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6.15와 판문점선언(1) 6.15와 민족화해

6.15공동선언 발표 19돌을 맞아 6.15시절 ‘우리민족끼리’가 사회 전반에 어떻게 구현됐는지를 통해 4.27시대 ‘평화와 번영’의 길로 가기 위한 과제를 조망해 본다. [편집자]

(1) 6.15와 민족화해 : 너와 나 함께였던 그 시절
(2) 6.15와 반미자주 : 미국이 점점 싫어지는 이유
(3) 6.15와 경제협력 : '우리민족끼리'라면 개성은 열린다
(4) 6.15와 수구보수 : '우리민족끼리'에서 한사코 빠진 사람들

노벨평화상은 평화 증진에 현저히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에 수여하는 상이다. 수상자 국적을 보고 있자면 외국으로 빼곡하지만, 그 속에서 ‘대한민국’을 찾을 수 있다. 대한민국의 수상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 김 전 대통령은 '한국과 동아시아 전반의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공로 그리고 남북화해와 평화에 대한 노력'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 2000년 6월13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한 모습 [사진 : 뉴시스]

노벨평화상을 받은 2000년, 그해 6월15일, 김대중 전 대통령은 평양으로 가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정상회담을 진행했고, ‘6.15남북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공동선언문에는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자’는 내용을 비롯해 ‘이산가족과 비전향 장기수 문제 해결’ 그리고 ‘경제협력을 통하여 민족 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고 사회·문화·체육·보건·환경 등 제반 분야의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하여 서로의 신뢰를 다져 나가기로 하였다’는 내용이 있다.

그리고 2000년 이후부터 남과 북은 공동선언문을 이행하기 시작했다.

▲ 이산가족상봉, 분단으로 헤어졌던 자매가 만나 볼을  맞대고있다 [사진 : 뉴시스]

정부는 남북 분단으로 인해 떨어져 살아야 했던 ‘이산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했고, ‘비전향 장기수’ 63명이 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 또, 경제협력을 위해 남측의 자본과 기술, 북측의 토지와 인력의 결합으로 2003년 개성공업지구(개성공단)를 만들고, 북측노동자와 함께 누계 생산액을 매년 갱신해나갔다.

▲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조선) 노동자들 [사진 : 뉴시스]

남북의 노동자들도 앞장서서 민족공동행사와 자주교류운동을 펼쳤다.
2000년 말, 남측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북측의 조선직업총동맹(직총)은 금강산에서 ‘남북노동자 통일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것을 시발점으로 남북노동자 간의 교류는 그 어떤 분야보다 가장 활발하게 이뤄졌다.
2001년 노동절에는 남북의 노동자 1,300명이 금강산에 있는 김정숙휴양소에서 "남북노동자가 6.15공동선언을 이행하기 위해 앞장서자"고 다짐했으며, 6.15공동선언 발표 1돌 기념 민족통일대토론회를 금강산호텔에서 진행하고, 8.15 광복절기념 공동행사 ‘8.15민족대축전’을 평양에서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 아시아경기대회 동시입장하는 남북한선수들 [사진 : 뉴시스]

이렇듯 ‘6.15’, ‘8.15’로 이어지며 한번 물꼬를 튼 남북 민간교류는 이후 서울에서 남북통일축구대회가 열리고, 부산 아시아경기대회에는 남북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하고, 금강산 관광을 가고, 해마다 6월15일, 8월15일이 되면 남북이 공동으로 통일대회를 개최하곤 했다.

▲ 2004년 방영된 MBC예능프로그램 ‘느낌표 : 남북어린이 알아맞히기 경연’ [사진 : 방송화면캡쳐]

어른들만 이런 특별한 만남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 어린이들도 특별한 만남을 갖는 기회가 있었다. 아쉽게도 남북어린이가 만나서 공원에서 뛰어논 것은 아니다. 2004년 MBC 예능프로그램 ‘느낌표 : 남북어린이 알아맞히기 경연’을 통한 만남이었다. 이 방송은 북쪽의 ‘알아맞히기 경연’자료를 입수, 방송기술을 이용해 남북어린이들이 한자리에서 ‘알아맞히기 경연’을 하는 것처럼 연출했다. 방송을 통해 어린이들은 북측어린이를 만났고, 북을 알아갈 수 있었다.

2000년 이후 활발한 교류를 진행하던 남과 북은 왜 19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살아가고 있을까? 가장 큰 문제로 ‘대북제재’와 ‘미국의 허락을 기다리는 당사자’ 그리고 ‘미국의 간섭과 방해’라고 할 수 있다(연재 2편에서 계속).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자” - 2000년 6.15남북공동선언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 - 2018년 4.27판문점선언
이미 우리는 안다, 우리 민족의 일은 우리가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19년 전 남과 북이 활발하게 교류하던 그 시절로 돌아갈 날이 하루빨리 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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