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연합당 외부세력 규정… 사드반대 전국대책회의엔 “친북논리”

▲ 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쳐

지난 15일 일방적인 사드 배치 결정에 분노한 성주 군민들의 황교안 총리에 대한 강력한 항의시위를 경찰이 폭력사태로 규정,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조선일보가 이날 시위에 “좌파·반미 운동단체 등 외부 세력이 개입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외부세력 개입론’을 확대 증폭하고 나섰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외부세력으로 민중연합당을 사실상 지목하고 있을뿐더러 지난달 30일 발족한 ‘사드 한국 배치 반대 전국대책회의’의 입장이 친북 성향 세력의 논리와 닮아 있다며 색깔론을 펼친 점이다. 종북 공안몰이 색깔론 공세로 사드 배치 반대 여론과 항의행동의 확산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조선은 18일자 1면에 <성주 사드저지투쟁委 위원장 “15일 폭력사태에 외부인 개입”>이란 제목의 버금 머리기사에서 “지난 15일 성주를 방문한 황 총리의 발을 6시간 이상 묶는 등 사실상 ‘감금’하고, 계란과 물병을 투척했던 격렬 시위 때 헌재 결정으로 해산된 통합진보당의 후신(後身)으로 불리는 민중연합당 조직원들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외부세력으로 민중연합당을 특정해 보도했다. 그러나 민중연합당은 강제 해산된 통합진보당을 계승했다고 단 한 차례로 인정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민중연합당 관계자들이 통합진보당 당적을 가진 적이 있고 또 일부가 이른바 ‘RO모임’에 참여했었다는 것을 근거로 내세우면서 “통합진보당의 후신(後身)”이라거나 “재건 통진당으로 불리”고 있다고 단정한 것이다. 누가 민중연합당을 통합진보당의 후신이나 재건 통진당으로 부르는지 밝히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조선은 또 3면 상단 전체로 이어진 이 기사 중반부에 “지난 15일 시위와 관련해 민중연합당 경북도당은 김차경 도당위원장과 표명순 공동대표, 정인학 집행위원장 등 지도부가 지난 13일 집회 현장에서 ‘사드 필요 없다’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며 사진을 함께 게재하곤 “불법·폭력 시위 진행 과정에 이들이 조직적으로 가담했는지 여부 등을 규명하겠다”는 익명의 안보부서 관계자 발언을 인용, 마치도 폭력사태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혐의가 있는 양 뉘앙스를 풍겼다.

뿐만 아니라 조선은 3면 아래에 <시위때마다 등장하던 그들… 또 ‘간판’ 바꿔>란 제목의 기사에서 경찰이 15일 성주 시위에 ‘전문 시위꾼들’이 조직적으로 침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면서 “당국은 ‘사드 한국 배치 반대 전국대책회의(사드 대책회의)’ 소속 단체들의 개입 여부를 주목한다”고 단체 이름을 다시 특정해 보도했다. 또 사드 대책회의에 법원이 이적단체로 판결한 단체들이 참여하고 있음을 거론하면서 “이들 중 일부는 2006년 5월 평택 미군기지 확장 이전 추진 당시 쇠파이프와 죽창까지 들고 불법 폭력 시위를 벌였으며, 같은 해 11월에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저지 범국민대회’를 벌여 7개 시·도청을 습격하기도 했다”고 폭력성을 부각했다.

조선은 한발 더 나가 색깔론을 꺼내들었다. 사드 대책회의가 지난달 30일 발족 기자회견에서 “사드 한국 배치가 현실화하면 한국은 중국의 무력 공격에 내몰리는 등 총알받이 신세를 피할 수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면서 이게 “친북(親北) 성향 세력들이 자주 쓰는 ‘전쟁이냐, 평화냐’라는 논리와 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제 북한은 지난 2월 노동당의 대남혁명 전위기구인 반제민전(반제민족민주전선)을 통해 ‘사드의 조선반도 배치는 이 땅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위험천만한 망동’이라며 국내외 친북 성향 단체들에 ‘전쟁 불안감을 조성하라’고 공개적으로 지시한 상태”라며 “이후 진보연대와 평통사 등은 각종 기자회견, 촛불집회, 토론회 등을 통해 사드 반대 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지난 5월 대책기구 결성을 논의했다”고 환기시켰다. 사실상 북과 연관돼 있다고 암시한 것이다.

조선은 이에 그치지 않고 <예상대로 성주에 외부 시위꾼 끼어들었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경북 성주 주민들의 사드 배치 반대 시위에 좌파·반미 운동단체 등 외부 세력이 개입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북한은 이미 지난 2월 구국전선 등을 통해 사드 반대 투쟁을 부추겼다. 북의 뜻을 그대로 따라 하는 집단들이 그냥 있을 리가 없다”고 거듭 종북논리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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