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저녁 서울파이낸스앞에서 故김용균씨 1차 범국민추모제 진행

“아들을 보낸 후에 두 번 다시 이런 사고가 없길 바랐는데, 또 발생하고 말았다.”
지난해 음료공장에서 현장실습생으로 근무 하다 목숨을 잃은 고 이민호군 아버지 이상영씨가 범국민추모제 무대에 올랐다.

▲12월 22일(토) 저녁 서울파이낸스 앞에서 故김용균씨 1차 범국민추모제가 열리고 있다[사진 : 뉴시스]

이어서 이군의 아버지는 “젊은 청춘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하는 이유는 관리 감독해야할 기관의 자세가 잘못 되었기 때문이다”라고 질책하고 “기업체는 사람의 안전보다 이윤을 중시하기에 중대사고가 발생하면 자본금의 90%를 벌금으로 부과해 두 번 다시 사업을 할 수 없게 해야 한다”며 산업안전보건법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꽃봉오리 피지 못한 청년을 앗아가는 건 나라가 아니다, 근로자만 힘든 나라는 더 이상 국가가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 12월 22일(토) 저녁 서울파이낸스 앞에서 故김용균씨 1차 범국민추모제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 : 뉴시스]

‘비정규직을 없애지 않으면 죽음의 사슬을 끊을 수 없다’란 각오로 활동하고 있는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 김수억씨가 무대에 올랐다. “최근 3주간 50여 명의 노동자가 떨어져 죽고, 끼어 죽었다”며 “진상규명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서 책임자만 처벌하면 더 이상의 죽음이 발생하지 않는 것입니까? 누더기가 돼가는 산업안전보건법 통과되면 무참한 죽음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 것입니까?”라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어서 “진정한 재발방지 대책은 대통령이 약속했던 일, 공공부문 비정규직부터 정규직 전환시켜야 한다”고 말하며 “정부가 사람보다 돈을 중시하는데 민간 기업이 어떻겠느냐”고 문재인 정부의 문제점을 꼬집어 말했다.

▲ 12월 22일(토) 저녁 서울파이낸스 앞에서 故김용균씨 1차 범국민추모제에서 고 김씨의 어머니가 아들에게 들려주던 자장가를 불르고 있다. [사진 : 뉴시스]

마지막으로 고 김씨의 부모님이 무대에 올랐다. 어머니는 보고 싶은 아들을 떠올리며 어렸을 때 잠투정 하던 고 김씨에게 불러줬던 자장가를 힘겹게 부른 후에 “24살, 꽃다운 너의 청춘이 다 피지도 못한 채 나라가 정치를 제대로 못한 까닭으로 너의 삶이 무너져버렸다는 것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 애써 담담하게 말하며 “서부발전 책임자들 그리고 구조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정부를 원망한다”고 했다. 계속해서 “아직도 아들 동료들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데 하루라도 빨리 위험에서 벗어나길 바라고, 돈·권력보다 인간이 존중받는 나라가 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고 김씨의 부모님은 “여러분이 도와주셔서 힘이 나고 정말 감사드립니다. 비정규직 정규직화 되길 바라던 용균이 바램을 이룰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해주세요”라고 말했다.

▲경복궁역 사거리에서 연좌시위 중인 참가자들 [사진 : 민주노총]

추모제를 마친 후 고 김씨의 부모님과 비정규직 대표단 100인을 포함한 참가자 3천 여명이 행진을 했지만 행진로에 무장병력이 배치되어 경복궁역 사거리에서 연좌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2시간가량 후에 행진을 재개해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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