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대언론 홍보전에 반박 보도자료 “휠 소터, 시간 단축 못해”
최근 CJ대한통운이 서브터미널들에 ‘휠 소터’(Wheel Sorter. 자동 분류기) 설치를 근거로 “택배연대노조의 ‘7시간 공짜노동’ 주장은 거짓”이란 취지로 대언론 홍보전을 적극 벌이자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이 이를 다시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택배연대노조가 9일 CJ대한통운의 인터넷언론 설명회를 앞두고 긴급 배포한 보도자료를 보면, 전국 대부분의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들은 아침 7시에 출근하는데 분류작업이 오후 1~2시까지 진행돼 결국 배송은 그 뒤에나 이뤄지고 있다. 실제 노조가 지난 7일 조합원 등을 통해 파악한 데 따르면, 수원영통서브터미널은 14시20분, 안산서브터미널은 13시30분, 평택서브터미널은 13시12분에 각각 분류작업이 완료됐다. 세 곳 모두 ‘휠 소터’가 설치돼 있는데, 안산서브터미널의 경우 이날 휠 소터 고장으로 하차가 20여분 더 지연됐다고 한다.
택배연대노조는 CJ대한통운이 지난달 26일 연합뉴스를 통해 “택배분류 시설이 자동화돼 분류에 드는 시간은 2∼3시간에 불과”하다고 주장한 것도 사실과 다르다며 “현재 CJ대한통운은 택배노동자들에게 ‘2회전’ 배송을 강요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즉 오전에 일부를 배송하고 터미널에 다시 돌아와 나머지 물품을 받아다 오후에 다시 배송토록 한다는 것이다. 그래놓고 CJ대한통운은 오전 배송에 걸리는, 당연히 그 동안에도 분류작업이 진행되는 4시간을 뺀 나머지 3시간만을 분류작업 시간이라고 주장한단 얘기다.
노조는 “이렇게 배송구역을 두 번 돌게 되니까 당연히 배송시간도 더 소요되고 유류비도 더 들어가게 된다. 물론 2회전으로 인한 추가비용은 택배노동자가 부담해야 한다”고 했다. 그럼에도 택배노동자들이 2회전 배송을 하는 이유는 CJ대한통운이 ‘분류작업 대기하는 시간에 배송 다녀오라’고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택배연대노조는 ‘휠 소터’로는 분류작업 시간을 단축하지 못한다고 했다. 또 분류작업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유는 허브터미널에서 서브터미널로 배송물품을 싣고 오는 간선차가 늦게 도착하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노조는 “분류작업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는 간선차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개선돼야 한다”면서 “휠 소터가 설치돼도 분류작업이 변함없이 오래 걸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허브터미널 가동 확대 ▲간선차 추가 배치 ▲하차노동자 고용 등 분류작업 개선 대책이 시급한데 모르쇠한 채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분류작업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택배노동자의 처지를 악용하고 있단 것이다.
택배연대노조는 “CJ대한통운은 거짓으로 진실을 은폐하는 행태를 중단하고, 지금 즉시 ‘7시간 공짜노동’ 분류작업 개선 등을 협의하기 위한 교섭에 응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