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청와대 홈페이지

김정은 북한(조선)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방문에 대한 기대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지난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남북정상이 뜻을 모아 김 위원장의 연내 방남을 공언하였지만, 북미간 협상 교착상태가 길어지고 심지어 미국 내에서 이전 대결상태로 되돌리려는 가짜뉴스까지 준동해 사실상 연내 답방은 어려운 것이 아닌가 하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만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에게 “조만간 김정은 북한(조선) 국무위원장의 방남과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밝혀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곧 열릴 것임을 강력히 시사하고,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워싱턴에서 열린 ‘한반도 국제포럼’에 참석해 김 위원장의 서울답방과 종전선언 모두 올해 안에 ‘가능하고 필요하다’고 밝혀 연내 답방 기대를 다시 높였다. 나아가 “5월 두 번째 판문점 정상회담은 준비 기간이 하루도 안 됐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올해 남은 기간이 짧아 서울답방 준비가 어렵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이것은 그간 보이지 않게 남북, 북미간 물밑 협상이 상당히 진전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절차는 남북, 북미간 최종 조율과 공식 발표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방문이 어려울 것 같다는 판단의 배경에는 무엇보다 지난 8일 예정이었던 북미 고위급회담이 취소되면서 과연 내년 초 2차 북미정상회담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일고 나아가 미국에 의해 남북관계 발전에 제동을 걸려는 시도가 공공연히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비핵화·대북제재·남북협력 등을 논의할 한미간 실무(working)그룹을 만들어 남북관계에 직접 개입과 통제할 의지를 보이고, 한미 해병대연합훈련 등을 강행해 북을 자극하였다. 서울 답방에 장애를 조성한 것이다. 여기에 이 틈을 탄 반북 적대세력들의 준동 역시 서울 방문의 방해요인이 되었다. 대표적으로 미 군산복합체의 지원을 받는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와 반트럼프 선봉인 뉴욕타임스(NYT)의 ‘북이 신고하지 않은 미사일 기지를 운용하면서 거대한 사기(Great Deception)를 치고 있다’는 악의적 가짜뉴스는 미 조야와 국내 수구야당과 언론에 의해 대대적으로 활용되었다. 물론 한미 당국이 즉시 정확히 대응해 이 보도가 ‘가짜’임이 바로 탄로 났지만 여전히 방해의 힘은 강고하다. 교착상태가 길어지면 이들은 언제 건 치고 나올 것이다. 

그러나 최근 며칠간 보인 중요한 상황 변화는 표면적인 교착상태에도 불구하고 남북, 북미간 물밑 협상이 일정한 진전에 이르렀음을 시사한다. 중요한 상황 변화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2차 북미정상회담 전제로 내건 북 핵‧미사일 시설 목록제공 요구 철회 발언(15일)과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2차 정상회담 준비를 마쳤다는 발언(13일) ▲북한(조선)의 불법 입국 미국인 석방 발표(16일)와 폼페오 국무장관의 감사 표시 ▲앤드루 김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과 북측의 판문점 실무회담 진행(17일) 등이다. 

여기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미국이 그간 2차 북미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던 북의 핵‧미사일 시설 목록제공 요구를 철회했다는 점이다. 주지하듯이 북미간 교착상태의 직접적 원인은 미국이 북의 비핵화 조치에 상응한 자신들의 조치는 취하지 않고, 북에 핵‧미사일 시설에 대한 완전한 목록제공을 2차 북미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어 협상 진전에 장애를 조성하였기 때문이다. 이제 협상 진전을 가로막았던 고리 하나가 풀렸으니 남은 것은 미국이 종전선언과 제재 완화 등 제기된 상응조치를 어떻게 취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북한(조선)은 이에 대해 “조미 고위급회담이 판별의 기회로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즉 조만간 열릴 북미 고위급회담에서 미국이 신뢰성 있는 상응조치에 관한 명확한 답을 내놔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 변화는 북미간 교착상태가 더 이상 지속될 수 없을 정도의 임계점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북한(조선)은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며 ‘병진노선’의 부활을 경고하면서, 이를 “경종이 울렸다”고 표현해 김정은 위원장의 뜻임을 내비쳤다. 지금까지 나온 미국에 대한 최고 수위의 경고다. 사실상 1차 북미공동성명 합의가 파탄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여기에 문 대통령 역시 미‧중‧러를 비롯, 유럽과 아시아를 분주히 돌면서 서울 답방과 2차 북미정상회담 여건 조성을 위한 지지와 협조를 요청했다. 특히 펜스 부통령에게 “김 위원장이 매우 중대한 무언가를 하려 한다”고 설득하고, 펜스 부통령도 문 대통령에게 “북쪽과 좀 더 긴밀히 소통하고 대화해 달라”고 중재역을 요청한 점은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여건이 조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2차 북미정상회담을 통한 서울 답방이 아니라 서울정상회담을 통한 2차 북미정상회담으로의 길이다. 

한반도 평화체제 흐름이 중대한 분기점을 맞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지금 조선(한)반도 정세가 관건적 단계에 있다”며 “일이 이뤄지는 데에는 천시(天時), 지리(地利), 인화(人和)가 필요한데, 그 조건들이 맞아떨어져 가고 있다”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이런 의미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은 그야말로 천시에 부합하고 지리를 살려 인화를 실현하는 관건적 단계의 꼭짓점이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역시 “김정은 위원장이 (선대가 하지 못한)그 허들을 넘는 것은 남북관계에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일이 될 것”이라며 연내 서울답방을 기대했다.

이제 우리 국민이 나서야 할 때다. 서울에서는 이미 6.15남측위 서울본부 등이 시민환영단을 모집하고 있고, 청년학생들도 대대적인 환영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환영단은 빠르게 각계각층, 전국으로 확대되어 나갈 것이다. 서울 남북정상회담을 방해하는 사소한 시도도 국민의 명령으로 단호히 배격해 나가야 한다. 이를 통해 문 대통령 방북 당시 북측 인민들이 보여준 열광적 환영처럼 남측 역시 김 위원장 방남시 그 이상 가는 열광적 환영으로 진정 남북의 전민족이 하나 되는 길을 열어야 할 것이다. 촛불혁명의 그 열기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의 열망으로 다시 타오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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