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은 오는 31일 주주총회에서 본사이전과 법인분할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미포조선과 삼호중공업을 산하에 두고, 조선업 전체에 대한 총괄경영지휘(CONTROL TOWER)를 했던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는, 이름을 한국조선해양으로 바꾸고 서울 계동으로 이전한다. 울산공장은 생산중심의 자회사를 새로 만들겠다는 것이 회사의 법인 분할 계획이다.

▲ 서울 종로구 현대계동사옥 앞에서 '현대중공업 물적분할-대우조선 매각저지! 조선 구조조정 분쇄!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본사 이전 소식이 전해지자 현대중공업 노동자는 물론 울산시민들 속에 반대 여론이 들끓었다.

현대중공업은 “본사가 서울에 있어야 수주경쟁력에 도움이 되고 우수인재 영입이 용이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입장 발표가 오히려 ‘본사이전 반대투쟁’에 기름을 부었다.

김종훈 국회의원(울산동구. 민중당)은 “본사가 울산에 있을 때 현대중공업이 세계 1등 조선소가 됐다”면서 회사의 주장을 일축했다. 이어 김 의원은 “(회사의 주장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울산이 차도 안 다니는 산골짜기 시골 마을도 아닌데, 울산에 본사를 두면 바이어가 길을 못 찾아 온답니까? 도대체 울산에 오기 싫어하는 인재가 누굽니까”며 따져 물었다.

본사 이전을 반대하는 목소리는 광범위하게 형성되고 있다. 송철호 울산시장과 울산시의원회를 비롯해 울산동구의 민과 관이 똘똘 뭉쳐 본사 이전을 반대하고 나섰다.

현대중공업이 노동자와 지역사회의 강력한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본사 이전과 법인 분할을 추진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김종훈 의원은 “(본사를 이전하는)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며, 재벌 총수 일가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편법이라 의심하고 있다.

현지에서 만난 김 모씨(64세. 현중 정년퇴임)는 “다른 이유가 있나, 정몽준이 자기 아들에게 세금 안 내고 불법으로 회사와 재산을 넘기려는 거지~”라고 단언했다.

▲ 현대중공업 노조가 물적분할 주주총회 장소인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에서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지금 현대중공업이 위치한 울산동구엔 불안과 분노의 마음이 모이고 있다. 본사이전을 반대해 동구청이 주최하는 일명 ‘관재데모’가 열리는가 하면, 주주총회가 열리는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 앞에는 연일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전면파업에 들어갔고 한마음회관 마당과 주차장에 빼곡이 농성텐트를 쳤다. 오는 30일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주주총회 저지를 위한 총력투쟁을 예고 하고 있다.

이제 31일 예고된 현대중공업 주주총회는 6만2천 노동자들의 일자리, 동구지역 상권,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이 결정되는 중차대한 결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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