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단체, 재고미 방출 계획 반발… 쌀값 폭등은 ‘명백한 왜곡’

“껌값보다 못한 쌀값으로 어떻게 농사를 지으라는 말입니까?” 
“연일 ‘쌀값 폭등’이라는 보도가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밥 한공기 170원 하던 것이 현재 220원입니다. 밥 한공기 220원은 2012년 가격입니다.” 

정부가 농산물을 중점 물가관리 대상으로 지정하고, 정부 재고미 5만 톤 방출 계획을 세우자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과 쌀생산자협회는 “농산물 생산비 보장을 요구하는 농민을 죽이는 일이며, 쌀 산업 유지·발전을 포기함으로써 국민들을 주식 안정 공급 사각지대로 내모는 계획”이라고 반발했다. 

이들은 1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히곤 ‘밥 한 공기 300원 보장, 정부 공매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 사진 : 전국농민회총연맹

참가자들은 회견문에서 “농업소득은 10년째 정체되어 있고, 농지는 해마다 1만ha 이상 줄어들고 있다. 식량자급률 24% 역대 최저치이며, 올해 마늘·양파 사태에서 보듯이 농산물 가격은 해년마다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고 농업의 현실을 전했다. 

또 일부 언론의 ‘쌀값 폭동’ 보도는 왜곡이라고 꾸짖었다. 이들은 “2016년도 쌀값 12만9천원은 30년 전의 쌀 값 가격이며, 현재의 쌀값도 2013년의 가격인 18만3천원선을 회복하고 있는 상태”라며 “지난 30년간 가장 낮은 가격과 가장 높은 가격을 비교해서 30% 이상 쌀값이 폭등했다면서 서민 장바구니 물가의 주범이 마치 쌀값 인상에 있는 것처럼 보도하는 것은 명백히 왜곡보도이며 불공정 보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미 방출계획을 세운 데 대해선 “촛불로 탄생했다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농업적폐의 핵심, 농산물 가격 후려치기가 재현되고 있다”고 지적하곤 “수확기에 나온 쌀 대책이 시장격리가 아니라 시장방출이라는 초유의 사태 앞에서 농민은 할 말이 없다”면서 5만톤의 쌀 방출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또 “농산물 가격정책을 근본적으로 혁신하는 방안은 농민에겐 생산비를 보장하고, 국민에겐 안정된 가격에 농산물을 공급하는 ‘주요농산물 공공수급제’를 실시하는 것”이라며 “농산물을 공공재로 취급해 국민의 식탁을 국가가 직접 챙기고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밥 한공기 300원은 돼야 농민이 웃고, 밥 한공기 300원은 먹어야 국민이 힘을 쓴다”면서 국민에게 띄우는 ‘밥 한공기 300원 대국민 호소문’도 발표했다. 아래는 전문이다. 

<밥 한공기 300원 대 국민 호소문>

농민은 파종 할 때부터 아래를 봅니다.
씨는 가장 아래에서 자리 잡습니다.

물꼬는 아래에 있습니다.
물은 아래로 흘러 어린 모를 키웁니다.

농민은 풀 자를 때, 비료 뿌릴 때, 농약 칠 때 아래를 봅니다.

콤바인을 할 때 하루 종일 아래를 봅니다.
이삭을 놓칠세라 아래로 아래로 밑 둥을 자릅니다.

농협직원이, 공판 검사원이 내 나락을 발로 비빌 때, 나는 
아래에 있습니다.

세금이 오르고, 물가가 오르고, 막된 세상 혈압이 올라도
쌀 가격은 항상 아래에 있습니다.

지난 30년간 마을의 어른은 여전히 그 어른입니다.
지난 30년간 쌀값은 여전히 그 모냥 그 꼴입니다.

나는 농민입니다. 기타 직업군에, 등외 국민입니다.
직장을 찾아 누나와 삼촌이, 친구가 떠났습니다.

떠난 자리엔 그리움이 자라더니 서러움이 박혔습니다.
등굽은 소나무가 마을 지키듯, 나는 나이 70 먹은 동네 막내입니다.

청와대에서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와
낮은 데가 없으면 높은 데도 곧 무너진다고
그리 되는 것이 이치라
가을이 오듯이 그리 되리라 외칩니다.

국민여러분!!
밥 한공기 300원은 되어야 농민이 웃습니다.
밥 한공기 300원은 먹어야 국민이 힘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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