수 있는 참여부스가 차려졌다. 김수빈 대학생겨레하나 경성대지부장은 “아베와 미쓰비시에 항의엽서를 보낸다고 하니 학생들이 엄청 분노하는 마음으로 먼저 다가와 적극 참여해 줬다”고 현장분위기를 전한곤 “또 총학생회 집행부, 교수님, 학교 직원들까지 함께해 더 의미 있고 힘차게 진행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울산대학교에서는 강제동원 사죄배상을 요구하는 릴레이 피케팅과 함께 약식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약식집회에 참여한 대학생겨레하나 회원 김효증 학생은 발언을 통해, 대법원 배상 판결 후 1년이 지나도록 사죄는커녕 오히려 도쿄올림픽에서 욱일기를 사용하려 하는 아베 정부를 규탄하며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고 다시 제대로 세우는 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동에 참여한 한 학생은 따뜻한 음료수를 주고 간 학생 이야기를 전하며 “우리가 하는 활동들이 옳은 행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 경성대학교 중앙도서관 앞 광장에 차려진 부스. 학생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 부경대학교에서 대학생겨레하나 회원들이 강제동원 배상판결 1주년을 맞아 학생 참여부스를 진행하고 있다.

또, 대학생겨레하나는 10월 한 달간 각 대학에서 학생들을 직접 만나 ‘일본에 보내는 항의엽서’를 받으며 일본에 분노하는 목소리, 문제해결 방향에 대한 의견 등을 직접 들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동국대 경주캠퍼스에 재학 중인 이지은 학생은 동아리 회원들과 토론을 거쳐 매주 수요일 점심 소녀상 앞 수요시위가 열리는 시간에 ‘강제동원 문제와 대법원 배상판결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며 항의엽서를 한 장 한 장 받았다고 전했다. “지역이나 학교 분위기를 감안 했을 때 이런 실천 자체가 대단히 큰 의미가 있었고, 무엇보다 그 과정이 정말 소중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정철우 서울 대학생겨레하나 대표도 “학교 안에서 강제동원 문제를 어떻게 알리면 좋을지에 대해 학생들을 직접 만나 의견을 들었다”면서 “학생들이 준 의견을 반영해 내가 듣는 강의 시작 전 강제동원 문제에 대한 영상을 함께 시청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었던 것이 지난 10월30일 열린 학내 수요행동을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됐고, 의미있었다”고 강조했다.

▲ 부산 카톨릭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일본에 보내는 항의엽서’를 작성하고 있다.

 

▲ 서울여자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일본에 보내는 항의엽서’를 작성하고 있다.

 

▲ 서울대학교 학생회관 앞에 차려진 ‘강제동원 배상판결 1주년 학생 참여부스’에 학생들이 작성한 ‘일본에 보내는 항의엽서’가 전시돼 있다.

이날 수요 행동은 이 외에도 서울대, 서울여대, 상명대, 항공대, 부산대, 부경대, 신라대를 포함 총 15곳의 대학에서 진행됐다.

특히 창원대학교에서는 10월30일을 상징하는 ‘10시간 30분 일인시위’가 진행됐다. 창원대에 재학 중인 대학생겨레하나 회원들은 ‘도쿄올림픽 욱일기 사용 중단’과 아베 정권에 사죄배상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고 오전 8시부터 저녁 6시30분까지 학교 정문에서 릴레이 방식으로 일인시위를 이어갔다.

김서진 대학생겨레하나 창원대 지부장은 “지나가는 학우분들이 “파이팅!”이라고 응원도 해주고, 음료를 챙겨주기도 했다”면서 “강제동원 문제에 대해 우리학교 학생들이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분노하고 있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행동을 계기로 강제동원 문제를 단순히 ‘알리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 스스로 만들어가는 활동을 해야겠다고 느꼈다”며 학생들이 참여하는 행동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창원대학교 정문에서도 대학생겨레하나 회원들은 10시간 30분 연속 일인시위를 진행했다.

 

▲ 경주 동국대학교에서 대학생겨레하나 회원이 ‘강제동원 사죄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일인시위를 진행 중이다.

이날 강제동원 문제해결을 위한 동시다발 수요행동과 일인시위를 진행한 대학생겨레하나 회원들은 학생들로부터 받은 ‘일본에 보내는 항의엽서’ 2472장을 일본대사관에 우편으로 보내 ‘대법원판결 이행 촉구’를 포함한 항의의 뜻을 전달할 예정이다. 또, 강제동원 피해자들께 보내는 영상편지를 만들어 김정주 할머니 등 피해자들께 직접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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