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대전 강제징용노동자상 제막식

“친일 청산! 역사 정의 실현!”

거대한 붓이 써내려간 글귀를 따라 사람들의 눈이 움직인다. 목소리가 따라 선다. 치켜든 주먹을 불끈 쥐고 항일 투쟁의 마음을 다시 잡는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여 지난 4월 10일 ‘대전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을 선포한 민주노총 대전본부, 한국노총 대전본부, 평화나비 대전행동은 8월 13일 대전 평화의 소녀상이 위치한 보라매 공원에서 ‘대전강제징용노동자상 제막식’을 갖고 노동자상을 건립했다. 이들은 특별결의문을 통해 “오늘은 다시금 독립운동을 시작하는 날입니다. 해방 이후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던 일제 잔재 투쟁을 다시 시작하는 날“이라며 더욱 더 거센 항일투쟁에 나설 것을 선언했다.

대회사에 나선 김용우 상임대표(평화나비대전행동)는 “해방74년,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을 우리 시민들의 단결의 손으로 짓고 뜻을 모아 기념하고 일본의 만행을 규탄하며 불매운동을 비롯한 저항을 결단”해야 한다며 “지금은 동학혁명 때 같이 강대국 난동으로 해양과 대륙세력이 맞붙어 한반도는 긴장과 위기감이 감도는 외로운 전장”이라며 국민의 저항을 호소했다.

김용복 의장(한구노총 대전본부)도 “강제 징용에 대한 일본의 공식적 인정과 사과, 피해자에 대한 배상과 보상을 반드시 받아내야”한다며 “우리가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건립하는 이유는 갈수록 희미해져가는 역사를 우리 손으로 바로 세우기 위한 노력이자, 오늘도 계속되는 일본의 역사왜곡에 맞서, 한 세기 전 이 땅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똑바로 알리고, 전범국 일제의 실체를 널리 알려 이제라도 일본 정부의 공식 인정과 사과를 받아내고, 다시는 이러한 비극적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이대식 본부장(민주노총 대전본부)은 “우리는 일제에 의해 강제 징용되어 혹독한 노역과 지옥같은 삶을 겪어야 했던 민족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겠습니다. 참혹했던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하여, 역사정의를 바로 세워 평화와 번영, 통일을 앞당기기 위하여 대전시민의 뜻을 모아 이 비를 세웁니다”라고 노동자상에 적힌 비문을 참석자들과 함께 낭독했다. 그리고 “친일 청산”, “역사 정의 실현”을 소리 높여 외쳤다.

축사에 나선 허태정 시장(대전광역시)은 “노동자상을 세우는데 애써 주신 모든 분들게 감사드립니다”라며 “저는 노동자상의 의미를 낭독하고 싶습니다”라며 “눈 감아야 보이는 조국의 하늘과 어머니의 미소 그 환한 빛을 끝내 움켜쥐지 못한 굳은 살 배인 검은 두 손에 잊지 않고 진실을 밝히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라며 “시민의 힘으로, 노동자의 힘으로 만들어졌다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노동자상의 의미에 맞게) 시민이 힘으로 함께 만드는 대전시가 되겠습니다”라며 축하의 마음을 전했다.

김종천 의장(대전광역시의회)은 “우리 큰아버님께서도 강제징용 피해자이십니다. 아직까지 생사조차 알지 못합니다.”라며 “아베 정부에 진심어린 사죄와 피해복구를 촉구합니다”라며 강제징용문제에 대해 외면하고 있는 일본 정부를 비판했다.

강제징용피해 당사자이신 김한수 할아버지(102)께서 노구를 이끌고 행사에 참석하셨다. 김 할아버지는 1944년 8월 나가사키에 있는 미쓰비시 조선소로 강제징용당해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노예 생활을 강요받으셨다고 증언하고 계신다. 할아버지께서는 노동자상을 쓰다듬으며 지난 아픔을 반추하시기도 하셨다.

대전 강제징용노동자상은 김운성, 김서경 작가가 만든 것으로 폭과 너비가 120cm에 높이가 좌대를 포함하여 250cm정도라고 한다. 무게는 2톤 가량으로 동으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현재 일본 단바 망간광산, 용산역, 부산에 세워진 노동자상과 같은 모양이라고 한다.

한편, 민주노총등 지역의 제 단체들이 속해 있는 국민주권실현 적폐청산 대전운동본부는 14일 19시 타임월드 앞에서 2차 NO 아베 대전시민촛불을 진행하고, 15일 서울에서 항일 투쟁에 함께 하는 등 지속적인 실천활동을 펼쳐 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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