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무조건 가자!! 진짜로 가자!!! 금강산으로’… 부제 ‘응답하라! 문재인 정부’

4.19혁명과 87년 6월혁명 때의 기억을 하나 소환한다.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 만나자! 판문점에서’. 2019년에 다시한번 이 기억을 소환한다. 단 그대로가 아닌, 버전-업(version-up)된 구호로. 어떻게? ‘가자!, 무조건 가자!!, 진짜로 가자!!! 금강산으로’ 그렇게 말이다.

동시에 부제 구호로는 ‘응답하라! 문재인 정부’로 사용하고자 한다.

이는 이제까지 남북정상간 회담에 의해 마련된 남북관계 복원과 진전의 모멘텀(momentum)을 계속해서 한미동맹 뒤에만 꽁꽁숨어 ‘할 수 있는 것조차 하지 않으려는’ 문재인 정부 대신, 시민사회 스스로가 (추진)주체가 되어 그 추동력을 확보해나가야 할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언제까지나 문재인 정부를 선의로 믿고, 무작정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시점이고, 비례적으로 이제는 위 구호로 시민사회 스스로가 양 정상이 합의하고 선언한 대로 민족자주와 자결의 관점에서 지금까지 꼬여만 있는 이 답답한 남북관계를 직접 타개해야만 하는 그런 실천투쟁이 꼭 필요해서 그렇다.

아니, 매우 늦었다고 보는 것이 보다 더 정확하다 하겠다.

▲ 강원도 양구 금강산 가는 옛길을 걷고 있는 시민들 [사진 : 뉴시스]

이를 객관적 지표로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우선은, 박근혜·이명박 정부하에서도 추진되었던(강조, 필자) 이산가족 상봉 및 식량지원(의료품 포함) 등도 기대만큼 추진되고 있지 못하다. 정치적 문제와도 전혀 상관없는 인도주의적 문제인데도 적폐정부보다 더 못한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주권국가로서의 당당함과 체면은 그 어디에도 없다.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확인된 ‘민족자주와 자결의 원칙’은 미국의 내정간섭 기제인 한미 워킹그룹에 의해 철저히 차단당해 있다. 그러다 보니 민족내부의 문제조차도 미국의 승인을 기다리는 등 주권국가로써, 그것도 촛불 정부다운 면모는 그 어디에도 없게 되었다. 그 결과는 다 알다시피 트럼프 대통령이 한 발언, “그들(한국 정부)은 우리의 승인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2018.10.10. 현지시간)”에 쏙 맞아떨어진다.

왜 그러야만 하는가? 도대체 뭐가 부족해서 그러해야만 하는가?

골백번 더 새겨보더라도 한미동맹(=사실상의 미국적 판단)은 수단에 불과하다. 목적이 아니다. 국익을 위해 존재하는 수단일 뿐이다. 그런데도 그 수단이 목적이 되어 있다. 이에 비례해 ‘동맹은 동맹이고, 국가(민족)의 이익을 넘어설 수 없다’는 외교철학은 그 어디에도 없다.

그래서 그랬을까? 북도 가만있지 않았다.

얼마나 실망이 컸으면, 적폐정부를 상대할 때와 똑같은 그런 담화와 성명이 나왔다.

“아래 사람들이 써준 것을 그대로 졸졸 내리읽는 남조선 당국자가 웃겨도 세게 웃기는 사람인 것만은 분명하다. 애써 의연함을 연출하며 북조선이 핵이 아닌 경제와 번영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역설하는 모습을 보면 겁에 잔뜩 질린 것이 역력하다. 두고 보면 알겠지만 우리는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 이상 할 말도 없으며 다시 마주앉을 생각도 없다.”(<조평통>, 2019-08-16)

바로 이러한 조건과 상황이 민간시민사회가 더 이상 문재인 정부만을 쳐다보며 남북관계를 손 놓고 기다릴 수만은 없게 한다. 명분도 있다.

첫째는, 촛불항쟁에 의해 적폐정부가 퇴출된 것 자체가 개성공단 재가동 및 금강산관광 재개가 이뤄져야 할 당위이고 정당성이다.

둘째는, 이미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는 양 정상이 2조 ②항에서 “남과 북은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하고,”가 합의되어있고, 그 합의정신에 따라 김정은 위원장은 올 신년사에서 ‘조건 없는 재개(강조, 필자)’를 언급해 그 물꼬를 이미 텄다.

셋째, 워킹그룹보다 우선해야 될 것은 이미 발효된 남북기본합의서(1991년)에서 합의된 북에 대한 ‘동반자적 관계’가 존재한다.

이렇듯 이미 역사적으로나 민족적으로나, 공분적으로 그 어디에도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그런만큼, 이제 시민사회는 스스로의 힘인 촛불의 힘으로 그 활로를 개척해나가야 한다. 60년과 87년에 외쳤던 그 구호를 정면교사하여 2019년도 버전판인 ‘가자! 금강산으로’구호를 높이 들어야겠다.

이를 위해 시민사회에 몇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이제는 ‘열릴 것’을 그 전제로 한 1만인 여행자 모집, 부산-평양, 대전-베를린 등, 그렇고 그런 ‘미래’ 기차표만 남발하는 시기는 이미 지났다.

오히려 지금은 청와대 앞에 ‘가)남북관계 진전과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범국민 (단식)농성본부’를 설치하고 무기한 농성에 들어가 확고한 투쟁의 거점을 형성하여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청와대 인간띠잇기 행사, 1천만인 서명운동을 대중적으로 전개해 정치적· 운동적 압박을 가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무엇보다 더 중요하게는 실질적으로 금강산여행을 가고자 하는 사람을 조직화해 금강산으로 정말 출발하는 그런 상징투쟁을 대중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동시에 북에는 여러 경로 등을 통해 알리고, 통일부에는 신고하고, 현 정부가 막으면 DMZ에서 평화통일캠프(강조, 필자)를 개최하여 대중의 여론을 환기시켜야 한다.

그렇게 여론을 운동적으로(강조 필자)조성하고, 모아진 공분을 재결집시켜 우리 스스로 남북관계, 평화통일의 주체가 되고 이를 진전시켜 나가는 평화통일시대의 촉진자가 되어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만 쳐다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원래 시민사회가 갖고 있는 의식화·조직화·대중화가 융합되는 그런 대중운동, 실천투쟁으로 되돌아와야 하고, 그러려면 일회성으로만 끝나는 기획이벤트 중심의 대중 활동방식이 아니라 스스로의 장기인 ‘(정치)해설하여 조직하고, 조직하여 (실천)투쟁하는’ 그런 방식으로, 그렇게 다시 시민사회 본래의 본령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지금이 딱 바로 그 적기이다.

해서 감히 제언하고, 호소하고자 한다.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 만나자! 판문점에서’의 2019년 버전판인 ‘가자! 금강산으로’구호 높이 들어 실천투쟁을 적극 전개하고, 기어이 2019년을 금강산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재가동 원년의 해로 만들자.

김광수 약력

평화통일센터 하나 이사장

저서로는 『수령국가』(2015)외에도 『사상강국: 북한의 선군사상』(2012), 『세습은 없다: 주체의 후계자론과의 대화』(2008)가 있다.

강의경력으로는 인제대 통일학부 겸임교수와 부산가톨릭대 교양학부 외래교수를 역임했다. 그리고 현재는 부경대 기초교양교육원 외래교수로 출강한다.

주요활동으로는 전 한총련(2기) 정책위원장/전 부산연합 정책국장/전 부산시민연대 운영위원장/전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사무처장·상임이사/전 민주공원 관장/전 하얄리아부대 되찾기 범시민운동본부 공동운영위원장/전 해외동포 민족문화·교육네트워크 운영위원/전 부산겨레하나 운영위원/전 6.15부산본부 정책위원장·공동집행위원장·공동대표/전 국가인권위원회 ‘북한인권포럼’위원/현 대한불교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부산지역본부 운영위원(재가)/현 사)청춘멘토 자문위원/6.15부산본부 자문위원/현 통일부 통일교육위원/평화통일센터 하나 이사장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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