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관계정상화” 문제 다룬 <2018 세계평화학술회의>(Ⅱ부)

재미 동포연구소인 ‘21세기연구원’의 정기열 원장이 지난 9월29~30일 이틀 동안 뉴욕 콜롬비아대학(이태리아카데미)에서 북미간 종전선언, 평화협정, 관계정상화 문제를 다룬 ‘2018 Global Peace Forum on Korea>(GPFK, 세계평화학술회의)의 준비 과정과 전반 내용 등을 담은 글을 보내왔다. 6자회담 참가국에서 한반도 문제에 정통한 학자, 전문가 등 160여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룬 세계평화학술회의의 의의 등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몇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편집자]

들어가는 말

“조미간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관계정상화” 문제를 다룬 <2018 세계(뉴욕)평화학술회의> Ⅱ부는 큰 틀에서 대회의 정치사상적 배경을 다룬 글이다. Ⅰ부는 학술회의가 성사되기까지의 크고 작은 이런저런 배경을 다룬 일종의 약식보고서다. Ⅱ부는 학술회의를 개최하게 된 정치사상적 배경인 ‘조미(핵)대결’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격동하는 ‘21세기 국제관계 문제’를 분석하고 전망한 글이다. 20세기말 소련방-동구권사회주의 붕괴 과정에서 워싱턴은 ‘반제, 자주, 사회주의는 망하고 자본주의가 승리했다’며 스스로를 “세계유일초강국” 지위에 등극시켰다. 역사에 유례없는 기고만장한 이 표현은 영어로 “The Only Global Superpower”다. 이후 이 말은 ‘21세기 세계제국’(The 21stCentury Global Empire)과 동의어가 됐다. 그 제국은 2차대전 뒤 줄곧 500년 서구식민주의, 제국주의를 대표하는 안하무인의 ‘지구촌 패권국가’(Global Hegemon)로 행세했다.

미국을 가리키는 이 여러 표현을 이글에선 편의상 ‘제국’이라 통칭해 부른다. 학술회의는 그 제국이 4반세기 만에 지구촌 패권국가 지위에서 강제 하차 당하는 과정, 격동하는 ‘21세기 국제관계 문제’를 다뤘다. 2018학술회의를 조직한 주체는 ‘21세기연구원’(이하 연구원)이다. 영문 명칭은 <Institute for 21stCentury International Relations>이다. 직역하면, ‘21세기 국제관계 연구원’이다. 제국이 퇴출되는 21세기 초 지구촌 국제관계는 그야말로 격동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때 ‘세계 최초, 최고, 최대’를 자랑하던 미국의 정치, 경제, 사회, 복지, 문화, 교육, 예술, 도덕, 군사 등 문자 그대로 제국을 떠받치던 모든 기반들이 오늘 근본에서부터 무너지고 있다. 관련해서 그들이 오래 틀어쥔 제국 중심의 국제관계 또한 도전 받고 있다. 다른 지역, 나라는 둘째 치고 ‘유럽의 전통적 맹방’들인 영·불·독부터 동요하고 있다. 제국의 독단, 만행, 전횡에서 벗어나기 위해 유럽만 아니라 온 세상이 이합집산으로 바쁘다.

‘제국의 쇠망’과 ‘지구 공멸의 핵전쟁’ 우려

제국의 쇠망이 시시각각 점점 더 현실화되면서 21세기 초 지구촌 국제관계는 오늘 모두 이합집산으로 바쁘다. 세상 양심들이 핵전쟁을 우려하는 이유다. 몇 년 세상이 염려하던 조미핵대전이 아니다. 러미핵대전이다. 조미(핵)대결은 이미 끝났다. 2017년 11월29일을 기점으로 조미관계는 ‘대결’에서 ‘대화’로 구도가 바뀌었다. ‘21세기 제국’의 쇠망은 과거 로마제국 쇠망, 대영제국 쇠망 때와 근본에서 다르지 않다. 오늘 제국은 그러나 과거 존재한 제국들과 근본에서 하나 큰 차이가 있다. 아주 큰 차이다. 제국 손에 핵무기가 들려 있다는 차이다. 세상이 염려가 아니라 공포에 젖을 만하다. ‘지구 공멸’ 가능성에 전율한다. 프린스톤대학 명예교수로 세계적 권위의 러시아 전문가 스테판 코헨(Stephen Cohen) 교수가 대표적이다. 그는 요즘 밤낮으로 러미핵대전을 염려한다. 주지하듯 러·미 두 나라는 지구촌 핵무기 보유량의 90%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

조선 포함 핵무력국가 9개국이 보유한 무기수는 모두 1만4555기로 알려져 있다. 그 중 미국이 6600기, 러시아가 6800기를 소유하고 있다. 핵무기는 주지하듯 지구촌 모두가 공멸하는 무기다. ‘누구는 살고 누구만 죽는’ 무기가 아니다. 그러나 오늘 ‘쇠망한 제국’을 지배하는 세력은 다르다. ‘누구는 살고 누구만 죽는다’고 믿는다. 한마디로 ‘미친놈들’이다. 그들이 오늘 ‘싸이코집단’이라 불리는 이유다. ‘진짜 미친놈들’은 바로 그들이다. 그들이 소유한 온 세상 매체가 이구동성으로 ‘악마’라 선전하는 트럼프가 아니다. 오늘 존 볼튼 미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대표되는 ‘유태네오콘세력’이 그들이다. 어제오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트럼프는 그 세력에 속해있지 않다. 거꾸로 그는 바로 그 극우네오콘세력의 ‘제거 대상 1호’다. 트럼프가 ‘미친놈인가, 아닌가?’ 등 복잡다단한 이야기는 뒤에서 다시 논한다. 

짧은 11.6 미국 중간선거 결과 분석 및 전망 

중간선거 결과는 먼저 반트럼프 진영의 ‘탄핵카드’를 물거품 만든 것 같다. ‘트럼프 죽이기’에 앞장선 뮬러 특검부터 목이 날아가게 생겼기 때문이다. 참고로 뮬러는 9.11사건 1주일 전인 2001년 9월4일 아들 부시 1기 미연방수사국(FBI) 국장으로 임명됐다. ‘화려한 변신과 처세술’에 능한 그는 권력이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넘어간 뒤에도 4년을 더 일했다. 오바마 임기 1기 끝인 2013년 9월4일까지 장장 만 12년을 FBI 국장으로 재직한 인물이다. 그는 재임 중 다른 그 어떤 것보다 “이스라엘이 배후에 있는 ‘자작극’”(Inside Job) “9.11 (소위)‘이슬람테러사건’”의 진상을 덮은 것으로 악명 높다. 이후 거짓, 조작, 날조에 기초 ‘이슬람 악마화’, ‘반테러전쟁’에 법적, 정치적 정당성을 부여한 인물이다. 그가 민주당 때도 FBI 국장으로 승승장구한 이유다. 서울의 양승태 같은 존재다.

중간선거 바로 다음날 트럼프는 “100% 가짜, 거짓, 조작, 날조”에 기초한 ‘러시아게이트 특검’을 용인 ‘탄핵정국’을 허용한 자신의 법무장관 목부터 쳤다. 후임에 ‘뮬러 특검은 반헌법적’이라며 ‘뮬러 해임’을 주장한 연방검사 출신 40대 젊은 변호사를 법무장관 대리에 앉혔다. 뮬러 제거에서 그는 일종의 ‘살수’ 역할을 할 것 같다. 민주당은 ‘뮬러 구출위원회’로 배수진을 치나 상황은 이미 끝난 것 같다. 탄핵카드는 일단 ‘물 건너갔다’ 보아 틀림없다. 트럼프의 생존능력에 또 다시 놀란다. 극한의 위기를 또 한번 넘겼다. 2016년 대선 때와 같다. 지난 2년 지켜본 트럼프는 대중연설, 선전선동의 천재다. 무엇보다 두려움을 모른다. 도전을 피하지 않는다. 정면돌파한다. 최근 선출된 극우싸이코대통령을 “브라질 트럼프”라 부르는 것은 ‘똥, 된장 구분 못하는’ 것과 같다. ‘트럼프 악마화’ 연장이다.

중간선거 결과는 조미관계 포함 2020 재선에 일단 청신호가 켜졌다 해석해 틀리지 않다. ‘트럼프 제거’에 앞장선 소로스 작품으로 알려진 ‘중남미 카라반’ 같은 예측불허 변수들은 앞으로도 얼마든지 만들어질 수 있다. 세상을 속이기 위해 모두 손쉽게 제작이 가능한 것들이다. 선거 직전 트럼프를 궁지로 몰아넣기 위해 미국 첩보조직 CIA와 영국 첩보조직 MI6가 관계된 것으로 알려진 ‘사우디 언론인’ 카쇼기 살해 사건 역시 같다. 그 역시 민주당이 배후로 알려진 카라반 작전과 같다. 선거가 목적이었다. 잊을만하면 또 다시 나오는 섹스스캔들 역시 ‘트럼프 죽이기’가 목적이다. 자본주의 정치권에서 약방의 감초 같은 존재다. 그런 류 사건들을 만들어내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 이스라엘의 악명 높은 첩보조직 모사드(Mossad)와 제국의 숱한 첩보조직들에게 그런 것들은 일도 아니다. ‘반테러전쟁’ 명분 만들기에 이용된 ‘자작극’ 9.11은 3000명도 희생시켰다. 그 어떤 것도 그러나 아직 효과가 없다. 트럼프는 아직 건재하다.

제국 내부에 ‘제국의 쇠망을 인정하는’ 세력과 ‘그렇지 않은’ 세력 간의 전쟁이 계속되다

미국은 오늘 제국의 쇠망을 인정하는 세력과 그렇지 않은 세력 간에 전대미문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2016년 11월 대선, 2018년 11월 중간선거는 그들에게 총성 없는 전쟁터와 다름없다. 참고로 자본이 지배하는 세상에 ‘자유민주선거’란 것은 없다. 돈이 모든 것인 세상에 진정한 ‘자유민주선거’는 없다. 가짜다. 허구다. 허상이다. 거짓이다. 제국주의 국가들이 입만 열면 주장하는 소위 ‘자유민주인권’은 주지하듯 세상을 상대로 한 지구촌 최대 속임수다. 세기를 이어 계속되는 대사기극이다. 제국의 침략을 정당화하고 한편 반제 자주국가들에 대한 봉쇄, 제재를 정당화하는 수단이다. 다시 강조한다. 진정한 뜻의 ‘자유민주인권’ 같은 것은 제국이 지배하는 자본주의 세상 그 어디에도 없다. 모두 허구, 허상, 거짓이다.

유엔 국제인권위원회(IHRC)가 대표적 경우다. 그들은 세상의 진정한 인권문제와 아무 상관없다. 제국과 서구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유엔 모자 쓴 허수아비에 불과하다. 최근의 좋은 예가 있다.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미국의 불법을 지적하며 시정을 요구하자 자신들이 주도해서 만든 ICC에서 탈퇴하는 것이 제국이다. IHRC가 미국의 인권문제를 포함 세상의 진정한 인권문제에 관여할 경우 제국은 IHRC에서도 탈퇴할 수 있다. 유엔인권위는 따라서 세상에 탄생할 때부터 제국의 침략과 지배, 봉쇄, 제재를 정당화하는 수단에 불과했다. ‘인권문제’를 국제법적으로,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정당화해주는 서구 제국주의 거수기였다.

제국의 쇠망을 인정하는 세력과 그렇지 않은 세력간의 내부전쟁에서 트럼프는 어디에 속할까? 2016년 대선부터 오늘 중간선거에 이르기까지 지난 2년의 워싱턴 내부전쟁사를 조심스럽게 들여다보면 위의 질문은 일종의 우문일 수 있다. 제국 지배세상에서 그가 ‘악마’가 되고 ‘미친 놈’이 된 이유는 그가 제국에 반대하기 때문이다. 반대였을 경우 그는 제국이 지배하는 세상 모든 언론에 의해 ‘위대한 대통령' 반열에 올랐을 것이다. 반대 입장을 가졌기에 대통령 되기 전부터 그가 제국의 ‘제거 대상 1호’가 됐다. 그가 제국의 쇠망을 인정하면서 대선에 뛰어들었다고 해석할 자료, 근거가 한둘이 아니다. 그가 대선 때부터 제국 지배세력 거의 모두의 ‘제1의 공적’으로 몰린 이유다. 힐러리 클린턴이 제국의 쇠망을 인정치 않는 선두의 인물이라면 도널드 트럼프는 그 반대에 섰던 것이다. 워싱턴 지배세력 다수와 그들 수족에 불과한 ‘언론의 반트럼프 전쟁’은 따라서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중간선거 결과는 그러나 일단 조미관계 포함 몇 가지 핵심사업에서 그가 자신의 전략구상을 좀 더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있게 도울 것 같다. 선거 후 그는 최소 좀 더 길게 호흡할 수 있게 될 것이다. 100% 가짜(러시아게이트)를 날조, 조작 ‘선출직 대통령’을 ‘탄핵’으로 제거하려던 헌법 쿠데타세력에 대한 트럼프 반격은 이미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자신을 제거하기 위한 탄핵돌격대 선두에 섰던 오바마-힐러리 시절의 악명 높은 CIA 국장 제임스 브레넌을 어떻게 처리할지 자못 궁금하다. 그들의 자금책인 “세계 제1의 반혁명 제국주의모략꾼”이라 불려야 옳을 조지 소로스가 배후에 있다는 사실 역시 눈여겨볼 일이다. 물론 오늘 힐러리로 대표되는 제국의 쇠망을 인정치 않는 민주당 세력이 탄핵모략사건의 주동인 것은 불문가지다. 트럼프 수하이면서 제국의 영속에 망상을 놓지 못하는 유태극우네오콘 볼튼이 자리에서 얼마를 더 버틸지 궁금하다. 인도계 미국시민권자로 볼튼과 같은 계열의 극우사이코 헤일리는 이미 유엔대사직에서 물러(쫓겨?)났다.

21세기 지구촌 국제관계 최대 명제: “‘세계제국의 쇠망’은 ‘70년 조미(핵)대결’에서 시작되고 종결되다” 

제국의 쇠망과 함께 발생하는 기존의 지구촌 국제관계 이합집산과 ‘조미대화’를 둘러싸고 전개되는 조미간 소위 ‘시소게임’(Seesaw Game: 밀고 당기기)은 근본에서 다르다. 오늘 지구촌 국제관계에 벌어지고 있는 거의 모든 사건, 즉 전자는 제국 퇴장 과정 조·중·러로 대표되는 새로운 반제 자주세력 중심의 이합집산이다. 오늘 지구촌엔 바로 그 인류사적 대사변을 막아보기 위한 제국의 마지막 힘겨루기가 경주되고 있다. 일극에서 다극으로 넘어가는 과정에 발생하는 일종의 자연발생 현상이다. 후자는 그러나 힘겨루기가 아니다. 조미간 대결은 이미 끝났다. 조미대화 둘러싸고 오늘 전개되는 모든 것은 그러므로 제국의 체면치레에 다름 아니다. 거짓과 위선, 처세술, 화려한 언술에 뛰어난 제국주의자들의 표현으로는 소위 ‘출구전략’(Exit Strategy)이다. 요사스런 그 어려운 말의 뜻은 그러나 체면치레다. 그러나 전자, 후자 모두 500년 서구 중심 일극독재체제가 붕괴하며 나타나는 현상이란 측면에서 같다. 모두 제국의 5세기 독점지배구도가 다자간협의체제로 바뀌며 나타나는 현상이다. 조미(핵)대결은 그러나 다르다. 이 글은 ‘21세기 초 지구촌 국제관계에서 발생하는 이 모든 세기적 현상의 근저에 조미(핵)대결이 자리하고 있다’는 해석에 기초해 집필됐다.

그 해석은 다음과 같은 명제를 가능케 한다: “‘세계 제국의 쇠망’은 70년 조미(핵)대결에서 시작되고 종결됐다.” ‘제국의 쇠락’은 정확히 자신의 첫 전쟁인 1950~53년 ‘코리아전쟁’에 패하면서 시작됐다. 달리 말해, 자신이 일으킨 첫 침략전쟁에서 이기지 못하며 시작됐다. 그러므로 70년 조미(핵)대결 전 과정은 제국의 쇠락-쇠망 과정에 다름 아니었다. 1953년 7월27일 이후 65년 전 기간 제국은 그러나 세상 모든 것을 다 동원하고 할 짓 안할 짓 다 했어도 상대를 굴복시키지 못했다. 단 한번도 ‘정권교체’라는 자신의 오래된 제국적 의도를 관철시키지 못했다. 그 전 과정을 ‘제국의 끝없는 굴욕 과정’으로 평가해 무리가 없다. 혹은 “제국이 끝없이 굴복한 과정”이었다 써도 하등 이상하지 않다. 아니면 아예 더 쉽게 “끝없이 패했다” 써도 된다.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괜찮다. 특기할 것은 유엔을 등에 업고 중·러까지 동원, 사면초가, 고립무원 상태에 빠진 조선을 상대로 장장 4반세기 가한 범세계적 차원의 고립압살전략도 뜻을 이루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결과는 오히려 ‘조선의 국가핵무력 완성’이다.

70년 모든 짓 다 해도 막지 못한 결과 앞에 모두 기가 막혔을 것임은 불문가지다. 제국에 추종한 세상 모든 어중이떠중이도 마찬가지다. 어처구니없을 것이다. 모두 ‘닭 쫒던 개 지붕 쳐다보는’ 모양이 됐기 때문이다. 낭패도 그런 낭패가 없다. 끝없는 낭패, 좌절, 절망 끝에 그러나 제국의 운명은 결국 2017년 11월29일을 기점으로 ‘쇠락에서 쇠망으로’ 바뀌었다. “‘세계 제국의 쇠망’이 70년 조미(핵)대결에서 시작되고 종결됐다”는 명제는 따라서 논리적으로 무리가 없다. 하등 없다. 이 명제는 오늘 온 세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 중인 구체적인 객관적 현실에 기초하고 있다. ‘낫 놓고 ㄱ자’ 아는 정도면 누구라도 알 수 있다. 물론 반대 경우도 있다. 생각보다 많다. 조·중·동, 자유한국당, 태극기부대가 좋은 예다. 그들은 여전히 모를 수 있다. 펜스, 볼튼, 헤일리, 아베, 홍준표 같은 싸이코극우들 역시 다르지 않다. 모두 허구(虛構)에 빠져 허상(虛像) 붙들고 살다 허망(虛妄)하게 사라질 무리들이 아닐 수 없다.

다시 강조한다. ‘전대미문의 21세기 최대 인류사적 사건’이라 정의해야 옳은 조미(핵)대결은 정확히 2017년 11월29일 종결됐다. ‘조선의 국가핵무력 완성’이 선포된 역사적 그날 조미관계는 ‘대결’에서 ‘대화’로 판이 바뀌었다. 근본 틀이 바뀌었다. 축이 바뀌었다. 조미간 모든 것이 180도 바뀌었다. 수백 년 세계를 지배한 판, 틀, 축이 모두 뒤집혔다. 따라서 그날은 제국이 조선에게 공식으로 패한 날, 굴복한 날, 무릎 꿇은 날로 역사에 기록되어야 옳다. 언젠가 모두 그리 기록할 것이다. 오늘 더 중요한 논거는 그러나 조미(핵)대결이 공식 종결된 바로 그날 ‘세계를 지배한 제국의 쇠망 또한 종결됐다’는 사실이다. 조미(핵)대결이 종식된 뒤 세상의 모든 것이 변하기 시작했다. 조미대결구도가 대화로 바뀐 것이 최대 증거다. 인류사에 이보다 더한 기적은 없다. 연동해서 기존의 21세기 국제관계 또한 모두 급변하기 시작했다. 워싱턴에 ‘21세기 국제관계연구원’(약칭, 21세기연구원)을 내온 이유다. 조미관계가 근본에서 뒤집히면서 기존의 국제관계 또한 거의 모든 것이 뒤집히기 시작했다. 제국의 쇠망이 종결됨 없이 불가능한 변화다. 전자가 후자를 가능케 한 것이다. 아베조차 조선과 대화 못해 안달이다. 세상은 오늘 불가사의한 그 모든 것을 마치 하나의 위대한 인류사 대하드라마를 보듯 감격과 경이, 찬탄 속에 지켜보고 있다.

‘조미간 밀고 당기기’? ‘제국 내부 힘겨루기’? 트럼프, ‘제국 쇠망론자’?

그러나 오늘 세상 주류 매체를 가득 메우고 있는 ‘조미간 밀고당기기’는 그러면 무엇인가? 조미 사이에 대결이 여전히 계속된다는 말인가? 아니다!!! 2017년 11월29일 이후 전개되는 조미 사이 모든 것은 밀고 당기기가 아니다. 그 모든 소위 밀고 당기기는 대결이 종결되며 쇠락에서 쇠망으로 운명이 넘어간 앞에서 언급한 ‘제국의 체면치레’다. 트럼프가, 펜스가, 폼페오가, 볼튼이 혹은 주한미군사령관이 어떻고 등 모두 제국의 체면치레다. 정치쇼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미 대결은 끝났다. 종결됐다. 더 이상 대결은 없다. 이미 끝난 대결이다. 따라서 조미 사이엔 더 이상 밀고 당기기가 없다. 밀고 당기기는 대결이 계속될 때 이야기다. 대결이 끝난 자리에 더 이상 밀고 당기기 같은 없다. 밀고 당기기는 거꾸로 오히려 제국 내부에 있다. 조미(핵)대결이 종결됐음을 인정하는 세력, 즉 트럼프로 대표되는 쇠망을 인정하는 세력과 그렇지 않은 세력간의 밀고 당기기다. 그들 내부싸움이다. 이미 망한 집안싸움 같은 것이다. 트럼프는 그 경우 일종의 ‘제국 쇠망론자’인가? 좀 더 논해보자.

먼저 트럼프는 제국의 쇠망을 인정하는가? 그렇다고 본다. 경제문제에서 그는 일종의 제국 쇠망론자다. 35년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미국경제 다 망가뜨렸다’ 주장하며 ‘미국 다시 살리기’(Make America Great Again) 카드로 그는 제45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신자유주의에 기초해 만들어진 EU, NAFTA, TTP, TTIP, WTO 등을 반대했다. 그가 500년 ‘대서양 세력’(Atlantic Power)의 붕괴를 상징하는 영국의 EU 탈퇴, 즉 브렉시트(Brexit)를 지지한 이유다. ‘제국 수장’으로 넘어서 안 될 선들을 트럼프는 계속 넘었다. Brexit는 500년 서구 지배세계를 대표하는 ‘영미제국’(Anglo-American Empire)이 끝난 것을 상징한다. 위에 미국/유럽의 경제조직들은 신자유주의시대를 대표하는 국제경제조직들이다. 트럼프는 ‘신자유주의가 세계 최대 제조업 국가경제를 망가뜨린 주범’이라고 비판했다. 신자유주의시대 ‘세계화’를 대표하는 제3세계 값싼 노동력, 세금회피, 탈세 목적으로 본국 떠나 중국, 인도 등지 가서 장사하는 세계 최대 제조업체들을 본국으로 돌아오게 만들어 제조업 부문 일자리를 다시 창출, 사라진 중산층을 살려내어 미국경제를 다시 살리겠다는 ‘경제카드’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트럼프가 ‘인류의 적’처럼 몰린 이유, ‘금융지배세력’ 곧 ‘용의 역린’을 건드리다

당선 2년 뒤 치른 중간선거 승리는 그가 자신의 경제공약을 일정하게 달성했기에 가능했다. 2년 내내 제국의 모든 언론을 섹스스캔들, 러시아게이트 등 반트럼프 가짜뉴스로 가득 채운 탄핵 중심의 민주당 중간선거 전략이 대선 때처럼 경제카드로 맞선 트럼프에게 참패한 이유다. 그가 만약 위에서 논한 것과 반대였을 경우 그는 제국의 쇠망을 인정치 않는 세력에게 적으로 몰릴 이유가 없다. 그가 적으로 몰린 딱 하나 이유는 그가 반대기 때문이다. 죄목은 딱 하나다. 제국 쇠망론자로 감히 제국의 500년 기반을 허무는 일을 목적했고 바로 그 일을 다른 직도 아닌 대통령직에서 시도한 죄다. 약 150년 전 1865년 링컨이, 약 50년 전 1963년 케네디가 제거된 이유와 근본에서 같다. 그들 모두 지난 2~300년 온 세상을 지배하는 ‘금융지배세력”(The Financial Elites) 곧 ‘용의 역린’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제국의 모든 언론에 의해 트럼프가 천편일률적으로 ‘미친놈, 악마’로 매도된 이유다. 남녘, 일본 포함 제국 지배세상 또한 대부분 그를 그리 믿게 된 이유다. 그가 근본에서 제국 쇠망론자가 아니고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므로 그를 무슨 ‘신고립주의자’, ‘미국우선주의자’ 같은 것으로 보는 것은 번지수를 잘못 짚은 것이다. 대단히 잘못 본 것이다. 미국우선주의자일 경우 트럼프는 오늘 그와 마치 ‘철천지원수 관계’ 같은 CNN, New York Times, Washington Post 같은 제국을 대표하는 언론들과 적대관계에 놓일 이유가 없다. 달리 말해, 트럼프는 그들과 정반대 자리에 섰다는 것이다. 2016년 대선 때부터 제국을 실제로 지배하는 세력에게 그가 100% 적으로 몰린 이유는 그가 그들과 처음부터 반대 입장에 섰기 때문이다. 제국에게 용의 역린에 해당하는 FRB(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 해외주둔 미군철수, 해외 미군기지 철폐 같은 문제는 그가 누구든 목이 열 개라도 남아 있을 수 없는 문제다. 제국에게 근본 문제다. 그는 대선 전부터 틈만 나면 ‘경제문제’를 이유로 자신의 해외주둔미군 철수론, 해외미군기지 철폐론을 펼쳤다. 최근 FRB 의장 제넷 옐린 목도 쳤다. 그의 1기 임기 뒤 연준의장직은 트럼프 사람으로 교체됐다.

그 경우 트럼프가 제국이 제거해야 할 ‘제1의 주적’이 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트럼프 같은 경우는 미국 대통령사에 전례가 없다. 그래서 갖는 의문이다. ‘트럼프는 과연 누구인가?’ 글쎄…. 시간이 지나며 그러나 조금씩 더 분명해지는 것들이 있다. 그가 제국을 떠받치는 중추 구조물들을 하나둘씩 부수고 있다는 것이다. 그와 같은 언행을 계속하고 있다. 물론 미친 짓으로 보일 수 있는 행위를 한편으로 끝없이 반복하면서다. 대표적으로 해외주둔미군 문제, 해외미군기지 문제, NAFTA, TTP, TTIP, Brexit, EU, NATO 같은 제국의 중추들을 기회만 되면 철수, 폐쇄, 폐기, 지지, 혹은 낡아빠진 것들이라 주장한다. 모두 일관된 행동들이다. 그러나 제국을 떠받치는 그 모든 것을 그가 단번에 실천에 옮기려 했을 경우 그는 이미 어떤 방법으로든 제거됐다. 바로 이 지점에서 그가 ‘미친놈처럼’ 보이는 지난 2년의 모든 것에 대한 의문이 일정하게 풀릴 수 있다.

트럼프의 ‘미친 짓’들이 그러나 ‘지구촌 반제자주진영을 단합시킨다’?

핵심은 그 모든 것이 무엇인가 목적의식 없이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하는 모든 ‘미친 짓’을 다른 각도에서 보면 그의 주장은 ‘미국경제가 다 망가졌으니’(달리 말해, ‘제국이 쇠망했으니’) 이제 그만 과거의 제국적 행태,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는 논리다. 그는 자신의 바로 그 주장을 앞장서 선전선동하고 행동에 옮기고 있다. 대표적으로 그는 500년 대서양세력을 깨고 있다. 어떻게? 유럽의 자존심을 끝없이 건드려 먼저 유럽의 맹방들을, 나아가 유럽 거의 전체를 점점 결과적으로 미국에게서 떨어져나가게 만들고 있다. 미친 짓으로 보이는 그의 모든 언행, 정책, 전략들이 결과적으로 세상 곳곳을 단결시키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근거다. 이유여하를 막론코 세상천지 모두를 결과적으로 제국에 반대해 나서게 만들고 있다. 제국의 존속을, 제국의 영속을 꿈꾸는/망상하는 세력에게 그가 ‘악마’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500년 제국의 근본을 무너뜨리는 놈을 용서할 수가 없는 것이다.

트럼프가 세상이 제국에 반대해 나서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그들을 서로 단합하게 만들고 있다는 해석은 어쩌면 틀리지 않을 수 있다. 대표적 예를 하나 들자. 작년까지만 해도 조선을 ‘고립압살’하겠다며 그는 동시에 중·러 악마화를 시도했다. 그것도 모자라 중·러에 대한 또 다른 고립압살전략을 동시에 펼쳤다. 제국 입장에서 전략적으론 모두 미친 행위다. 이유여하를 막론코 미국쪽에 섰던 중·러를 결과적으로 조선쪽으로 밀어준 결과가 됐다. 조·중·러를 분열, 고립시키겠다며 결과적으로 그들을 단합시켜준 것이다. 그 모든 대상을 분열, 고립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위에 언급한 전략들보다 더한 바보짓, 미친 짓은 없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다른 각도에서 들여다보면 트럼프의 그 바보짓, 미친 짓들은 결과적으로 조·중·러를 서로 깊게 전략적으로 연대협력하게 도운 것이 된다. 오늘도 같다. 중·러를 상대로 동시에 싸움 걸고 있다. 그 전략이 정말 목적한 것이면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세상에 그보다 더 어리석은 경우는 없다. 아니면 과연 무엇일까? 물어야 한다. 중·러가 연대할 경우 그 어떤 제국도 그들을 동시에 제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반대 경우는 가능하다.

500년 제국이 세상천지가 다 아는 ‘디바이드 앤 콩커’(Divide and Conquer: 분열시켜 각개격파하는 대표적 제국주의/식민주의) 전략을 모른다? 아니다. 뭔가 다른 것이 있다. 그리 보아야 납득이 된다. 트럼프 행위는 ‘제국의 적’들 곧 지구촌 반제 자주진영을 결국 모두 단결시켜주고 있는 셈이 된다. 그래서가 아닐까? 제국을 실제로 지배하는 세력 모두가 그를 악마로 만들고 미친놈으로 몰아 그를 제거하기 위해 혈안이 된 것은 아닐까? 그리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유여하를 막론코 오늘 조·중·러는 그 어느 때보다 깊게 단합하고 있다. 전략적 연대가 깊어지고 있다. 트럼프 공로다. 시리아, 이란, 터키도 같다. 트럼프의 미친 짓이 결과한 것이다. 과거 앙숙, 갈등, 대결 관계에 놓인 대상들을 지구촌 곳곳에서 결과적으로 하나로 묶어주고 있다. 그 경우 이민정책, 여성, 인종정책, 이스라엘 문제 등에서 트럼프가 미치지 않고 세상 그 누구도 감히 행할 수 없는 노골적인 선동적 발언, 극우적 행위들을 일삼는 것은 어쩌면 모두 그가 실제 목적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의 적들이 모르게 혹은 헷갈리게 만드는 일종의 양파껍질 같은 것은 아닐까 싶다. 해서 적들도 세상도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잘 모른다.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른다. 계속 헷갈린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트럼프 정책은 세상이 흔히 논하는 ‘신고립주의’는 아니다. 누구나 당연시하는 ‘미국우선주의’는 더더욱 아니다. ‘제국의 미친 황제’ 또한 더더욱 아니다. 세상에 유행하는 거의 모든 용어는 세상을 지배하는 제국 지배언론의 언어장난이다. 본질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드는 말장난들이다. 온 세상에 ‘대단히 미친 제국의 위험한 황제’로 보이는 모든 논란은 따라서 결코 단순하게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제국의 쇠망에 대한 논란은 실은 제국 밖에서 시작되지 않았다. 안에서 시작됐다. 미국의 또 다른 대표적 양심으로 뉴욕타임스 기자 출신의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크리스 헤지스(Chris Hedges) 박사가 있다. 노암 촘스키 교수는 물론이다. 미국의 양심들이 오래 전부터 논한 주제다. 즉 제국의 쇠망은 밖이 아니라 제국 내부에서부터 나온 주장이다. 오늘 제국 내부에 깨어있는 많은 양심들은 이구동성으로 제국의 쇠락을 논한다. 지어는 키신저도 나섰다. 최근 제국의 쇠락을 인정하는 정세인식이 그의 입에서 심심치 않게 튀어나오고 있다. 죽기 전 브레제진스키도 나섰다. 조미(핵)대결 관련 제국에게 더 늦기 전 대화로 나서라고 키신저와 함께 조언해 나섰다. 과거 ‘제국의 영광’을 논하던 자들이 오늘 제일 먼저 ‘제국의 쇠락/쇠망’에 대해 논한 것이다. 아이러니다. 핵심은 오늘 지구촌 국제관계 모든 논란은 제국 밖의 힘겨루기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제국 내부다. 내부다툼이다. 몰락을 인정하지 않는 세력과 그렇지 않은 세력의 힘겨루기다. 트럼프가 전자라면 클린턴은 후자다. 그리 보아 틀리지 않다. 

‘조선 국가핵무력 완성’, 조미(핵)대결 종결, 강제성 동반된 조미대화

조선의 ‘국가핵무력 완성’이 선포된 11월29일은 제국에게 마치 조종(弔鐘)이 울린 날과 같다. 미·일을 선두로 세상 모든 제국주의자들의 심장이 잠시라도 멈췄을 것 같다. 조·중·동·자유한국당으로 대표되는 외세와 분단에 기생해 세기를 넘어 호의호식하는 모든 반민족사대세력 또한 다르지 않을 것이다. 중·러 포함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을 선두로 온 세상을 동원한 제국이 그리도 막아내려 안간힘 쓴 조선의 국가핵무력 개발이 드디어 완성됐기 때문이다. 제국에게 21세기 초 조선의 핵무력 완성은 중·러가 제국과 정반대 편에 섰던 1950~53년 첫 대결에서도, 그 과거와 정반대로 중·러가 그들과 한편에서 결과적으로 조선의 고립압살, 곧 정권교체를 시도했던 1991~2017년 ‘극단의 비대칭 대결’에서도 또 다시 패한 경험이다. 또 다시 경험하는 완벽한 패배다. 제국이 조선을 정치사상적으로, 그리고 군사전략적으로 단 한 번도 굴복시킨 적 없다는 해석은 따라서 무리가 없다. 장장 70년에 걸친 구체적인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해석이다.

그렇다. 정치사상적으로 제국은 조선에 패한 경험밖에 없다. 총 한방 쏘지 않고 70년 조미(핵)대결이 종결된 이유다. 제국이 오늘 조선과의 대화 자리에 나와 앉은 이유다. ‘울며 겨자 먹기’지만 싫어도 대화에 응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오늘 쇠망한 제국의 처지다. 세상 대부분은 그러나 여전히 세기적인 오늘의 이 정치적 대사변을 거꾸로 말한다. 정반대로 말한다. 조(중)동이 선두다. 단연 선두다. 세상을 거꾸로 보고 말하고 왜곡하는 일에서 그들과 자유한국당은 늘 1등이다. 제국 주도 ‘유엔 제재, 압박에 조선이 결국 굴복해서 대화에 응했다’ 말한다. 그리 보도한다. 거꾸로 말하는 것이다. 왜곡하는 것이다.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거짓을 고하는 것이다. 조선, 동아 경우는 일제 때부터 하는 짓이다. 그들이 아무리 현실을 왜곡해도 그러나 진실은 바뀌지 않는다. 진실을 영원히 감춰둘 수도 없다. 그들이 말하지 않더라도 진실은 스스로 드러나고 있다. 아니 이미 모두 드러났다. 2017년 11월29일이 70년 감춰진 진실을 세상에 모두 드러냈기 때문이다. 그날은 정치군사적 의미에서 세기적 대사변이 발생한 분기점이다.

오늘 인류는 물론 세상의 모든 산천초목도 함께 외칠 판이다. 오늘 진척되고 있는 조미간 모든 대화는 조선의 국가핵무력 완성 뒤 제국이 조선과 대화에 임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상황에서 시작된 대화라고 외칠 판이다. 오늘 진행되는 대화는, 즉 강제성이 동원된 대화다. 우리민족에게 끝없는 갈등과 분쟁, 대결과 전쟁을 70년 넘게 강제한 당사자가 강제로 끌려 나와 이뤄진 대화다. 강제성을 띤다는 측면에서 조미대화는 오늘 러시아가 미국을 군사적으로 강제해 풀어내고 있는 시리아 문제와 일정하게 같다. 서방(워싱턴-텔아비브-런던)의 비밀첩보조직들(CIA-Mossad-MI6)이 기획하고 훈련시킨 뒤 사우디, UAE 등이 테러자금 대어 만든 극단적 테러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IS)” 내세워 8년째 벌인 시리아에 대한 제국주의(대리)침략전쟁은 2015년 9월 러시아의 전격적인 군사개입으로 판이 뒤집혔다. 시리아 정부 공식초청으로 개입한 러시아 군사력은 영토의 90%를 뺏긴 아사드 정부에 대한 정권교체가 코앞이던 당시 전세를 단번에 뒤집었다. 오늘 전개되는 시리아 다자평화회담은 미국과 서방의 군사력을 압도한 러시아 군사력이 강제한 결과다. 러시아가 주도하는 2017년 11월 오늘 시리아 평화회담에서 미국-이스라엘-영국은 제외됐다. 또 하나의 위대한 정치군사적 사변이다. 그들이 제외된 사실은 중동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오늘의 급변하는 지구촌 정세를 대변한다. 21세기 지구촌 국제문제에 발생한 또 하나의 위대한 사변이다. 반면 시리아 문제에서 미국 입장에 섰던 터키, 프랑스는 독일과 함께 러시아 주도 다국적 평화회담에 참가했다. 러시아의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미국을 강제한다는 측면에서 시리아 회담은 조미회담과 성격이 같다.

‘대화’는 제국에게 ‘패배’를 뜻한다, ‘제국의 보통국가화’는 스스로 가능하지 않다

70년 계속된 조미대결은 처음부터 단순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극단적 형태의 비대칭 대결’이다. 규모, 영토, 자원 등 외양으론 대결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대결이다. 조미대결은 따라서 그 자체가 하나의 기적이다. 불가사의한 세기의 기적이다. 오늘 조미 사이 진행되는 ‘대화’가 그 증거다. 제국이 대화한다는 사실 자체가 기적이다. 제국은 대화를 모른다. 그들에게 본래 대화는 없다. 대결과 전쟁이 그들의 체질이다. 본질이다. 제국이 대화에 임한다는 것은 따라서 그들이 대결과 전쟁을 포기했음을 뜻한다. 달리 말해, 군사적 방법이 없어 대화에 응하는 것이다. 대화에 응한 것은 따라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뜻이다. 제국이 조선과 대화에 응한 것 자체가 그러므로 70년 대북 적대전략이 실패했음을 뜻한다. 우리민족에게 분단과 대결을 강제한 워싱턴제국의 전통적인 ‘Divide and Conquer’ 전략이 완패했음을 뜻한다.

루스벨트 때부터 트루먼,… 부시, 클린턴, 오바마 거쳐 트럼프에 이르기까지 장장 6~70년 제국 지배세력이 이구동성으로 ‘군사적 방법 없다’ 고백한 것이 증거다. 그 경우 제국은 패한 첫 전쟁 때 얻었을 피의 교훈을 반세기 넘게 잊고 산 셈이다. 역사상 존재한 제국이 그러나 실은 모두 같다. 과거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다는 측면에서 제국주의는 모두 같다. 6~70년 계속된 ‘군사적 방법 없다’는 고백은 그들이 조미대결에서 끝없이 패했음을 공식으로 인정한 것에 다름 아니다. 제국에게 대화는 그러나 패배를 뜻한다. 제국주의는 본질에서 대화를 모른다. 그들에게 세상사람 보통의 상식, 도리 같은 것은 없다. 보통 사람들의 대화, 상식, 도리 같은 것은 제국과 거리가 멀다. 인연이 없다. 제국주의는 그래서 그 자체가 본질에서 비정상, 비상식이다. 극단의 비정상, 비상식이다.

최근 몇 년 ‘세계제국’ 미국을 ‘극단의 비정상’이라 정의했다. 그러나 극단적 비정상인 제국이 패배한 경우 그들이 과연 ‘보통국가’로 거듭날 수 있는가? 수백 년 그들이 아는 언어는 침략, 약탈, 수탈, 파괴, 학살, 사기, 거짓, 교활, 위선, 역사왜곡, 부정 같은 것뿐이다. 아베의 일본 또한 바로 그 경우에 속한다. 그들에게 대화는 따라서 패배를 뜻한다. 총칼 곧 무력 앞세운 제국주의 전략이 막힐 때 해서 조선처럼 군사적 방법이 없을 때 그들은 하나의 방편으로 ‘대화카드’를 꺼낸다. 그들이 나서는 대화에 거의 언제나 진실성, 진정성이 없는 이유다. 대화를 원하나 진정성이 없는 아베가 바로 그 경우다. 그들에게 대화는 대부분 일종의 억지춘향이다. 군사적 방법이 부재할 때 궁여지책으로 취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진실, 진정과 아무 상관없다. 그들과의 대화를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자기들 의지가 관철되지 않고 한편 다른 방안이 생길 때 그들에게 대화는 언제고 버릴 수 있는 카드다. 제국이 보통국가가 되기 어려운 것은 삼척동자도 알 일이다. ‘제국의 보통국가화’는 그 경우 과연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나? 그들의 대화가 진실하고 진정성을 갖게 되는 것은 과연 어떤 경우일까? 쇠망한 제국이 보통국가로 거듭날 수 있는 길은 그들을 오직 ‘힘으로 강제’하는 방법 외에 없어 보인다. 오늘 조선, 러시아가 하는 방법이다.

나가는 말

앞 <들어가는 말>에서 언급한 것처럼 지난 9월29~30일 뉴욕에서 21세기 숱한 지구촌 국제관계 문제 중 그 모든 문제의 중심, 핵심에 위치한 코리아문제 곧 <우리민족의 분단과 자주적 평화통일 문제>를 먼저 다룬 이유다. 지구촌 문제의 핵심에 위치한 조미관계 문제 곧 우리의 분단과 자주통일 문제를 먼저 다룬 것이다. 2018학술회의가 다룬 ‘조미간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관계정상화’ 문제는 오늘 우리가 가닿아야 할 최고 최대목표다. 우리민족이 직면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뛰어넘어야 할 핵심 요체다. 그러나 조미관계에는 우리민족의 운명만 걸려있지 않다. 1세기 넘게 우리민족이 싸우고 있는 문제는 수세기에 걸쳐 계속되는 지구촌 곳곳의 숱한 문제들과 근본에서 같다. 곧 우리의 운명은 지구촌 곳곳의 숱한 민족의 운명, 곧 인류의 운명과도 맞닿아 있다. 하여 인류가 직면한 아마도 가장 복잡다단한 문제인 코리아 문제를 우리가 먼저 풀어낼 경우 지구촌 곳곳의 우리와 같은 다른 문제들도 온전하게 풀어낼 수 있는 지혜와 모범이 창출될 수 있다 믿는다. 

오래 주장한 또 다른 명제다. 2500만 북녘동포들이 1990년대 초 당시 인류가 풀지 못한 채 주저앉을 뻔했던 ‘500년 제국’의 문제를 2017년 11월29일을 역사적 분기점으로 완벽하게 해결했기에 그리 말할 수 있다. 미·일도 말을 그렇게는 못하지만 내심 모두 인정하는 명제다. 미국이 조선과 대화하며 말이라도 종전선언, 평화협정, 관계정상화를 시작한 이유다. 아베도 대화 못해 안달인 이유다. 세상 모두가 오늘 조미관계를 그리 보기 시작했다. 따라서 위에서 논한 명제는 과거에 비해 오늘 그리 큰 이견이 없다. 그리 믿는다. 70년 피땀 흘리며 인류의 가장 난제, 인류의 최대 숙제를 결국 스스로 온전히 혼자의 힘으로 풀어낸 위대한 주인공들인 2500 북녘동포들은 그러나 범세계적으로는 오랜 세월 극단적 고립상태에서 참으로 외롭게 홀로 싸웠다. 그러나 한편 북녘동포들은 민족적으론 외롭지 않았다.

무엇보다 재일동포들이 북녘동포들과 70년 내내 함께 했다. 온갖 고난 속에서도 함께 했다. 그분들 표현처럼 ‘적구’에 다름없는 ‘식민지 종주국’ 일본에서 북녘 조국과 호흡과 숨결을 같이 하겠다는 이유만으로, 유네스코에 세계인류문화유산으로 이미 등재되어야 했을, 하여 문화교육 차원에서 전대미문의 위대한 인류사적 사건으로 기록되어야 할 ‘민족교육운동’을 온갖 탄압, 불이익에도 멈추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70년 내리 온갖 박해, 탄압, 제재 받으면서도 뜻과 의지를 굽히지 않은 수십만 ‘재일본 조선인들’이 북녘동포들과 함께 했다. 우리민족의 자주통일운동사, 반제자주운동사는 재일동포들의 피눈물로 감당한 또 다른 위대한 민족운동사를 길이 오래오래 기억할 것이다. 북녘동포들의 외로운 투쟁에는 물론 재일동포들만 함께 한 것이 아니다. 중국, 러시아, 미국, 캐나다, 유럽, 호주 등 지구촌 곳곳에서 분단과 통일문제를 붙들고 나름 평생 활동하신 모든 분들, 모든 통일운동가들도 북녘동포들과 함께 하기 위해 노력했다. 즉 남북해외 우리민족 8000만 겨레 모두가 함께 노력했다. 그 노력의 위대한 결과가, 우리민족이 흘린 피와 땀의 위대한 결과가 오늘 우리민족의 운명만 아니라 인류의 미래 운명 또한 바꾸어 낼 수 있으리라 감히 믿는다.

머리말에서 언급한 것처럼 I부의 보고서 형식 글과 달리 Ⅱ부는 주로 대회를 세상에 내놓게 된 정치사상적, 군사전략적, 철학적 배경을 다룬 글이다. 다시 강조하게 된다. 우리민족의 운명은 오늘 21세기 인류의 운명과도 맞닿아 있다. 그리 믿는다. 우리민족의 미래가 인류의 미래 운명과 다르지 않다 믿기 때문이다. 2018학술회의는 ‘21세기연구원’이 세상에 내놓은 첫 작품이다. 부족한 것이 한둘 아니지만 대회 성공 뒤에는 숱한 분들의 땀과 수고, 희생이 깃들어 있다. 남북해외 우리민족을 중심으로 세상의 양심들이 함께 노력해서 만든 작품이다. 그래서 남달리 학술회의 성과 의의가 크다 믿는다.

21세기 초 지구촌 정세는 지난 몇 년 지정학적(地政学的) 측면에서 지구의 중앙(中央), 그것도 정중앙에 위치한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전개되고 있다. 그 경우 지구의 중앙에 위치한 조선의 지정학적 위치는 우연일까? 아니면 필연인가? 다음 글 Ⅲ부에서 트럼프 시대에 대한 또 다른 하나의 해석과 함께 우리민족의 지정학적 위치가 우연인가, 필연인가에 대한 해석을 시도한다. 끝으로 오늘 글은 우리나라 한(조선)반도의 남과 북, 북과 남, 그리고 해외 800만 동포들을 하나의 민족, 하나의 겨레, 하나의 정치문화경제공동체, 하나의 운명공동체, 즉 동일한 하나의 통일된 존재로 상정한 근거에서 썼다. 이글에서 주장하는 모든 근거에 “우리민족은 하나!”라는 절대 명제가 자리하고 있다. ‘5000년 우리민족은 하나’라는 대명제는 70년 우리민족사를 관통하는 특히 오늘 문재인-김정은시대, 남과 북, 북과 남 두 최고지도자의 ‘9.19공동선언’과 특히 ‘5.1경기장’ 15만 군중 앞에서 연설한 문 대통령의 감동적인 연설 핵심 기조다. ‘문재인-김정은-트럼프시대’ 세 분 최고지도자의 지혜, 노력으로 우리민족의 자주적 평화통일이 가까운 장래 실현될 수 있기를 꿈꿔본다.(Ⅲ부에 계속)

* 독자들에게 참고가 될 것 같아 아래 뉴욕 콜롬비아대학에서 열린 <2018세계평화학술회의>가 대회 뒤 채택한 “코리아와 온 인류의 ‘평화와 번영’을 촉구하는 뉴욕선언문(New York Declaration of Peace and Prosperity for Korea and the World)”을 영어 원문 그대로 소개한다. 시간 관계상 우리말로 번역해서 독자들에게 소개하지 못함을 양해를 구한다.

New York Declaration of Peace and Prosperity for Korea and the World

September 29, 2018

This year, 2018, marks the sixty-fifth anniversary of the Armistice which ceased the brutal three-year Korean War and effectively and painfully divided the Korean people. Heretofore, the Korean Peninsula has lived under a constant threat of war. Under the cease fire, Korea became a global hot spot where both military and nuclear clashes have the potential to be triggered.

The year 2018, however, presents the world a unique and historic opportunity, not only for lasting peace on the Korean Peninsula and a formal treaty to end the Korean War, but the beginning of a progressive process to reconcile and begin to reunify the divided Korean people.

In the political arena, courageous steps have been taken by the governments of the People’s Republic of Korea (DPRK) and the Republic of Korea (ROK) to establish a lasting peace.

This includes a series of important inter-Korean summits held by the leaders of the DPRK and ROK, respectively Chairman Kim Jong-Un and President Moon Jae-In, and the important Panmunjom Declaration that was made by both leaders on April 27, 2018.

Being aware of the thirst of Koreans for peace and unity, the US government under the administration of President Donald Trump, has also taken some encouraging steps. In this regard, an important dialogue has started between the DPRK and the US. This has resulted in the historic DPRK-US Summit in Singapore on June 12, 2018.

Encouraged by these events, regardless of faith, political orientation, personal conviction, or nationality, we, the gathered participants of the 2018 Global Peace Forum on Korea (GPFK), held at Colombia University in New York City, declare with good judgment and sound conviction:

(1) That the time has arrived for the signing of a formal peace treaty ending the Korean War. We believe it is a critical matter in moving forward that such a peace treaty be signed and ratified between the governments of the DPRK and the United States;

(2) That a win-win approach should be used where each respective government takes reciprocal steps in the de-escalation of longstanding tensions, normalization of relations, and building of strong positive relationships;

(3) That the positive steps taken by the DPRK be dually recognized and supported by immediately lifting all sanctions that impede humanitarian relief or development assistance as well as sports, academic, cultural and people to people exchanges with the people of the DPRK and the outside world.

(4) That as relations are normalized and sanctions are eliminated that the Korean Peninsula be declared a Nuclear Free Zone, where nuclear weapons are eliminated and the Nuclear Free Zone is protected from nuclear threats by international treaty.

Therefore, we the gathered participants of 2018 GPFK strongly believe that the right time in history is before us: to end the hostilities in the Korean Peninsula and urge all respective parties to take the courageous and bold steps of making peace.

Columbia University, New York

2018 Global Peace Forum on Korea (GPFK)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