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확충·성과제 폐지 촉구 ‘유쾌한 백의의 물결’ 대행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29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3천여 조합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보건의료 인력 확충, 성과연봉제 폐지를 요구하며 ‘유쾌한 백의의 물결’ 대행진을 진행했다. 이에 앞서 오전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에서 보건의료인력법을 대표발의했다.
유지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우리나라는 병상수와 고가 의료장비는 과잉인데, 보건의료 인력은 OECD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인력 확충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야당 의원들과 함께 지난 2012년과 2015년 19대 국회에 ‘보건의료인력지원 특별법’ 제정을 시도했으나 뜻을 이루진 못했다.
보건의료노조는 대회 결의문에서 △충분한 인력확충으로 환자안전병원 만들기 운동 △보건의료분야에 50만개 일자리 창출운동 △보건의료인력법 제정운동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 위원장은 성과연봉제에 대해 “보건의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인데, 성과연봉제라는 인력 감축안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정부의 공공의료정책을 비판했다. 현재 준정부기관으로 분류되는 보훈병원과 근로복지공단직영병원, 그리고 건강보험공단에서 운영하는 일산병원에 각각 성과연봉제가 도입됐다.
그러나 의료계에선 성과연봉제에 대해 입원에서 퇴원까지 70여개 부서가 협업체계를 이뤄야하는 업무의 특성에 맞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영평가 중심의 성과제가 의료비 인상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의료인들이 업무실적을 위해 불필요한 고가의 검사를 제안하거나, 비급여의 비싼 약을 권할 때 환자 입장에서 거절하기 쉽지 않다. 상위법이 없이 기획재정부의 지침만으로 시행되고 있는 성과연봉제에 대한 비판 여론과 반발 움직임은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의료노조는 양대노총공대위와 함께 9월 총궐기를 통해 성과연봉제를 백지화시키고, 보건의료인력법을 제정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