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제재 전면 해제 요구한적 없어

▲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을 선언한 후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는 트럼프 미 대통령과 폼페오 미 국무장관(왼쪽), 북한(조선) 리용호 외무상(오른쪽).

2차 북미정상회담은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결렬되고 말았다. 합의문 서명 30분을 앞두고 미국이 먼저 회담 결렬을 공식 발표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합의문 서명 취소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조선)이 영변 핵시설 해체 대가로 모든 제재를 해제하길 원했기 때문”이라고 결렬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발표 10시간 후 열린 북한(조선) 리용호 외무상의 기자회견에서 “전면적인 제재 해제가 아니고 제재의 일부 항목만 해제하면 영변 핵시설을 영구적으로 완전히 폐기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미국이 수용할 준비가 돼있지 않았다”고 합의에 이르지 못한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이 아직은 군사 분야 조치를 취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것이라 보고 부분적 제재 해제를 상응 조치로 제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부분 해제를 요구했다는 북측과 전면 해제를 요구해 왔다는 미국은 서로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북 협상을 주도해 온 폼페오 미 국무장관은 트럼프의 기자회견에 배석한 자리에서 “영변 핵시설 외에도 굉장히 규모가 큰 핵시설이 있다”고 아직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언급하면서 “미사일도 빠져 있고, 핵탄두 무기체계가 빠져 있어서 우리가 합의를 못 했다. (핵)목록 작성과 신고, 이런 것들을 합의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리용호 외무상은 “이번 회담에서 미국의 우려를 덜어주기 위해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시험 발사의 영구 중지도 확약”했지만, “미국 측은 영변 지구 핵시설 폐기 조치 외에 한 가지를 더 해야 한다고 끝까지 주장함으로써 회담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또한 리 외무상은 “신뢰조성 단계를 거치면 앞으로 비핵화 과정은 더 빨리 전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완전한 비핵화에로의 여정에는 반드시 이러한 첫 단계공정이 불가피하며 우리가 내놓은 최대한의 방안이 실현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자리에서 회담을 진행한 양측 당사자가 상반된 이유를 들어 결렬을 선언함에 따라 어느쪽 말이 맞는지 확인 작업이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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