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선대 일기 7~8일차]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 성사의 선봉대

전체 기간 중 가장 빠듯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민주노총 19기 중앙통일선봉대는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일본대사관 소녀상 앞으로 향했다. 7월말 통선대 활동을 마친 민주노련 최영찬 위원장의 연대사로 시작해 진보대학생넷, 민주주의자주통일대학생협의회, 한국노총 통일선봉대의 힘찬 발언과 공연으로 결의대회가 채워졌다.

권정오 대장은 “평화와 번영의 판문점 선언 시대에 전쟁범죄 사죄 않는 일본과 군사협정은 당장 폐기해야 한다”고 힘주어 발언한 뒤, 소녀상에 통선대 목수건을 걸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폐기하리라 대원들과 다시 한 번 결의했다.

▲ 용산역 앞에서 진행된 강제징용 노동자상 추모대회에 북측 대표단이 참여했다.

이어서 용산역 앞으로 이동한 통선대는 민주노총 윤택근 부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강제징용 노동자상 추모대회에서 북측 대표단을 맞았다. 노동자상 헌화가 끝나고 미국 전쟁반대노동조합협의회(USLAW) 사무국장 리스 셰널트(Reece Chenault), 전국공무원노조(NTEU) 250지부 소속 에이프릴 고간스(April Goggans), 전미식품상업노동조합(UFCW) 400지부 조직부실장 티파니 플라워스(Tiffany Flowers)가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 응원 및 북측대표단에 보내는 선물과 서한을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다.

▲ 남북노동자통일축구가 펼쳐진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응원.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달려간 통선대는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 성사를 위해 모인 모든 사람들과 함께 경기를 관전했다. 남과 북의 선수들은 한쪽이 쓰러지면 다가가 일으켜주고, 승부욕보다는 민족애로 함께 최선을 다해 뛰었다. 그 모습에 감동한 응원단과 통선대원들은 목이 쉬는 줄도 모르고 “우리는 하나다!”, “통일조국!” 등 공동 응원구호를 외쳤다. 경기가 끝난 후 북측 선수들이 통선대를 향해 환하게 웃어주면 눈물을 글썽거리는 대원들도 있었다.

▲ 단결의 밤 행사를 하는  민주노총 19기 중앙통일선봉대

피곤한 몸을 이끌고 도착한 이촌 한강공원에서 단결의 밤 행사를 진행했다. 모든 대원들이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6박7일 동안 배우고 쓴 율동, 선전물, 구호 등이 총동원돼 다채롭게 진행됐다. 통선대 전체기간 동안 자체 제공되지 않은 술을 처음으로 함께 먹었기에, 애주가 대원들은 신이 나서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권정오 대장과 주우열 집행위원장도 대원들의 흥을 돋우고자 마이크를 잡아 분위기는 더욱 고조되었다. 주말이라고 하더라도 공원 인근에 거주하는 시민들을 고려해 자정이 넘기 전에 통선대는 자리를 정리하고 마지막 하루의 일정을 위해 용산역 인근 찜질방에서 휴식을 취했다.

▲ 마석 모란공원에서 전태일 열사를 참배하는 남북노동자3단체 대표자

이튿날 통선대는 참배를 위해 방문하는 북측 대표단을 맞이하기 위해 마석 모란공원으로 이동했다. 주영길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은 전태일 열사, 이소선 어머니, 문익환 목사의 묘역에 차례로 헌화했다. 통선대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다시 만납시다!” 서로 외치는 남과 북은 하나였다. 권정오 대장은 주영길 위원장과 굳게 손을 맞잡으며 남북의 노동자가 하나되어 통일을 향해 나아가자고 짧은 인사를 나눴다. 축구대회의 열기로 목이 쉰 대원들은 아픈 줄도 모르고 북측 대표단과 석별의 아쉬움을 나눴다.

워커힐호텔로 이동한 통선대는 북측대표단 환송식이 있기 전 해단식을 진행했다. 권정오 대장을 비롯한 집행부와 7명의 중대장들은 대원들에게 깊은 사의(謝意)를 표하며, 내년에도 다시 만나자는 결의를 다졌다. 기념사진 촬영 후 짐 정리와 일부 대원들은 귀가를 위해 서울역과 용산역으로 출발했다.

참아온 눈물이 터지고야 만 워커힐호텔 앞이었다. 아마도 남녘땅에서 주빈(主賓)단을 제외하고는 북측 대표단 및 선수단과 가장 많이 접촉했을 통선대원들은 결국 떠나는 버스와 승용차를 바라보며 울 수밖에 없었다. “잘 있으라 다시 만나요 잘 가시라 다시 만나요 목메어 소리칩니다 안녕히 다시 만나요” 통선대원들을 향해 손 흔들어주는 북측 선수단이 탑승한 버스가 멀어질 때까지 노래와 흩날리는 단일기는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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