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윤종호 후보 ‘종북’ 공세 뚫고 나란히 국회 입성

‘노동운동의 메카’ 울산이 다시 ‘진보정치 1번지’임을 입증했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당시 통합진보당 소속 현역 구청장들이 ‘종북 프레임’에 묶여 고배를 마신 지 2년 만에 나란히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현대중공업이 있는 동구에서 김종훈 전 구청장이 5만2396표(58.9%), 현대자동차가 있는 북구에서 윤종오 전 구청장이 5만5621표(61.5%)라는 압도적인 지지로 전현직 의원 출신인 새누리당 후보들을 눌렀다.

공업도시 울산에서 ‘노동법 개악을 저지하고, 일자리를 지켜달라는 간절함이 노동자의 표심으로 모아졌다’는 분석이다. 전통적인 노동자 계급투표 지역인 북구는 지난 선거에서 국회의원과 구청장 모두 새누리당 후보가 선출됐지만 실망감과 불만만 쌓은 것으로 보인다. 동구는 28년 동안 계속된 자본가 권력의 간섭과 공작을 뚫고 기어이 민주노조를 되찾은 뒤 진보정치를 복원한 것이다.

박근혜 정권의 노동법 개악 기도는 ‘쉬운 해고’와 비정규직 확대로 이어진다는 현장 노동자들의 위기의식은 이번 총선에서 진보 후보들의 분열을 허용하지 않았다. 노동·진보후보 간의 강력한 단일화 여론은 잡음 없는 경선으로 이어졌다. 특히 노동자의 참여로 단일 후보가 선정되다 보니 결과를 흔쾌히 수용하는 분위기도 형성됐다.

현중·현대차 노동자들, 일자리 지키기로 결집

물론 소속 정당이 없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선거라 어려움도 많았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까지 가세한 ‘종북’ 여론몰이를 ‘일자리’ 프레임으로 바꿔낸 게 주요한 승리 요인으로 꼽힌다.

동구의 김종훈 당선자는 “이번 선거에서 현대중공업 원·하청 노동자들이 보여준 놀라운 정치의식이 진보정치의 이정표가 되리라 생각한다”며 “‘사람이 우선이고 노동자가 먼저다’라는 신념으로 현장에서 답을 찾고, 대중운동으로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북구의 윤종오 당선자는 “이번 선거는 민주주의와 헌법을 부정한 세력이 해산된 통합진보당이 아니라 새누리당 정권임을 주민들이 판결해준 선거”라고 평하곤 “울산의 첫 노동자 출신 국회의원으로서 ‘쉬운 해고’와 비정규직 양산을 막아 빈부 격차를 줄이고, 차별을 철폐해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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