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고위급회담 ‘합의 불발’에도 북미공동성명 이행 의지 간접 피력

▲ 역사적인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채택된 공동성명 전문.[사진 : 뉴시스]

북미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첫 고위급회담이 별 합의 없이 마무리돼 우려를 사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각) 밤 김정은 북한(조선) 국무위원장을 신뢰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평양 고위급회담이 끝난 지 이틀만의 입장 표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기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이 미-북이 서명한 계약, 그리고 더 중요하게는 두 사람이 나눈 악수를 존중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밝혔다고 미국의 소리(VOA)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북한(조선)은 북의 비핵화에 동의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입장 표명은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신뢰에 근거에 북미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고위급회담을 이어갈 의지를 간접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중국은 중국의 무역과 관련한 미국의 태도 때문에 (북미)합의에 부정적 압력을 가하고 있을 수 있다”며 “그렇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입장은, 애초 미국이 더 적극적이었던 한국전쟁 종전선언에 대한 입장 변화의 한 원인이 무엇인지를 짐작케 한다. 세 차례에 걸친 북중 정상회담 과정에서 제재 완화와 경제협력 등의 카드로 중국이 북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래서 북미간 최대 현안인 공동성명 이행에 중국이 개입하려 한다고 의심한 것이다. 종전선언의 경우 싱가포르 회담 당시 미국이 북과 단독으로 체결을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북이 남쪽은 당연하고, 중국의 참가도 긍정적이어서 결국은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어쨌든 첫 고위급회담에서의 사실상 합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한 만큼 싱가포르 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고위급회담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북미정상간 합의가 갖는 추동력을 새삼 확인하게 되는 순간이다. 

다만 미국쪽 태도 변화가 변수다. 북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보듯 미국이 이후에도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 고집한다면 공동성명 이행은 더 큰 암초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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