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ST애널리틱스 마커스 실러 박사 미국의소리(VOA)와 인터뷰서 주장

▲ 함흥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 확장공사 현장을 담은 위성사진.[미국의소리(VOA) 홈페이지]

위성사진 분석을 근거로 북미정상회담 와중에도 북한(조선)이 핵심 미사일 제조공장을 확장했다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를 정면 반박하는 전문가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독일 ST애널리틱스의 미사일 전문가 마커스 실러 박사는 4일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인터뷰에서 WSJ이 핵심 미사일 제조공장이라고 지목한 “함흥 미사일 시설은 핵심 미사일 생산시설이 아니며 북의 고체연료 생산역량 역시 매우 낮다”면서 “미사일 엔진 등을 개발하기에는 규모가 너무 작고 안전장치 또한 전혀 갖춰지지 않았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실러 박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독일, 유럽연합 등에 미사일 관련 자문을 해온 항공우주 공학 전문가다. 아래는 VOA 인터뷰를 발췌한 것이다. 

- 북한(조선)이 미사일 관련 시설로 알려진 함흥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의 확장 공사를 지속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얼마나 신뢰할 수 있니?

“북한(조선)이 이 시설의 규모를 확장했다는 것은 당연히 믿을만하다고 본다. 확장도 했고 건물도 새로 지었다. 문제는 미사일 생산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여부다. 김정은은 지난해 8월 이 연구소를 방문했고 여러 화학 재료를 둘러봤다. 이 시설에서 미사일 부품을 만든다는 신호는 될 수 있지만 미사일 전반을 다루는 것 같지는 않다.”

- 중요한 건 북이 미사일 관련 부품을 어디서 생산하느냐라는 건가?

“북은 이 시설을 미사일 생산을 늘리기 위해 사용한다고 했다. 북한(조선) 정부는 지난 8월 미사일 연료 생산을 크게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생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지금 함흥에 있는 시설보다 훨씬 더 많은 시설이 필요하다.”

- 북은 이 시설에서 고체연료와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개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절대 그렇지 않다. 함흥 시설에서 남쪽으로 50km 떨어진 곳에 미사일 시험대가 있고 그곳에서 고체연료 미사일을 한 차례 시험 발사한 적이 있다. 알려진 건 한 번밖에 없다. 함흥 시설에는 미사일 시험대도 전혀 없고 안전시설도 갖춰지지 않았다. 미사일 엔진 시험대는 모양이 특이하기 때문에 관측이 쉽지만 함흥 시설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북은 이 곳에 건물 두 채를 새로 지은 게 전부다. 북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독일, 러시아 등 다른 나라 미사일 생산시설을 보면 훨씬 더 큰 규모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북의 핵. 미사일 확산 문제를 오랫동안 다뤄온 한 전문가는 VOA에 익명을 전제로 함흥 시설이 미사일과 전혀 관계가 없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신빙성 있는 주장인가?

“그렇다. 저희가 함흥 시설을 미사일 시설로 보는 이유는 김정은이 지난해 8월 그렇게 말했기 때문이다. 당시 김정은이 방문했을 때 건물 벽에는 미사일 사진도 걸려 있었고 화학 재료를 둘러보는 게 공개됐다. 이런 재료들이 미사일에 사용될 것이라는 신호를 김정은이 줬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곳을 미사일 시설로 보고 있는 거다. 논리적인 추론이기는 하지만 허위정보를 퍼뜨려온 북의 오랜 역사를 본다면 조금 과장된 해석 같다.”

- 미사일 시설이 아니라고 보는 근거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물론 이곳에서 미사일 부품이 생산될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미사일 전체를 다 생산하는 곳은 아니다. 규모가 너무 작고 미사일 생산에 필요한 핵심 요소도 부족하다. 우선 미사일 시험대가 필요하다. 또 연료를 생산하기에도 규모가 너무 작다. 이 시설에서 미사일 연료를 생산한다면 매주 한 번씩은 미사일 엔진을 시험해야 한다. 미사일 추진기와 같은 폭발물을 다루는 건데 언젠가는 폭발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건물들이 너무 가까이 붙어 있다. 게다가 건물들을 폭발로부터 보호하는 벽도 없다. 미사일을 생산하는 곳이 절대 아니라는 거다. 미사일 부품을 생산하는 곳일 수는 있지만 저는 그럴 것 같지도 않다. 대신 일종의 원형(프로토타입) 시설로 보인다.” 

앞서 지난 1일 WSJ은 상업위성 플래닛 랩스가 함흥 지역을 찍은 사진을 근거로 북이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진행하는 와중에도 핵심 미사일 제조공장을 확장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에 있는 미들버리 국제연구소가 지난 4월1일과 6월29일 찍은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김정은 북한(조선)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던 당시 함흥 미사일 제조공장의 외부 공사가 거의 완료된 것을 확인했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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