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테러가 왜 자국 시민들에 의해 자행되는지 물어야

▲ YTN 보도영상 캡쳐

지금 남한은 사드 배치로 인해 소란스럽지만, 유럽과 미국은 프랑스에서 일어난 또 하나의 테러 사건으로 인해 소란스럽다. 지난 14일 오후 국제영화제로 유명한 지중해 연안 니스 해변 도로가에는 수만 명의 군중이 바스티유 불꽃 축제를 구경하기 위해 돗자리를 깔고 앉았거나 아예 누워 있는 사람도 많았다. 그런데 갑자기 커다란 트럭 하나가 이 군중들 속으로 들어와 무려 2km를 달리면서 이들을 짓밟고만 것이다. 84명이 현장에서 죽었고, 지금도 50명 이상의 생명이 위독하다. 작년 파리 거리 카페에서 일어난 무차별 사격 이후 엄청난 테러 사건이 또 다시 터졌다. 바로 며칠 전 프랑스는 운이 따르지 않아 비록 준우승에 그치긴 하였지만, 근 한 달간의 유럽국가 대항 축구경기를 개최하면서 평화와 생명의 기운이 넘쳐나고 있었다. 그런데 IS의 추종자로 추측되는 한 튀니스계 프랑스인 테러리스트에 의해 끔찍한 일이 일어나고만 것이다. 84명 중에는 열 명의 어린이가 포함되어 있다.

세계는 또 다시 분노하면서 동시에 중동이 아닌 유럽 자국 내에서 벌어지는 테러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는지에 대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 희생자 중 가족 휴가를 지내던 미국인 아버지와 열 살 아들이 희생을 당했다. 이에 오바마는 희생자들을 위로하고 이러한 테러에 절망하지 말고 악에 대항하여 평화를 지켜내자는 감동적인 짧은 연설을 했다. 그러나 핵심은 비켜나간다. 본인도 혼란스러운 2주간이라고 말한다. 흑인 운전자 두 명이 어떠한 위협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중 한명은 어린 딸이 보는 가운데, 다른 한명은 여자 친구가 보는 가운데 총에 맞아 살해를 당한 것이다. 이에 폭동과 시위가 있었고, 이 와중에 경찰 5명이 한명의 흑인 저격수의 총에 맞아 살해를 당했고, 그는 또 로봇폭탄에 의해 살해를 당했다. 차라리 전쟁 상황이라면 이해가 쉽겠는데, 이는 전쟁은 아니다. 적군이 누군지 모른다. 아니 아예 적은 없다. 그런데 살해가 일어난다. 이는 우군끼리의 싸움이다.

적군 없는 살해… 우군끼리의 싸움

미국 내의 절반에 가까운 흑인들은 경찰이 자신들의 생명을 보호하는 사람이 아닌 자기들의 생명을 앗아갈 상대로 공포를 갖고 있다. 그래서 경찰이 자신들의 차를 세우면 극심한 공포를 느낀다고 한다. 노스캐롤라이나 흑인 상원의원은 최근 9번 경찰로부터 정지 명령을 받고 심문을 당했는데, 그 이유는 스피드나 신호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타고 가는 차량이 좋은 차였고, 또 백인 지역을 운행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TV 공개토론회에서 덩치가 엄청 큰 열네 살짜리 아들을 둔 흑인 엄마는 자기 아들이 언젠가 경찰의 총에 맞아 죽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며 울먹거리면서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백인 경찰에게 묻는다.

경찰은 경찰 나름대로 어디에서 총알이 날아올지를 모르는 과민공포 상태에서 거리 업무를 본다. 자랑스러운 총기 자유의 나라이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컨벤션센터에 총기 허가증을 가진 사람이 총을 가지고는 들어가도 테니스공은 갖고 들어가지 못한다고 하는 어처구니없는 뉴스까지 등장하고 있다.

지금 TV 뉴스에서는 하루 종일 프랑스 니스 거리에서 거둬들인 부서진 유모차와 어린이 장난감들을 보여주면서 어린이들의 희생을 강조하고 또 부상은 입지 않았더라도 이번 일을 겪은 어린아이들의 정신장애에 대해 얘기한다. 난 동의한다. 정말 이 모든 얘기에 동의한다.

드론 폭격, 무고한 죽음은 왜 외면하나

그런데 왜 서구 언론은 자신들이 당하는 피해에 대해서는 이렇게 여러 목격자들을 인터뷰하고 그 피해 장면을 자세히 보여주고 죽은 자들의 이름을 부르고 그들이 누구였는지를 기억하면서, 현재 중동에서 IS와 전연 상관없이 정보 착오 내지는 실수로 드론 폭격에 의해 죽어간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과 그 가족들의 아픔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는 것일까? 작년엔가 예멘에서 3형제가 합동결혼식을 갖는 건물에 포탄이 떨어져 수십 명이 죽었는데, 그중에는 두 명의 신랑도 있었다. 왜 이런 것들은 서구 언론에 등장하지 않는 것인가? 지금 이 순간에도 미국 서부의 군사기지 안에서 수십 명의 군인들은 컴퓨터 게임을 하듯이 무인기 드론 폭격의 스위치를 누르고 있다. 그 안에 누가 있는지도 모른다. 그는 그냥 명령에 따라 스위치를 누를 뿐이다. 가끔 뉴스에는 명중하는 것만 보여주지 수많은 실수는 보여주지 않는다.

이번에 테러를 일으킨 그의 신상을 파헤쳐 보면, 이런 피해들과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난 정치지도자들이 이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언급하는 국가 안보의 중요성과 테러 박멸 정책 외에 왜 이런 일들이 IS의 군인들이 아닌 자국의 시민들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자기 성찰이 먼저 있었으면 한다. 테러를 비난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보이지 않는 적을 어떻게 상대한다는 말인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대를 이해하는 일이 먼저 있어야 하고 그러려면 먼저 무기를 내려놓고 대화를 요청해야 할 것이다. 모슬렘을 모두 적으로 보는 몰살 정책이 아니라면 이것이 유럽과 미국의 강자들이 취해야 하는 정당한 선택이자 유일한 해결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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