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단체들, 미국 규탄 기자회견… 성동구, 10월에 25회째 통일한마당 개최

광화문광장 미 대사관 앞. 상자들이 널려 있다. 상자 표면엔 ‘대북제재’, ‘전쟁연습’, ‘남북철도 연결 방해하는 유엔사’, ‘카누단일팀 무산’이란 글귀가 적혀있다.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서울 성동구와 광진구에 있는 28개 노동·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지난 7일 미대사관 앞에서 ‘대북제재 해제, 종전선언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다. 참가자들은 “4.27판문점선언 발표 이후 한반도 통일을 하루빨리 앞당기는 논의를 하기도 모자를 시간에 제3자인 미국이 각종 행태로 판문점선언 이행을 방해하고 있어 동네가 아닌 미대사관 바로 앞으로 나오게 된 것”이라고 분노하며 “3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시기에 미국의 태도가 더욱 중요한 때이기에 한반도 통일을 방해하지 말고 분명한 입장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미국 방해 없이 우리가 평화통일 만들자”

성동구통일한마당추진위원회(성동통추위) 제안으로 28개 단체들이 ‘대북제재 해제, 종전선언 촉구’ 연명에 동참했고, 회견 참가자들은 “미국의 대북제재 장벽을 무너뜨리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앞당기자”고 한목소리를 냈다. 

한충목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서울본부 상임대표는 “성동·광진구 단체들이 민주주의 촛불혁명을 완수한 광화문광장에서 이런 회견을 진행하는 것은 곧 ‘평화통일의 촛불을 들자’고 서울 천만시민에게 호소하는 것과 같다”면서 “오는 24일 개최되는 UN총회에 제출할 ‘대북제재 해제, 종전선언 촉구 서명운동’을 성동·광진 지역에서 모범적으로 시작해 서울 전체로 전파하자”고 호소했다. 

김태을 서울동부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남북철도 점검운행을 불허한 유엔사를 두고 “유엔사는 유엔안보리 결의 권고사항으로 주한미군사령관이 공동으로 관리하고 있는 곳으로, 또 다른 미군조직일 뿐”이라고 꼬집곤 “남북의 의지를 보여주는 주요한 시작이었던 남북철도연결 사업이 중지된 것에 분노한다”고 미국의 대북제재를 규탄했다. 

이중원 광진구통일한마당추진위원회(광진통추위) 상임대표(공공운수노조 전국우편지부 지부장)는 종전선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상임대표는 “이 땅의 진정한 평화를 바라는 마음으로 종전을 선언해 남북 적대관계를 해소하고, 고통 받았던 지난 세월을 모두가 바라는 자주와 평화, 번영의 통일세상의 계기를 만들자”고 역설했다. 

▲ 회견 참가자들이 ‘대북제재’를 무너뜨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5년, 마을주민과 통일을 노래하다

성동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소속돼 있는 성동구통추위는 매년 지역에서 마을주민들과 통일을 주제로 얘기를 나눠왔다. 다양한 통일강연과 캠페인은 물론, 지역단체 회원들, 주민들과 함께 강화도·철원·DMZ·노근리 등지로 기행을 하며 근현대사 역사를 체험하는 등 통일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 1993년 시작해 올해로 25회째 ‘통일한마당’ 행사도 열고 있다. 통일한마당은 남북화해와 협력의 정신에 기초해 ‘평화와 통일’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 주민과 함께 어우러지는 잔치마당으로 만들어왔다. 지역 주민들이 ‘통일’에 대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형식과 내용을 준비하고 있다. 

▲ 지난해 10월 열린 24회 성동구통일한마당 ‘걷기대회’ 모습

다음달 3일, 성동구통일한마당 ‘통일노래자랑’을 준비하고 있는 성동통추위 이수경 상임대표(도깨비방망이지역아동센터 센터장)는 “25회째를 맞는 통일한마당이 명실상부 지역을 대표하는 통일행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3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가까워질 통일을 기대하며 행사를 진행할 수 있어서 기쁘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성동지역 주민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5일 광진통추위는 19회째 통일한마당 행사를 성대하게 치렀다. 

<성동구통일한마당 ‘통일노래자랑’>

• 일시 및 장소 : 2018년 10월3일(수) 오후 4시 왕십리역 광장
• 13:00~16:00 사전행사 <통일박람회>
   - 각 단체 별 부스 운영
   - 통일먹거리장터, 통일퍼즐맞추기, 판문점배경 인증샷 찍기, 통일보드게임 등
   - 사진으로 보는 판문점선언 이후 남북관계

• 16:00~18:30 본행사 <통일노래자랑>
   - 통일관련 주제로 노래자랑 진행
   - 춤, 마술, 시낭송과 같이 다양한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

• 참가신청 : http://bit.ly/통일노래자랑

 

[대북제재 해제, 종전선언 촉구 성동·광진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문]

“미국은 4.27 판문점선언 이행 방해하지 말라”

우리는 4.27 판문점선언 이후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이야기하기도 모자랄 이 시점에 최근 미국이 보이고 있는 각종 방해 행태에 분노한 성동·광진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로 미 대사관이 있는 광화문까지 오게 되었다.

판문점선언 이후, 남북 정상 간의 직통전화가 개설되고, 이산가족 상봉과 남북 군사적 긴장 상태를 완화시키기 위한 조치들이 이뤄졌다. 또한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농구, 카누 등 각종 종목별 단일팀을 구성해 한반도기와 아리랑이 국제사회 내에 울려 퍼지고, 남북 공동응원으로 통일의 열기를 일으키는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잇따른 행보에 판문점선언의 이행이 발목 잡히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인해 남북통일농구평양경기 방문단은 민항기가 아닌 군용기를 타고 가야만 했고,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8월에 개소되지 못했다. 또한 유엔군사령부는 남북 경의선 철도연결사업을 위한 시범운행 및 북측 철도 구간 점검 계획을 불허하며 주권침해를 감행하고 있는 형국이다.

또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가는 길을 보라. 미국은 남북 군사적 긴장상태를 야기했던 한미군사훈련에 대해 ‘훈련을 중단하는 것과 관련, 어떠한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고 현재로서는 더 중단할 계획이 없다’며 재개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한미군사훈련으로 인해 발생되는 불필요한 신경전을 벌였던 지난 날의 과오를 되풀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성동·광진 노동·시민사회단체는 통일로 나아가는 한반도 내에서 전쟁이 아닌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협정 체결에 앞장설 것을 미국에게 경고한다. 국민들도 전쟁 위기가 아닌 평화로운 한반도에서 살기를 원하고 있다. 통일의 과정에 나서는 문제도 우리 민족끼리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발걸음이 미국 반대로 인해 실현될 수 없다는 것이 지금 한반도의 현실이다. 우리는 지역 주민들과 함께 통일의 길목을 방해하고 있는 미국에 대한 분노를 한데 모으며 대북제재 해제와 종전선언을 촉구하는 행동을 지역에서부터 시작할 것이다. 오는 10월 3일 성동구통일한마당 행사와 범국민서명운동을 돌입하며, 이제 더 이상 좌시하지 않고 지역에서 주민들과 함께 해결에 나서겠다. 미국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는 바이다.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되는 3차 남북정상회담을 환영하며, 우리 민족끼리 자주적으로 통일방안을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2018년 9월7일
대북제재 해제, 종전선언을 바라는 성동·광진 노동·시민사회단체 일동

(공공운수노조 전국우편지부/ 광진구통일한마당추진위원회/ 도깨비방망이지역아동센터/ 민중당 성동·광진구지역위원회/ 보건의료노조 한양대의료원지부/ 사단법인 희망씨/ 서비스연맹 마트노조 이마트지부 성수분회/ 서울동부비정규노동센터/ 성동겨레하나/ 성동구통일한마당추진위원회/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성동지역 금속노조(현대자동차 동부지회, 한국지엠 동서울분회, 기아자동차 성동분회, 서울지부 동부지역지회-레이테크코리아, 성진전자, 신도리코, 현대웰슨)/ 성동희망나눔/, 전국언론노조 서울경인지역인쇄지부/ 일반노조 제화지부/ 정의당 성동구지역위원회/ 즐거운청년커뮤니티ⓔ끌림/ 진보대학생넷 한양대지회/ 학비노조 서울지부 성동-광진지회/ 화학섬유식품노조 K2지회/ 희망연대노조 딜라이브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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