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정보학회에 이메일로 논문 게재 요청… 공동연구 의사도 밝혀

▲ KBS 뉴스화면 갈무리

북한(조선) 학자들이 최근 남쪽의 한 IT 관련 학술지에 컴퓨터 시스템과 관련된 논문을 처음 게재한 사실이 공개돼 화제다. 특히 북쪽 학자들이 기회가 되면 IT분야에서 공동연구를 하고 싶다는 뜻도 밝혀 남북 학술교류에 새 장을 열 이정표가 세워졌다는 평가다.

지난 4일 KBS에 따르면, 지난달 31일자로 발간된 한국인터넷정보학회 영문저널(TIIS) 8월호에 최신 인공지능 기법을 사용해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 클라우딩(파일 저장) 처리 속도를 높이는 방안을 연구한 논문(Improved Hybrid Symbiotic Organism Search Task-Scheduling Algorithm for Cloud Computing)이 발표됐는데 저자 5명이 김일성종합대학과 희천공업대학 등에 재직 중인 북쪽 학자들이었다. 이름은 최성일, 리보, 리일남, 백창수, 림주성, 윤수범(기록순)이다. 

특히 북쪽 학자들은 이메일을 활용해 한국인터넷정보학회에 먼저 논문을 발표하겠다는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터넷정보학회의 한 관계자는 “김일성대학이라는 그 대학 자체부터 제가 일단 너무 놀라서. 논문을 저희 저널에 투고했다는 것 자체가 좀 흥분됐던 건 사실”이라고 KBS에 전했다. 북쪽 학자들은 학회에 보낸 메일에서 앞으로 기회가 되면 IT 분야에 남북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고 한다. 

조민호 고려대 교수(컴퓨터융합소프트웨어학과)는 KBS와 인터뷰에서 “우리와 공동연구를 할 수 있는 정도는 되지 않느냐, 상당한 수준에 있지 않느냐 그런 생각이 든다”면서 “북한(조선)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상당한 수준에 있는 걸로 IT분야 학자들 사이에선 인정을 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현행법상 인터넷으로 북쪽 주민을 접촉한 경우에도 당국에 신고해야 해 인터넷정보학회는 논문 심사 전 과정을 통일부에 보고했다. 

북쪽 학자들도 당국에 승인을 받고 논문을 투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는 “대개 과학기술 관련 논문은 보안이나 기술 유출 등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국가의 통제가 심하다”면서 “북한(조선) 학계가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서 우리측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한 것은 앞으로 남북한 학술교류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싶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고 평가했다. 

▲ 북쪽 학자들이 발표한 논문의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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