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재 경민대 교수, KBS 인터뷰… 민간안전전문가, ‘화염방지방치 이상’ 제기

▲ 지난 9일 경기 고양시 고양경찰서에서 장종익 형사과장이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화재사건 피의자 검거 브리핑을 진행하는 중 경찰관계자가 화재 원인으로 지목되는 풍등과 동일한 모형을 공개하고 있다.

고양시 저유소 대형화재 사고에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소방안전 전문가인 이용재 경민대학 교수는 9일 경찰이 사실상 화재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는 풍등으로 불이 날 가능성에 대해 “로또에 연속으로 두 번 당첨될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이용재 교수는 이날 KBS 9시뉴스에 출연, 진행자의 질문에 “‘가능성이 없다’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다”면서도 이렇게 답했다. 매우 희박하단 얘기다.

진행자가 ‘탱크 주변 잔디밭에 불이 붙어서 18분 동안 계속 연기가 났다고 하는데 당시 저유소 직원들은 왜 몰랐을까요? 현장에 화재 감지기나 CCTV도 설치돼 있었다고 하던데요?’라고 묻자 “화재 감지기로 잔디밭에 불난 것을 감지하기는 것은 어렵게 돼 있다”면서도 “18분 동안 진행된 잔디밭의 불이 유증기 폭발사고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든 없든 잔디밭이 18분 동안 연기가 나고 화재가 진행됐다는 것은 사실 안전관리 측면에서 문제는 분명 있다, 이렇게 결론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CCTV로도 저런 중요시설은 24시간 모니터링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것이 감지가 안 되고 관리가 안 됐다라고 하는 것은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진행자가 또 ‘다른 저유소도 언제든 이런 대형화재가 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아닙니까?’라고 묻자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제일 중요한 게 정말 원인이 무엇인지, 풍등 때문에 불이 난 것인지, 정말 번개에 의한 것인지, 한 달이 걸리든 6개월이 걸리든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큰 사고가 터지면 하루 이틀 만에 원인을 내놓으라고 하는데 외국에선 그렇지 않다. 보통 심하면 몇 개월에 걸쳐 원인 조사를 한다. 그래야 명확히 원인이 규명돼야 여기에 맞춰서 정말 효과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이 마련되고 그것을 현장에 적용시킬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업안전관리업체 대표 “화염방지장치 고장에 환기구로 불씨 유입 가능성” 

한편, 산업안전관련 장치들을 검증 평가하는 김대우 PNS 대표도 10일 MBC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풍등은 중요한 (화재)요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화염방지방치 관리 소홀 문제를 제기했다. 

김대우 대표는 진행자가 ‘풍등 하나에 이번 화재의 책임을 다 물을 수 있는 것인가’라고 묻자 “저유소는 내부에 불이 나도 폭발하지 않도록 만들고 관리해야 된다. 그래서 풍등은 중요한 요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국과수에서 조사를 잘 하시겠지만 환기구에 있는 화염방지장치가 고장 난 상태에서 불씨가 환기구로 들어갔을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화염방지방치를 ‘모기장’에 비유하며 “집에서 쓰는 방충망 같은 것처럼 망으로 여러 겹 켜켜이 쌓여놓은 거라고 보시면 된다. 바깥에서 불꽃이 들어가더라도 끊어주는 역할을 한다. 또 열 전달을 안 되게 해서 화염이 진척되지 않도록 막아주는 장치”라고 설명했다. 경찰쪽에서 화재 원인으로 지목하는 유증기가 설사 밖으로 나와 불이 붙더라도 화염방지방치가 있으면 환기구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단 얘기다.

그래서 김 대표는 “외국의 경우 화염방지기를 어떻게 점검해야 되고 얼마주기로 점검해야 된다는 내용들이 잘 정리돼 있다. (그런데)한국에는 관련 내용들 보기 힘들다”면서 “그래서 현장에 있는 대부분의 관련 직무 종사자들이 화염방지기 어떻게 유지보수를 해야 되고 점검해야 되는지 모르다 보니 결국은 이런 상황이 났던 것이 아닌가”라고 거듭 화염방지장치 관리 소홀 가능성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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