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나우코리아 경제
북미회담 앞두고 자유한국당-조선일보 균열 조짐조선일보 출신 강효상 의원 “방상훈 사장, 양상훈 주필 파면하라” 공개편지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함께 한 강효상 의원[사진 : 강효상 의원 홈페이지]

조선일보 편집국장을 지낸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 31일 조선일보에 실린 양상훈 주필의 기명칼럼 내용에 발끈해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에게 양 주필을 파면하라는 공개편지를 띄워 언론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북미정상회담이 일정에 올라 한반도에서 대격변이 예고되자 국내 수구보수세력의 양대축인 자유한국당과 조선일보 사이에서조차 균열이 빚어진 것으로 주목된다. 강 의원은 양 주필의 조선일보 편집국 후배 기자 출신이다. 더욱이 조선일보 출신 정치인이 공개편지란 형식으로 친정인 조선일보의 최고 편집책임자인 주필을 대놓고 파면하라고 촉구해 나선 건 국내 정치-언론관계에서 초유의 사건이다.

강효상 의원은 이날 주제목은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협박에 굴복한 조선일보>이지만 이보다 더 눈길을 끈 <방상훈 사장은 당장 양상훈 주필을 파면하라>는 부제목의 공개편지에서 “오늘 양상훈 주필의 칼럼을 보고 한겨레신문을 보고 있는지 깜짝 놀랐다. 자유한국당과 보수우파를 공격하는 건 좋다. 발전적인 비판이라면 마다할 이유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나 나라의 존립과 정체성에 관한 문제는 전혀 다른 문제다. 피 흘려 지켜온 대한민국의 운명과 민족의 생존을 상대로 장난치는 것은 도저히 참을 수 없다”며 양 주필의 칼럼을 맹렬히 비난했다. 아래 인용에서 ‘(조선)’은 민플러스가 추가한 것이다.

“양 주필은 칼럼에서 북한(조선)이 핵을 포기하는 것은 기적이니 북한(조선) 체제의 붕괴를 기다려보자는 주장을 폈지만, 북한(조선) 체제가 붕괴하는 것은 그보다 훨씬 더 일어나기 힘든 기적입니다. 북한(조선)의 핵폐기는 오롯이 김정은의 의지로 가능하지만, 핵을 보유한 북한(조선) 체제의 붕괴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양상훈 칼럼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패배주의자들의 말장난이고 속임수입니다.”

강 의원은 칼럼 게재 시점도 문제 삼았다. “양상훈 칼럼이 나온 타이밍은 더할 수 없이 위험합니다. 북미회담을 코앞에 앞두고 백악관 등 미국 정부는 조선일보의 논설이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주장 등 한국 보수의 입장을 살펴보고 이를 협상에 감안합니다. 그런데 이 칼럼은 한마디로 북한(조선)에 항복하라는 얘깁니다. 미 당국자들이 이 칼럼을 보고 한국 보수의 한 축인 조선일보가 북한(조선)에게 항복했다는 시그널로 인식하게 되면 그 책임을 어쩌려고 하십니까.”

강 의원은 이어 “양 주필의 칼럼은 그동안 북한(조선)의 핵 공갈에 겁먹은 한국사회 일각의 논리와 판박이다. 외교협상으로 연명하면서 패배주의에 젖어 북한(조선)의 핵무장을 사실상 도와준 일부 외교관들이 말해왔던 변명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전쟁이냐, 평화냐, 단순 이분법적 사고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좌파들이 또 속이고 장난치고 있는데 다른 언론도 아니고 보수언론을 대표하는 조선일보가 이에 동조하고 지지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는 백여년간 조선일보를 지탱해 온 독자에 대한 배신이자 기만”이라고까지 강변했다.

강 의원은 그러면서 “공교롭게도 청와대가 공개적으로 조선일보를 협박한 이틀 뒤에 이런 칼럼이 실렸다. 관련성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 이건 마치 조선일보가 청와대에 백기 투항을 한 것과 같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이번 조선일보 비난 논평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북미회담을 앞두고 조선일보를 겁박해서 길들여, 강력한 비판세력을 제거하려는 고도의 술책”이라고 단정하곤 “청와대가 이런 협박을 하면 더 강하게 반발하는 게 그동안 조선일보의 상식이다. 양상훈이 제대로 된 조선일보 기자라면 사장님께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대한민국을 지켜달라고 진언해야 한다. 사장님이 변한 겁니까. 아니면 양상훈이 오버한 겁니까. 그것도 아니라면 양상훈이 정권과 결탁하여 무슨 일을 꾸미려는 것입니까. 도대체 조선일보에 무슨 일이 있는 겁니까”라고 핏대를 세웠다.

강 의원은 양 주필의 과거 언행까지도 문제 삼았다. “사실 양상훈의 기회주의적 행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TK정권 때는 TK출신이라고 하다가 세상이 바뀌면 보수와 TK를 욕하고 다니질 않나, ‘삼성공화국’이란 괴담을 퍼뜨려 놓고도 삼성언론상을 받아 상금을 챙겼습니다. 박근혜, 홍준표에 대해서는 그렇게 저주를 퍼부었으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에게 언제 인신공격을 한 적이 있었습니까?”

그러면서 강 의원은 “이런 이중인격자를 두고 있으면 조선일보도 이중인격자라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 이런 패션보수, 거짓보수는 당장 파면해야 조선일보의 명예를 지킬 수 있다”고 강조하곤 “오늘 칼럼으로 조선일보가 애국언론, 보수언론으로서의 조종(弔鐘)을 울리게 된 것이 아닌지 염려스럽다. 조선일보가 역사에 죄를 지어서는 안 된다. 부디 대한민국과 조선일보를 사랑하는 전직 사원의 충언을 가벼이 여기지 마시기 바란다”며 거듭 양 주필 파면을 재촉했다.

이런 강효상 의원의 공개편지는 홍준표 대표의 의중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홍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양상훈 주필을 지목하진 않았지만 “오늘 조선일보 칼럼을 보니 조선일보 사주가 어쩌면 이 사람으로 바뀔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정권에 영합하지 않으면 언론도 참 힘든 세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선일보의 문제라기보다 조선일보의 그 사람이 항상 문제였다”고 조선일보와 양 주필을 갈랐다.

홍 대표는 또 “2006.3 서울시장 경선 때 그 사람이 정치부장 하면서 자기 고교후배 편을 들어서 조선일보를 만드는 것을 보고 내가 정론관에 가서 조선일보가 오세훈이 찌라시냐 라고 극렬하게 실명을 거론 하면서 항의한 일도 있었다”면서 “참 끈질긴 악연”이라고 덧붙였다.

강 의원은 현재 홍 대표 비서실장이기도 하다.

한편, 강 의원이 맹렬히 비난한 양상훈 주필의 <역사에 한국민은 '전략적 바보'로 기록될까>란 제목의 기명칼럼은 ‘김정은이 정말 핵을 버릴 것이냐’는 물음으로 시작한다. 그럴 가능성이 없다는 게 양 주필의 판단인데, 그래서 북미정상회담을 이렇게 전망했다.

“김정은이 싱가포르에서 핵폭탄 10~20개 정도를 폐기하겠다고 하고 적당한 핵 사찰도 수용하겠다고 하면 트럼프는 노벨상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 정부는 ‘평화가 왔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어쩌면 문재인, 트럼프 대통령도 속으로는 ‘북 비핵화’를 믿지 않을 것 같다. ‘북한(조선) 어딘가에 핵폭탄이 숨겨져 있을 것’이란 추측은 ‘합리적 의심’이다. ‘합리적 의심’이기 때문에 한·미의 머리 위에 항상 떠 있는 구름이 된다. ‘북에 숨겨진 핵폭탄이 있다’는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북은 NCND(확인도 부인도 않는)로 나올 것이다. 국제사회는 시간이 흐르며 북을 이스라엘과 같은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취급하게 된다. 이것이 김정은이 추구하는 목표라면 상당히 현실적이고 성공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서 양 주필은 “이렇게 되면 한국민은 바보가 된다. 그런데 때로는 바보가 이기는 경우가 있다”며 CVID (검증)팀의 활동, 뒤 이을 북의 개혁‧개방 가능성을 거론한 한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북에 국제자본이 들어가면 실제 그런 효과가 생겨날 것이다. 결국 북이 무너질 수도 있다. 누가 알겠나. 그렇게 되면 한국민은 전투에서는 져도 전쟁에서는 이기는 ‘전략적 바보’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강 의원이 양 주필 칼럼을 두고 “패배주의자들의 말장난이고 속임수”라고 거칠게 비난한 대목이 바로 여기다.

양 주필은 이어 “물론 최악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대북 제재가 해제되고, 주한미군이 축소·철수·변경되고, 이 흐름을 되돌릴 수 없게 됐을 때 ‘북에 핵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공개될 수 있다. 북이 지금과 같은 폭력집단 자세로 한국을 깔고 앉으려 나오면 한국민은 진짜 바보가 되고 만다”면서 “누구나 기적을 바라지만 어느 날 북핵이 싹 없어지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다. 지금 북핵 급류는 어느 굽이를 돌고 있다. 이 굽이 다음에 무엇이 기다리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 고비에서 시간과 역사는 결국엔 노예제 스탈린 왕조가 아니라 자유와 인권의 편일 것으로 믿을 뿐”이라고 칼럼을 마쳤다.

강 의원의 맹렬한 비난과 파면 촉구에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과 양상훈 주필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당분간 언론계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라 있을 것 같다.

김동원 기자  ikaros0704@gmail.com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동원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