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인터뷰] 민플러스가 만난 진보(4) 민주노련 최영찬 위원장

“노동자, 농민, 빈민이 하나의 주체로서 한국사회의 불평등과 빈곤의 악순환을 끊어내는 투쟁을 전개하고, 나아가 한반도 분단과 외세지배를 끝내는 투쟁에서도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최영찬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위원장(빈민해방실천연대 공동대표)은 올 한해 빈민운동의 핵심과제를 질문 받자 “먼저 곳곳에서 탄압에 저항하고 투쟁하는 도시빈민들의 생존을 지키는 투쟁에 적극 결합해 빈민들의 권리를 찾는 싸움을 적극 전개하겠다”며 이같이 답했다.

도시빈민의 생존권 지키기도 중요하지만, 우리 사회의 고질인 불평등과 분단체제, 나아가 그 원인인 외세의 지배개입 문제도 못지않게 중요하단 거다. 그래서 한국사회 진보변혁운동의 주체로서 노동자 농민들과 함께 이런 근본문제들에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 사진 : 민주노련

최 위원장은 또 내년 총선 준비와 관련해 “그동안 관행화된 대리정치, 위탁정치를 뛰어넘어 빈민후보 출마를 포함해 직접정치의 결정적 계기로 만드는 것이 목표”고 강조하기도 했다. 진보진영 대표자들의 정세진단과 사업구상을 들어보는 네번째 순서로 준비된 최 위원장과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됐다. 

- 지난 한해를 돌아볼 때 가장 기억나는 활동은 무엇인가요?

“먼저 서울시와 수협의 잘못된 현대화사업을 반대하며 3년간 투쟁을 하고 있는 노량진수산시장 구(舊) 시장 상인들의 조직가입을 승인하고, 함께 수협의 탄압에 맞서 투쟁한 것입니다. 그리고 도봉구청의 기만적인 노점상 허가제에 속아 영업을 1년 여간 하지 못했던 창동역 노점상들을 조직하고 투쟁을 통해 해결책을 마련한 것입니다. 또 빈민통일선봉대를 대중적으로 모집해 빈민 투쟁현장에 연대한 것은 물론 도시빈민들도 통일운동의 한 주체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한 것도 기억납니다.”

- 지난해 4.27판문점선언, 6월 북미정상회담, 9월 평양선언으로 이어지는 정세 발전이 빈해련(민주노련)에게 준 의미는 무엇인지요? 

“남북간, 북미간 대결국면에서 혜택을 보는 집단은 수구보수세력이고,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집단은 바로 우리 도시빈민들입니다. 분단으로 인해 발생되는 분단비용의 일부라도 사회양극화를 해소하는데 쓴다면 도시빈민들의 삶은 지금과는 분명히 달랐을 것입니다.

한반도 정세에 화해 분위기가 형성 되고 통일이 가까워진다는 것은, 우리사회의 불평등한 사회구조로 인해 쳇바퀴처럼 양산되는 도시빈민들의 삶 전반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을 것임을 예고한다고 봅니다.”

- 평화번영 통일시대를 열어가는데서 가장 큰 걸림돌과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먼저 내정간섭과 방위비분담금 인상을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미국이 가장 큰 걸림돌이며, 남과 북의 평화시대에 걸맞지 않고 서로를 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국가보안법입니다. 평화 통일시대에 걸맞게 이제는 미국에 당당하게 요구하는 대한민국, 남과 북이 적이 아닌 동반자로서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양심수를 석방해야 할 것입니다.”

- 지난해 문재인 정부의 도시서민 정책에 대한 평가를 부탁합니다.

“‘촛불정부’를 자임하고 출범했던 문재인 정부에게 일부 기대를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기대가 공염불이었다는 것이 증명된 2018년이었습니다. 지난해 박준경 철거민 열사의 죽음을 통해 알 수 있듯이, 문재인 정부 아래서도 도시빈민들의 삶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투쟁하는 도시빈민들을 용역깡패와 경찰을 동원해 짓밟는 것은 이전 정부와 전혀 차별성을 느끼지 못하게 합니다. 또한 문재인 정부의 수많은 복지정책들이 폐기되거나 후퇴하는 모습에 이제는 더 이상 촛불정부가 아니라는 인식이 도시빈민들 사이에 팽배해져 있습니다.”

- 앞으로 경제상황이 계속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빈민해방실천연대(민주노련)의 입장에서 이에 대한 진단과 처방을 말씀해주십시오.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최근 들어 안정된 일자리 부족으로 자영업자들이 대폭 증가하고, 또 서로간의 치킨게임으로 인해 자영업자의 몰락이라는 공식이 우리사회의 너무나 자연스런 현상으로 여겨지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가 결국 가진 자들의 곳간을 털어 서민들에게 분배할 때만 가능할 것입니다. 도시서민들의 삶은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는데, 역대 최고의 이익을 올리고 있는 삼성 등 10대 재벌의 사내유보금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재벌해체 수준의 대개혁만이 현 경제상황의 탈출구라 생각합니다.” 

▲ 사진 : 민주노련

- 올해 빈해련(민주노련)은 무엇을 핵심과제로 설정하고 있나요?

“먼저 곳곳에서 탄압에 저항하고 투쟁하는 도시빈민들의 생존을 지키는 투쟁에 적극 결합하여 빈민들의 권리를 찾는 싸움을 적극 전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노동자, 농민, 빈민이 하나의 주체로서 한국사회의 불평등과 빈곤의 악순환을 끊어내는 투쟁을 전개하고, 나아가 한반도의 분단과 외세 지배를 끝내는 투쟁에서도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빈민 대중조직이니 만큼 사회 곳곳의 빈민대중들을 대상으로 한 조직화 사업도 적극 전개하려고 합니다.”

- 올해는 2020년 총선을 준비하는 해이기도 합니다. 빈민운동진영은 어떻게 할 구상이신가요?

“2020년 총선은 어느 때 총선보다 중요합니다. 도시빈민 탄압의 선봉대이자 철전지 원수인 자유한국당을 필두로 한 수구보수세력을 국회에서 몰아내는 총선이 돼야 하며, 도시빈민들의 목소리가 적극 반영되는 총선이 돼야 합니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부족한 측면이 없지 않았지만 그래도 도시빈민들은 자기 후보를 내세워 직접정치의 시작을 알려냈습니다. 내년 총선에서는 그동안 관행화된 대리정치, 위탁정치를 뛰어넘어 빈민후보를 출마시키는 것을 포함해 직접정치의 결정적 계기로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 진보진영 전반의 사회적 위상과 역할이 아직 높지 않습니다. 무엇을 중심으로 고민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보십니까? 

“진보운동은 위대한 촛불항쟁의 시발점 역할을 했고 촛불항쟁 내내 중심축 역할을 했지만, 사회전반의 위상과 역할은 높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진보진영 특히 진보대중조직이 더욱 대중들을 광범위하게 조직하고, 소속 회원들 교육을 통해 조합주의를 극복하고 사회 발전의 주체로 세워야 합니다. 국민들과 함께 불평등 사회에 파열구를 낼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합니다.”

- 개인적으로 올 한해 중점을 둬 하고자 하는 일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서울시는 지난해 7월 노점상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습니다. 오세훈의 실패한 노점관리대책을 박원순 시장이 다시 가이드라인이라는 형식으로 들춰내 상생을 빙자한 노점상 감축을 도모하고 있는 겁니다. 민주노련은 노점상 대중들의 사활을 걸고 막아내는 투쟁을 전개하고자 합니다.”

- 새해를 맞아 민플러스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빈민투쟁의 현장에 늘 관심을 가져주시는 민플러스에 감사 인사를 드리며, 민플러스 관계자와 독자님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2019년에도 도시 곳곳에서 빈민들은 자신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불평등한 사회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조직하고 투쟁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도시빈민들의 투쟁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리며 도시빈민들도 사회발전, 역사발전의 보다 큰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힘차게 전진하겠습니다.” 

- 답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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