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 유엔주재 북한(조선) 대사는 21일(현지시각) 미국의 ‘와이즈 어네스트’호 억류가 부당하다며 즉각적인 반환을 요구했다. 그러나 미 국무부는 “대북 제재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며 사실상 반환을 거부했다.

김성 대사는 “미국이 국제연합(UN)헌장과 국제법 특히 지난해 6.12싱가포르 북미정상합의를 완전히 부정하는 행위를 했다”며 미국의 행동을 예의주시하겠다고 경고했다.

반면 미 국무부 2004년 채택된 ‘주권국가의 소유물은 타국의 국가 법에 적용받지 않는다’는 유엔협약이 아직 발효되지 않았다며 오리발을 내밀었다.

한편 북한(조선)과 미국은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채택한 공동성명 1항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미국은 평화와 번영을 위한 양국 국민의 바람에 맞춰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기로 약속한다.”고 합의했다. 또 “북미 간 수십 년의 긴장과 적대행위를 극복하면서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기 위해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성명에 적시된 사항들을 완전하고 신속하게 이행할 것”을 약속했다.

미국이 북미 정상합의를 부정했다는 김성 대사의 말은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북미 양국의 ‘번영’을 약속한 공동성명 1항을 위반하고, ‘긴장과 적대행위를 극복’한다는 약속을 어기고 통상적인 무역선인 ‘와이즈 어네스트’호를 비법적으로 억류했으니 북한(조선)으로선 반발하지 않을 수 없을 터.

이처럼 미국이 합의를 위반하면서까지 ‘와이즈 어네스트’호를 억류한 진짜 이유는 뭘까? 이날 ‘대북 제재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다음 한 뒷이야기를 통해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약속을 지킬 것으로 믿는다”면서, “미국은 이 목표와 관련해 추가 진전을 이루기 위해 북한과의 외교 협상에 열려 있다”고 확인했다.

이 말은 미국이 ‘와이즈 어네스트’호 납포를 통해 북한(조선)과의 외교 협상을 시도해 볼려는 것임을 암시한다. 하지만 북한(조선)이 이에 응할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대화를 통하여 문제를 해결하자고 하면서도 우리에 대한 적대감을 날로 더 고조시키는것은 기름으로 붙는 불을 진화해보겠다는것과 다를바 없는 어리석고도 위험한 행동입니다.”라고 분명히 밝혔기 때문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에겐 시간이 없다. 북한(조선)은 미국에게 연말까지 시한을 줬고, 내년엔 트럼프의 재임여부를 결정하는 중간선거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조선)과 비핵화를 위한 외교 협상에서 치적을 남기고 싶다면 “미국이 지금의 계산법을 접고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우리에게 다가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 김정은 위원장의 말을 새겨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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