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찬형 선생의 회고록

▲ 허찬형선생의 회고록 <세개의 조국을 살아온 노병의 수기> [민플러스]

전쟁포로이자 장기수인 허찬형 선생의 회고록이 새로 나왔다. 도서출판 민플러스 신간이다.

압록강변 삭주에서 태어나 식민지의 비애와 해방을 겪고, 전쟁과 빨치산 3년을 거쳐 감옥살이 15년 후 출소하여 남쪽에서 반백을 산 허찬형 회고록. 일제하, 해방된 북, 또 하나의 조국 남녘, 이렇게 3개의 조국을 살아왔다.

개인의 삶이 아니라 집단의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는 선생의 뜻에 따라 구순이 넘긴 나이에 회고록으로 나왔다.

중간중간에 사진과 삽화가 있고 길지 않은 편이어서 읽기가 쉽다.

남다른 생생한 기억력
<노병의 수기>는 구체적 사실에 대한 생생한 기록이 담겨있다. 허찬형 선생의 특별한 기억력 덕분이다. 인물과 사건, 날짜, 시간과 장소에 이르기까지 선생은 그림보듯이 또렷한 기억을 되살려 살아오면서 느낀 세 개의 조국의 단면들을 보여준다.

소박한 애국전사의 삶
허찬형 선생의 생애는 인민군 포로라는 총탄이 빗발치는 포연의 자욱들을 담고 있지만, 끈질기고 생명력있는 노동자로서의 삶이 녹아나 있기에 특별한 체취를 느끼게 된다.

일제 침략기 10대의 나이에 가혹한 노동에 내몰렸지만 끈질기게 살아남은 과정이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8.15해방의 날, “해방이 내 배를 채워줍니까?”라는 소년의 질문 역시 귀에 쟁쟁하다.해방된 북녘땅에서 청년의 황금기를 보내는 과정이 그림 그리듯 다가온다. 그 심리와 상황, 일화들이 막 해방된 조국땅의 분위기와 맞물리면서 상상력을 자극한다. 해방 직후 북녘사회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전쟁이 개시되고, 참전하는 과정을 38도선상에서 직접 겪은 이야기도 흥미롭다. 당시 북의 인민군대가 6.25전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임했는지 이해할 수 있는 장면이 나온다.

선생은 전쟁포로였지만, 빨치산 투쟁을 했다는 이유로 북으로 송환되지 못하고 남녘 땅에서 장기수로 살아야 했다. 출옥 이후에도 철창이나 다름없는 생활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정도 이루고 남들에게 베풀며 꿋꿋하면서도 너무나 평범한 삶을 살아오셨다.

전쟁과 포화의 한 가운데를 살아왔지만 통일조국을 바라는 일념으로 생애를 바친 한 노병의 담담하고 잔잔한 이야기와 함께 여름 하루를 보내는 것도 또 하나의 추억이 될 것 같다.

목차

1부. 잃어버린 조국
2부. 새로운 조국
3부. 조국통일전쟁
4부. 전쟁 포로 또는 비전향 사상범
5부. 또 다른 조국
부록. 또 다른 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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