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비핵화, 볼튼 “빠르게” vs 트럼프 “안 서둘러” ‘삐걱’

존 볼튼 보좌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한테 지금도 ‘왕따’를 당하고 있는 걸까? 

이른바 ‘리비아 모델’ 운운으로 역사적인 첫 북미정상회담이 한 차례 취소소동을 겪게 한 장본인인 존 볼튼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27일(현지시각) 러시아 발언이 다시금 눈길을 끌었다. 

지난번 북미정상회담 직전처럼 ‘암초’급은 아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는 영 궁합이 맞지 않는 모양새다. 

최근 러시아를 방문한 볼튼 보좌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조선)의 비핵화를 논의한 미-북 회담의 후속 과정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그렇게 되는 것이 최소한 미국의 희망이자 기대”라고 밝혔다. 

그런데 웬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같은 날 미국 노스다코타주에서 열린 유세연설에서 북미정상회담 성과에 대해 말하면서 북의 비핵화 과정을 ‘칠면조 요리’에 견줘 서두르지 않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를)서두르면 스토브에서 칠면조를 서둘러 꺼내는 것과 같다. 여자들과 일부 남자들은 좋지 않다는 것을 안다”면서 “이제 요리가 되고 있고, 여러분들이 아주 만족할 것이지만 서두르면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백악관 안보정책 총괄책임자는 외국에 나가 “미국의 희망이자 기대”라고까지 하면서 빠르게 진행될 거라고 했는데 정작 그의 ‘주군’인 대통령은 ‘칠면조 요리’를 거론하며 서두르지 않겠다면서 사실상 참모의 발언을 정면 부인하고 나선 것. 

‘초강경 매파’라 불리는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체면이 여지없이 찌그러지는 순간이다.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히 소통한다면 있을 수 없는 엇박자다. 그게 아니라면 트럼프 대통령의 ‘뒤끝작렬?’ 

볼튼 보좌관의 ‘리비아 모델’ 운운이 실상 북미정상회담을 중단시키려는 의도에 따른 것으로 알려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격노해 북한(조선) 문제에서 그를 ‘잘랐다’는 CNN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 로이터통신과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28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과 불화설이 지속돼 온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곧 그만두거나 경질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래 백악관 참모들의 잇단 경질 또는 사임설은 어제오늘이 아니다. 켈리 비서실장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그런데 백악관 분위기를 보면 참모 경질(사임)설은 예서 그칠 거 같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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