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대변인 담화서 “트럼프 대통령의 조미관계 진전 의지에 역행” 비판

북한(조선) 외무성이 9일 “조미수뇌회담 공동성명 리행을 위한 우리의 선의적인 조치들에 사의를 표시하면서 조미관계를 진전시키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에 역행하여 일부 미행정부 고위관리들이 터무니없이 우리를 걸고 들면서 국제적인 대조선 제재압박 소동에 혈안이 되여 날뛰고 있”다고 미국 정부의 잇단 대북제재 강화조치에 반발해 나섰다.

북 외무성은 이날 대변인 담화를 발표, “우리는 조미수뇌회담 공동성명 리행에서 선차적이고 필수적인 조미 사이의 신뢰조성을 위해 미군 유골들을 송환하는 등 대범한 조치들을 취하였다”고 환기시키곤 “미국은 저들의 어용나팔수들과 정보기관들을 총동원하여 우리의 핵과 관련한 별의별 모략자료들을 다 꾸며내여 대조선 제재 강화의 명분을 조작해보려 하고 있으며 ‘대조선 제재관련 주의보’와 추가 제재를 발표한데 이어 국제회의 마당에서까지 우리에 대한 제재압박 공조를 떠들어댔다”며 이같이 불만을 터트렸다.

뿐만 아니라 “(심)지어 미국은 우리나라의 체육분야에 대한 국제기구들의 협조까지 막아 나섰으며 다른 나라들이 공화국 창건 70돐 경축행사에 고위급 대표단을 보내지 못하도록 강박해나서는 등 실로 치졸하기 그지없는 행위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 9.9절 관련 미국의 외교행태에 대해선 리용호 외무상이 지난 4일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연설을 통해 비난한 바 있다.

그러면서 북 외무성은 “조미수뇌회담 공동성명 리행의 선결조건이라고도 볼 수 있는 신뢰구축을 위한 우리의 성의에 찬물을 끼얹고 대화 상대방을 모독하면서 그 무슨 결과를 기대하는 것이야말로 삶은 닭알에서 병아리가 까나오기를 기다리는 어리석은 일이 아니라 할 수 없다”고 힐난하곤 “미국이 대화 상대방에 대한 초보적인 례의도 다 줴(내)버리고 력대 행정부들이 체험하였던 실패한 낡아빠진 연출대본에 집착하는 한 비핵화를 포함한 조미수뇌회담 공동성명 리행에서 그 어떤 진전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어렵게 마련된 조선반도 정세안정의 기류가 지속될 수 있다는 담보도 없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조미 수뇌분들의 뜻을 받들어 조미 사이에 신뢰를 쌓아가면서 조미수뇌회담 공동성명을 단계적으로 성실히 리행해 나가려는 우리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미국은 이제라도 우리의 성의 있는 노력에 상응하게 화답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리용호 외무상의 지난 4일 싱가포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연설을 제외하면, 북은 그동안 종전선언을 외면하고 대북제재를 강화하는 미국의 행태에 대해선 언론매체들을 통해 비판해왔다. 정부 부처인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대미 비판 입장을 공식화한 건 지난달 6일 평양에서 진행된 북미고위급회담 결과에 대한 반발 이후 한 달여 만에 처음이다.

흥미로운 건 미국을 비판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신뢰는 계속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담화에서도 “조미관계를 진전시키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에 역행”한 “일부 미행정부 고위관리들”만을 문제 삼았다.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폼페오 국무장관 등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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