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 채택으로 불가역적 관계개선 궤도 진입” 북미정성회담 분석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채택 발표한 공동성명에 언급된 ‘새로운 북미관계’는 무엇일까?
남쪽에선 북미간 적대관계 청산에 따른 ‘관계 정상화’ 정도로 해석하는 공동성명 1항의 의미를 재일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분석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조선신보가 북의 입장을 대변해 온 만큼 ‘새로운 북미관계’에 관한 북의 의도와 구상을 간접적으로나마 짐작할 수 있어서다.
조선신보는 21일 북미정성회담 결과를 분석한 연재기획물 ‘조미수뇌회담 이후의 세계’의 첫 회 <두 수뇌가 내다보는 ‘조미협력시대’>란 제목의 기사에서 “싱가포르 수뇌회담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후 가장 장구한 세월 첨예하게 대립되고 지속되여 온 조미 사이의 극단적인 적대관계를 청산할 데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면서 “두 나라가 불행한 과거를 덮어두고 서로에게 리익이 되는 미래, 조미협력의 새 시대를 지향해나갈 때 그것이 세계 정치구도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게 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새로운 북미관계’가 적대관계 청산은 물론, “서로에게 리익이 되는 미래, 조미협력의 새 시대를 지향”한다고 밝히고 있다. 단순히 적대관계 청산에 그치는 게 아니라 협력관계를 맺으려 한다는 것.
이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싱가포르 수뇌회담 공동성명의 채택으로 두 나라가 불가역적인 관계개선의 궤도에 들어”섰다고 보기 때문이다.
물론 “과거에도 조미는 관계개선에 관한 합의문건을 채택한 바 있느나 그것은 제대로 리행되지 않았으며 미국에서 정권이 바뀌자 백지화되군 하였다”고 상기시킨 조선신보는 “그런데 싱가포르 수뇌회담 공동성명이 지닌 무게와 중요성은 지난 시기에 채택된 합의와 차원을 달리한다. 조선은 국가 핵무력을 완성하였으며 모처럼 마련된 합의를 깨는 것은 핵전쟁의 위험을 다시 초래하는 무모한 처사”라고 공동성명 채택을 불가역적 관계개선의 궤도 진입이라고 규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곤 “두 수뇌가 직접 수표한 공동성명은 그 실효성이 (과거 합의문건에)비할 바 없이 높으며 쌍방은 두 나라의 적대관계 청산을 담보하는 법적, 제도적 조치를 취해나가는 데서도 일치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래서 조선신보는 “공동성명은 조미수뇌들이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려는 확고한 결단과 의지를 서로 확인하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한 문건”이라고 거듭 강조하는 한편 “새로운 조미관계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그릇된 편견과 관행에서 대담하게 벗어나야 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앞길은 순탄하지 않다”고 걱정하기도 했다.
왜냐면 “미국에는 조선을 적대시하고 조선반도의 군사적 긴장의 유지를 바라는 세력들이 존재”하기 때문인데 이를 해결하려면 “모든 것을 단번에 이루자고 하면 반대파의 역공세를 촉발할 수 있는 것만큼 모든 일을 수뇌회담에서 확인된 단계별, 동시행동의 원칙에 따라 밀고 나가야 한다”고 충고했다.
더불어 “김정은 원수님께서는 미국측이 관계개선을 위한 진정한 신뢰구축 조치를 취해나간다면 조선측도 그에 상응하게 계속 다음 단계의 추가적인 조치들을 취해나갈 수 있다는 립장을 밝히시였다”면서 “그이의 아량과 선의를 굳게 믿고 그이와 공동보조를 취해나가야만 트럼프 대통령은 성공의 길을 끝까지 갈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조선신보는 “지난해 국가 핵무력을 완성한 조선이 전략국가의 지위에 오른 것으로 하여 시작된 국제질서 재편의 움직임은 조미수뇌들이 새로운 협력시대를 향한 동반자로서의 첫걸음을 뗀 것으로 하여 보다 본격화될 것”이라며 “70여년만의 거대한 변화의 주도권을 둘러싼 수뇌외교전이 더욱 치렬하게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