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0일 세계 난민의 날 즈음해 “난민(難民)은 난민(亂民)이 아니다” 논평
6월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원외 진보정당인 노동당과 녹색당이 최근 청와대 청원 게시판 등에서 논란이 된 예멘 난민 신청자 문제에 대해 “혐오가 아닌 공감”을 당부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노동당은 이날 <제주 예멘 난민 신청자에게 혐오가 아닌 공감을>이란 제목의 논평을 내 청와대 청원 게시판과 각종 사회소통망 등의 논란을 거론하며 “제주 예멘 난민 신청자를 저임금 일자리를 빼앗으러 온 ‘가짜 난민’, ‘잠재적 성범죄자’, ‘테러리스트’로 낙인찍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논란으로 우리 사회에 뿌리 깊은 무슬림 혐오, 난민에 대한 오해와 거부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개탄하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제주 예멘 난민 신청자에 대한 혐오가 아니라, 자국을 떠나 한국에 보호를 요청한 그들의 처지에 대한 공감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1일 발표한 위원장 성명에서 밝힌 것처럼 ‘사람답게 살기 위한 희망으로 본국을 떠날 수밖에 없는 예멘 난민 신청자의 절박한 처지에 대한 공감과 수용은 선택이 아닌 국제 사회와의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동당은 “지금 현재 폭력, 질서의 부재, 대규모 실향, 기근 등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에 처한 예멘으로 그 어떤 예멘인도 강제 송환되어서는 안 된다는 유엔난민기구의 입장을 지지하며, 문재인 정부에 신속한 심사와 심사기간 동안의 주거 지원 등 범정부적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녹색당도 이날 <난민(難民)은 난민(亂民)이 아니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최근 제주도의 예멘 난민신청자들에 대한 난민인정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우리도 힘든데 왜 외국인을 돌보냐는 주장에서부터 테러, 성범죄 등 난민을 반대하는 이유들은 다양하다. 그러면서 이들이 바로 그런 공포 때문에 돌아갈 수 없는 사람들이라는 점은 무시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알리곤 “지금도 무력충돌이 일어나고 있는 예멘의 난민들은 일자리를 찾아 떠나온 취업이민과 다르다. 일자리를 찾아 떠나온 것이 아니라 내전이 끝날 때까지 살아야 하기에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녹색당은 이어 지난 14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타인, 나와 다른 사람, 이웃을 마주하는 것 자체를 거부하는 건 죄”이고 “그 두려움이 우리의 반응을 결정하고, 선택을 제한하고, 존중과 관대함을 타협하게 하고, 적개심과 거부반응을 부추기는 것도 죄악”이라고 말한 것을 상기시키곤 “우리의 두려움이 판단력을 잠식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2년 UN 난민협약에 가입했으며 2013년엔 난민법도 제정했다.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난민법을 가진 국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 난민들엔 관대하지 않다. 노동당에 따르면, 지난 1994년 첫 난민 신청이 있은 뒤부터 지난해까지 23년 동안 국내 난민 신청 건수가 3만2733명에 이르지만, 실제 인정된 경우는 706건(2.2%)으로 UN 가입국 평균인 38%에 턱없이 모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