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환영단, 첫 오프라인 모임 열고 ‘서울 정상회담 환영’ 활동

젊음의 거리로 대변되는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 걷고 싶은 거리. 마술쇼, 노래, 댄스 등 곳곳에서 버스킹 공연이 벌어지고, 일요일이라 더욱 붐비는 이곳 한가운데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조선) 국무위원장의 얼굴과 목소리가 영상을 통해 흘러나온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그 옆에 설치된 한반도를 품은 ‘하늘색 우체통’이다.

25일 오후 홍익대 걷고 싶은 거리에서 ‘남북정상회담 이제 서울이다! 서울시민환영단(환영단)’이 첫 기자회견, 그리고 첫 오프라인(번개) 모임을 열었다. 환영단에 참가를 신청한 60여명의 서울시민이 모여 ‘서울 정상회담 환영엽서’와 한반도 모양의 스티커를 나눠주고, ‘플리마켓’을 열어 한반도 티셔츠를 판매하는 등 대규모 캠페인을 준비한 것.

또, 행사장 주변에는 지난 9월 평양정상회담 사진, 열흘 동안 모은 1768장의 시민 환영엽서 중 일부가 전시돼 오가는 시민들이 관심을 끌었다. 한쪽에선 한반도 모양의 풍선을 든 어린이부터 초중고생, 어른에 이르기까지 ‘환영 엽서쓰기’ 테이블을 찾아 서울 정상회담을 환영하는 메시지를 적는 시민들이 줄을 이었다.

“‘평화의 도시, 통일의 도시’가 될 서울”

“서울 정상회담에 수많은 시민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70년 동안 분단된 땅에 살면서 ‘남북 정상이 어떻게 서울에서 만날 수 있을까’ 그 상상을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서울시민환영단은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현실이 되는, 서울에서 정상회담이 열리는 그날, 광장에 모여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에 대해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사람들입니다. 오늘도 평화의 시대, 자주의 시대, 변화의 시대를 더욱 빨리 맞이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권순영 서울시민환영단 기획단장의 말로 환영단의 첫 기자회견이 시작됐다.

권명숙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서울본부 공동집행위원장은 “평창 겨울올림픽의 열기가, 판문점에서의 감동이, 평양에서의 민족대단결의 기운이 이젠 서울로 모이고 있다”면서 서울시민들이 정상회담을 환영하고 준비하자고 호소했다. 권 집행위원장은 “아직 서울정상회담이 발표되진 않았지만 벌써 환영단으로 1천명이 훨씬 넘는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알리곤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에서 말했듯이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서울방문은 역사상 최초, 북측 최고지도자의 방문이며, 남북관계에 획기적인 전환과 전기를 마련할 것이다.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된다면 대한민국 수도 서울은 전 세계 만방에 ‘평화의 도시’, ‘통일의 도시’임을 과시하게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켜낸 자랑스러운 촛불시민들이 이젠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새로운 주인공이 되고자 한다”면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통일을 위한 물줄기가 거대한 바다로 돼 서울지역 동네 곳곳에, 전국 곳곳에 흘러넘치도록 함께 하겠다”는 결심을 밝혔다.

▲ 한 어린이가 엄마와 함께 ‘서울 정상회담 환영’ 메시지를 쓰고 있다.

“수구세력에게 서울 정상회담 ‘성공적 개최’를 선물하자”

서울대학교에 다니는 한 학생은 “서울 정상회담을 환영하는 것이 마치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는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언론들에게 할 말이 있다”면서 마이크를 잡았다.

서울대에서 평화통일 동아리(대학생겨레하나) 활동을 하고 있다고 소개한 방슬기찬 군은 먼저 “서울 정상회담, 김 위원장의 서울방문에 대해 동아리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역사적인 일이다, 현장에 꼭 가보겠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내 미화노동자 분들과 교수님들을 찾아가 정상회담 환영 메시지를 써달라고 요청하면 누구하나 거절하지 않고 반가운 마음으로 써주신다”며 대학가에서 느낀 환영 분위기를 전했다.

방 군은 이어 “분단체제를 유지해온 사람들, 한반도의 변화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 그 중 대표적인 조선일보는 서울 정상회담을 환영하는 사람들의 말과 행동을 왜곡해 악의적으로 보도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지난 1학기, 서울대와 북한(조선) 김일성종합대학교와의 교류사업 추진에 전례 없이 130명이 넘는 학생들이 참여했지만, 조선일보는 공대생 한 명만을 인터뷰하고 학생들의 반응이 ‘시큰둥하다’고 보도했다”는 사례를 들었다.

방 군은 또 “한반도 변화의 시작이었던 평창 겨울올림픽을 두고 ‘한국전쟁 이후 가장 많은 북한 사람이 남측에 내려온다’는 식으로 평화올림픽을 폄훼하고, 판문점선언, 평양공동선언 발표 이후에도 똑같은 모습이며, 정상회담이 확정된 이후에는 더더욱 망발을 쏟아낼 것이 분명하다”고 꼬집곤 “중요한 순간마다 레드 컴플렉스를 유발해 평화를 바라는 시민들의 마음을 위축하려 했지만 보란 듯이 한반도에 엄청난 변화를 만들어낸 것처럼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로 수구보수세력들에게 거부할 수 없는 선물을 선사하자”고 말해 시민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 열흘 동안 모은 ‘환영엽서’ 중 일부가 행사장 근처에 전시됐다.

“천만 시민의 마음, 두 정상에게 전달 할 것”

전진희 서울시민환영단 홍보팀장은 열흘간 서울 곳곳에서 받은 ‘환영엽서’에 대한 소식을 전했다. 전 팀장은 “서울 정상회담을 앞두고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열고자하는 시민들의 염원이 엽서에 모이고 있다. 환영의 메시지는 다른 누가 써준 것이 아니라 시민들 스스로 고민하면서 한자 한자 써준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엽서 내용엔 “북녘에서 환영했던 것처럼 우리도 서울 정상회담을 환영하고 있다는 걸 전하고 싶다는 마음, 이제 그만 전쟁을 끝내고 평화롭게 같이 살자는 마음, 평양냉면을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먹고 싶다는 마음, 통일 아니면 답이 무엇이 있겠느냐고 되묻던 청년의 마음, 환영엽서를 받고 뛸듯이 기뻐하시던 할머님의 마음, 이산가족이었던 부모님이 북녘가족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으신 게 마음이 아팠다는 어머님의 마음, 점과 점을 찍어 한반도를 하나로 연결했던 대학생의 마음, 엽서만 받아간 시민이 식당 안에서 열심히 환영 메시지를 적어 환영단에게 다시 전달해준 마음 등이 담겨있었다”고 소개했다.

전 팀장은 또 “정견의 차이, 세대의 차이를 뛰어넘어 뜨거운 동포애와 평화와 통일에 대한 강한 열망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천만 서울시민들의 마음을 서울 정상회담이 열리면 두 정상에게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회견을 마친 환영단원들은 걷고 싶은 거리와 홍대입구역 앞, 홍대 앞 거리 곳곳에 자리를 잡고 날이 어두워지도록 환영엽서를 받으며 ‘정상회담 성공’과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서울시민들의 마음을 모았다.

 

 

▲ 한 켠에선 정상회담 환영활동의 아이디어를 나누는 ‘테이블 토크’가 열렸다.

 

▲ 초등학생들이 환영엽서를 들고 ‘어떻게 적을까’ 얘기를 나누고 있다.

 

▲ 서울시민환영단 대학생들은 홍대입구역 앞에서 ‘환영엽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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