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자 샘의 혁신교육, 길을 찾다. 7] 전북도교육청과 (사)징검다리교육공동체의 공동심포지엄

획일적인 교육과정에서 탈피하고 새로운 교육을 지향하기 위해 시작된 혁신교육은 참교육 실천이다. ‘박미자 샘의 혁신교육, 길을 찾다’에서는 교육현장에서 진행되는 혁신교육의 다양한 모습을 통해 민주적인 배움의 길이 무엇인지 찾아본다. 

알파고시대의 교육에 대해 전북도교육청과 (사)징검다리교육공동체가 공동심포지엄을 진행했습니다. 전국의 학교들이 지난주부터 방학을 맞았지만 전북교육청 대강당을 가득 채운 많은 교육자들이 열정적으로 만나 함께 공부하고 토론하는 장을 열었습니다. 400여 교사들과 교육정책담당관들, 학부모들이 세 시간 동안 발제와 토론 및 제안, 질의응답을 통해 우리 아이들의 현재교육을 돌아보고 미래교육에 대하여 의논했습니다.

(사)징검다리교육공동체(이사장 곽노현)는 지난달 30일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서울시교육청과 공동으로 알파고시대의 학교교육에 대한 심포지엄을 열었으며, 전북교육청의 요청에 의해 이번 방문 심포지엄을 진행했습니다. 전북교육청 김승환 교육감은 환하게 웃는 얼굴로 맞이해주었습니다.

김승환 교육감은 심포지엄을 유치하게 된 동기를 묻는 질문에 "알파고는 인공지능을 표현하는 대명사입니다. 시대변화에 따른 교육을 짚어보고 고민해야할 내용이라고 생각해서 함께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알파고시대가 우리에게 던지는 중요한 시사점은 ‘배운다는 것이 암기를 배우는 것이냐?’라는 근본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사회적 관계망을 통해서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지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더욱 지혜롭게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승환 교육감의 인사말로 심포지엄이 시작됐습니다.

첫 번째 발제자인 강정수 디지털사회연구소장은 공유지식자산을 거인으로 비유하며 디지털기술의 진화와 함께 거인의 크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제시했습니다. '내가 멀리 보았다면 거인의 어깨 위에 서 있기 때문이다'라고 한 아이작 뉴턴의 말을 인용하며 사회지식이 개인의 지적도약을 가능하게 한다는 사실을 설명했습니다.

그는 '수업시간과 시험시간에 디지털지식에 대한 검색을 허용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서 단순 암기식 지식을 교육내용으로 하는 것은 모두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두 번째 발제자인 전북도교육청 김항윤 장학관은 전북도교육청이 추구하는 참학력이란 지식, 가치와 태도, 실천이 조화를 이루어 공동체와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힘이라고 소개하고, 자아존중감과 문화감수성, 공감 및 소통능력, 창의적 문제해결력 등 인성과 민주시민성을 기르는 과제에 대하여 설명했습니다.

미래 교육을 대비하는 정책방향으로 창의력과 비판적 사고력, 협업능력, 의사소통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형성해서 현재의 교육과정과 수업, 평가의 문제점을 개선, 과정중심 평가로 전환해야한다고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대학입시제도의 대폭적인 개선을 제안했습니다.

이어지는 세 분 토론자들의 공통적인 고민은 민주시민교육의 필요성과 제안으로 압축될 수 있습니다. 원광중학교 김억동 교사는 단순지식의 암기와 기계적 계산능력을 중심으로 진행하는 현재의 국어, 영어, 수학에 편중된 학습량을 대폭 감소시켜야 할 필요가 있음을 환기시키면서 인간적 감수성을 기르기 위해 인문학교육과 예술교육을 확대할 것으로 제안했습니다.

아울러 학교수업에서 정보검색능력을 기르는 교육이 강화돼야한다는 점도 제안하였습니다. 또 인공지능의 발달에 따라 사회적 불평등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민주시민교육의 필요성을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민주시민교육이 필요한 이유로 미래 우리 사회의 모습은 기술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정치적 실천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제시했습니다.

(사)징검다리교육공동체 민주시민교육센터 부소장인 박성미 영화감독 디지털시대에 민주적 참여로 모두가 함께 누릴 수 있는 풍요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민주적 시스템과 민주시민교육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은 기술이 아니고 기술의 혜택도 아니며 바로 기술이 바꿔놓을 사회구조를 명료하게 꿰뚫는 눈"이라고 말했습니다. 디지털 재화 자체는 우리가 적절한 질서와 인센티브체계와 사회계약만 정립할 수 있다면 한계비용과 거래비용을 감소시켜서 모두가 풍요를 누릴 수 있는 성질을 갖고 있다는 점을 환기시켜줍니다. 디지털 재화가 경쟁재가 아니라 공유재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데이터분석기업 아르스프락시아의 김도훈 대표는 창의성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창의성은 효과이다. 창의성 효과는 서로 협력했을 때 나오는 효과이며 지식의 상대성을 깨달았을 때 나오는 것이다."

그는 "우리 아이들이 외톨이가 아니라 공존하며 살아야 한다. 돈과 지식과 권력이 독점화되지 않도록 정보를 알고 견제하고 개입해야 한다"는 근본적인 고민을 제시했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존엄을 잃지 않고 아름답게 살기 위한 방법에 대한 고민과 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에 민주시민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을 설명했습니다.

이후 토론은 민주시민교육과 기술교육의 문제, 사회적 포용성의 문제, 기본소득의 문제, 사회복지 문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문제, 창의성의 문제, 가치지향적 사고를 기르는 문제, 진정한 리더십과 동료성의 구축 등 다양하고 풍부하게 진행됐습니다.

인공지능에 대한 불안감과 두려움을 넘어서기 위해서 어떻게 이해하고 대처할 것인가? 함께 의논하고 협력하면서 정치적 판단능력과 집단지성을 만들어가는 민주시민교육에서 그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민주시민교육을 통해 성장하는 우리 아이들이 곧 대안입니다.

이번 심포지엄은 전북교육청의 교육자들과 (사)징검다리교육공동체가 함께 시대의 변화를 읽고, 교육을 고민하는 자리였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의 현재와 미래를 고민하는 전북교육청에서 교육감과 교육자들이 대화와 소통, 협력으로 학습공동체를 만들고 일궈가는 공교육에서 생명력을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 알파고시대 교육 관련 영상 '디지털시대의 교육' https://vimeo.com/176862899 

 

박미자 은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지금은 잠시 쉬며 대학원에서 교육학을 공부하고 있다. (사)징검다리교육공동체 상임이사로 있으며 담쟁이 조합원이기도 하다. 저서로 ‘중학생, 기적을 부르는 나이’와 ‘중학생, 아빠가 필요한 나이’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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