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네트워크 4차 토론회

지난 5월 2일 사회경제개혁을 위한 지식인선언네트워크 4차 토론회가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렸다. 토론회 제목은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는 어떻게 되었나?”이다. 문재인 정부 경제사회정책을 중심으로 많은 평가가 이루어졌고, 내용이 방대하여 몇 차례 나누어 소개한다.[편집자]

1.문재인 정부 2년 평가와 앞으로의 과제
2.문재인 정부의 재벌정책 2년 평가
3.소득주도성장과 산업생태계 혁신에 대한 평가와 과제
4.중소상공인과 함께하는 소득주도성장과 혁신경제

 

▲ 지식인선언네크워크 4차토론회,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는 어떻게 되나?> 왼쪽부터 위평량 교수, 김태동 교수, 황선웅 교수, 박상인 교수, 이병천 교수, 김남근 변호사, 주상영 교수

문재인 정부 취임 2돌을 맞았다. 기대가 컸던 만큼 우려도 많다. 특히 경제사회노동민생영역에서 개혁정책의 실종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사회경제개혁을 위한 지식인네트워크(이하 지식인 네트워크) 토론회에서도 비슷했다. 개혁진보진영 학자들이 망라된 지식인선언네트워크는 지난해 7월 19일 323명이 참여하여 ‘문재인 정부에 더욱 적극적인 사회경제개혁을 촉구하는 지식인선언’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토론회는 4월 19일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좌표는 있는가>라는 제목의 1차 토론회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토론회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지식인 네트워크김태동 성균관대 명예교수의 ‘문재인 정부 2년 평가와 앞으로의 과제’ 기조발제를 시작으로, 박상인 서울대 교수가 ‘문재인 정부 재벌정책 2년 평가’, 황선웅 부경대 교수가 ‘소득주도성장과 산업 생태계 혁신’, 김남근 경제민주화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이 ‘중소상공인과 함께하는 소득주도성장과 혁신경제’를 차례로 발표하고, 위평량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 주상영 건국대학교 교수, 김용진 서강대학교 교수가 토론에 참여했다. 이병천 강원대 명예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이번 회에는 김태동 성균관대 명예교수(전 청와대경제수석, 지식인선언네트워크 공동대표)의 기조발제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김태동 명예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사회경제사적 의의>를 4가지로 꼽았다. 첫째는 촛불정부로서의 역할, 둘째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계승자로서의 역할, 셋째는 1997(외환위기), 2003(카드대란), 2008(세계금융위기)가 부동산투기, 가계부채 등으로 경제위기가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대책을 세우는 역할, 넷째는 1987 헌법 개정에 따른 제6공화국의 7번째 대통령으로서의 역할이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가 문제가 되고있는 시점에서 이재용 삼성 부회장을 만나고, 축사까지 하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토지공개념 등이 6공화국 기득권 세력을 옹호하는 헌법재판소에 의해서 부정당했는데, 이런 개혁과제를 되살려 사회경제적 개헌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어 문재인 정부의 사회경제적 역할을 스스로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동 명예교수는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의 본래 정신을 새롭게 회복하고, 필요한 정책들을 과단성 있게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그 시작을 홍장표 경제수석을 물러나게 하고, 관료출신 윤종원 수석을 앉힌 것에서 시작되었다고 일갈했다.
그 이후 소득주도성장의 상위개념으로 ‘포용성장’이라는 개념이 등장했고, 몇 달 사이에 포용사회, 포용국가, 혁신적 포용국가론으로 나타났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포용국가 전략회의’에서 한 모두발언은 ‘포용하고 별 관련이 없는 규제완화점검을 직접 챙기겠다’는 것이었다면서 이는 사실 혁신성장에 중요한 내용들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포용성장이라는 개념은 다보스 포럼에서 2008년 2월에 자본가들의 반성으로 나온 시혜적 이야기라며, ILO 등에서 이야기하는 ‘임금주도성장’이나 한국의 자영업자가 많은 조건을 감안한 ‘소득주도성장’과는 궤를 달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소득주도성장과 관련해서 ‘저임금 노동자 비중이 23.5%로 2위, 소득양극화 2위, 국내총생산에서 정부지출이 OECD국가 중 끝에서 3위, 사회복지지출 OECD꼴찌’라는 현실을 반영하여 나온 정당한 정책인데, 자유한국당이 반대한다고 접어버린 꼴이라며, 대체로 자유한국당이 반대하는 정책은 옳은 정책으로서 페스트 트랙을 밀고 나가듯이, 경제정책도 밀고 나갔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공정경제와 관련해서는 기득권 세력이 홍장표 경제수석이나 장하성 정책실장은 결국 물러나게했는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목소리가 없는 것을 보니 삼성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모양이라고 비꼬았다.

이재용과 삼성그룹 관련하여, 주요 위법사항이 ‘1) 삼성물산 합병과정 불법, 그룹경영권 불법승계, 2)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사기(분식회계), 3) 삼성생명의 삼성전자주식 불법 보유분 처리 문제, 4) 노조파괴, 노동자 탄압, 5) 산재은폐, 반도체 노동자 수십명 사망, 6) 금융실명제 위반(이건희 차명자산 2천억), 8) 부동산실명제 위반(에버랜드 안과 주변 땅, 여의도 면적)’ 등 8가지에 달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3가지 혐의로 도합 2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는데,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8건이나 되니, 다 합치면 형량이 40년도 넘을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노동정책과 관련해서는 주52시간제도 길다며, 독일같은 경우 주 30시간대이고, 한국처럼 사철(사계절)이 뚜렷한 나라에서 탄력근로제를 6개월 넘게 적용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300조 이상 부동산 불로소득에서 10개월동안 100조원 정도 빠지게 한 부동산 정책은 그나마 잘한 것이라고 평가했지만, 쌀값이 2012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문제이며, 근본적 대책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금융정책에서는 1997년, 2003년, 2008년처럼 금융위기가 재발되어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금융개혁이 긴요한데 아예 손도 못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를 막지 못하고 오히려 키우는 역할을 한 금융위원회는 처음부터 잘못된 조직으로서 가계대출이 급증한 책임을 물어 해체할 것을 주장했다. 또한 인터넷 뱅킹을 핑계로 은산분리 원칙을 약화시킬 것이 아니라 재벌들이 다시 은행을 넘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재정정책에서 기획재정부가 초과세수규모를 두 번씩이나 잘못 판단하여 긴축재정정책을 구사함으로써 정부정책수행에 차질을 빚은 것은 문제라고 지적한 후, 기획업무는 정책위원회나 KDI로 넘기고, 재정부는 재무부로 개편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결론에서 김태동 명예교수는 ‘혁신적 포용국가’라는 목표는 고상하나, 현실은 ‘조폭세습자본주의’라며, 재벌개혁과 부동산 투기근절로 공정경제를 확립하여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을 것을 촉구했다. 또한 제2벤처붐으로 혁신성장을 주창하나, 결과는 재벌에게까지 벤처투자를 쉽게 하도록 하고 있다며, 최선의 벤처활성화 정책은 재벌의 횡포를 막는데 있다고 밝혔다. 요컨대 이재용세력, 기득권 세력에 봉사하는 관료들을 데리고 혁신성장, 포용성장을 추진할 경우 기업 생태계는 더욱 사막화되고, ‘기회는 더욱 불평등해지고 과정은 더욱 불공정해지며, 결과는 더욱 정의에서 멀어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남은 임기 3년 동안 본래의 개혁과제에 충실히 매진할 것을 강하게 촉구했다.

원문링크
김태동명예교수 발제문
https://drive.google.com/file/d/1--wgMRpbRklORQZvUycxbqp2z8iFf36g/view?usp=sha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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