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0일, 김세균 명예교수 ‘한반도 평화통일’ 강연… 정범구 대사 축사

5.18민중항쟁을 기념하는 ‘제38주년 재유럽 오월민중제’가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2박3일 동안 베를린 인터내셔널 유스호스텔에서 열렸다. 1981년부터 광주민주화운동의 희생 영령을 기리고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38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열리는 오월민중제는 독일은 물론 유럽지역의 민주 동포와 한국 및 해외인사들이 함께 참여한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재유럽 오월민중제 준비위원회엔 한민족유럽연대, 베를린노동교실, 한국민중문화모임, 코리아협의회가 참가했다. 

18일 전야제는 영화 <1987>을 감상하고, 행사 참가자들 소개와 조국의 민주화투쟁 과정을 토론하면서 오월민중제 참가 의의를 공유했다. 

둘째 날인 19일 본행사는 오전 10시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을 시작으로 제1부 순서인 5.18 희생 영령 및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제가 거행됐다. 먼저 한국과 일본에서 온 연대사 낭독이 있은 뒤 정범구 주독일 한국대사가 기념사를 했다. 

정범구 대사는 “서른여덟 해 동안 행사를 꾸준히 준비해 온 주최측 노고에 뜨거운 감사를 전한다”며 1980년 당시 유학생 신분으로 독일 TV에서 광주의 참혹한 학살 현장을 생생하게 본 심정을 회고했다. 비통함, 분노, 패배감에 안전지대인 독일에 나와 있다는 미안함이 더욱 더 힘들게 했다며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기념사 뒤에는 참가자 전원이 영령들을 모신 제단으로 나와 향을 올리고 묵념을 하며 가신 영혼들을 위로했으며, 성악가 목진학 선생은 ‘5월의 노래’와 ‘금관의 예수’를 기타 반주와 함께 공연해 추모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제2부 강연 및 토론은, 먼저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가 ‘한반도 평화통일’을 주제로 진행했다. 김 교수는 지난 4월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한편의 아름답고 감동적인 드라마로 비유하고, 새로이 열린 평화국면에서 평화통일까지 희망적 미래를 전망했다. 

두 번째 주제 ‘세월호 사건 진상규명’ 발표는 ‘세월호를 기억하는 베를린 행동’에서 활동하는 손어진 선생이 젊은 세대로서 느끼는 세월호 사건에 대한 안타까움, 특히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미진한 점을 지적하고, 참석자들과 함께 다양한 논의와 진실 규명을 위한 연대의 결의를 다졌다.

마지막으로 정진헌 베를린자유대학교 연구교수가 ‘탈분단문화와 글로벌 코리안공동체’를 주제로 강연했다. 재외 한인 디아스포라의 다양한 역사적 경험과 그로 인해 축적된 초국가적 탈경계 감수성들이 한민족 통일담론과 과정에 주요한 사회문화적 자본으로 기여해야 함을 강조했다. 

제3부 문화공연엔 교민 1세대로 구성된 ‘가야 무용단’의 단아한 군무에 이어, 최윤희 선생이 이끄는 2세들의 ‘화동’이 박진감 넘치는 소고춤 등으로 한국 전통의 신명과 흥을 한껏 돋웠다.

행사 마지막 날인 5월20일 오전 참가단체 회원들은 행사 평가 및 내년 행사에 대한 다양한 제안과 더불어 공동의 의견을 모은 성명서를 채택, 낭독함으로써 2박3일간의 대동제 성격인 재유럽 오월민중제를 마쳤다. 

제38주년 재유럽 오월민중제 성명서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에 이어, 싱가포르 조미정상회담이 예정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여정이 숨 가쁘게 진행되고 있는 이 시점에 우리는 이곳 베를린에서 제38주년 재유럽오월민중제를 개최하였다.

38년을 이어 오는 이번 재유럽오월민중제에 처음으로 주독일 대한민국 대사가 참석하여 인사말씀이 있었다. 광주의 정신이 촛불혁명으로 승화되어 새롭게 수립된 새 정부의 진실함을 보았다.

이어 우리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과 싱가포르 조미정상회담의 의의 및 향후 방향을 고찰하였다. 순조롭게 전개되는 조국의 평화와 통일에 희망을 건다.

잘못된 역사가 빚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을 논의하였으며, 분단문화에 대한 해외동포들의 경험도 토론하고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방안을 토론하였다.

밝은 미래를 위해선 철저한 과거반성이 필요하다. 청산하지 못한 역사는 반복된다. 1980년 공권력에 의한 광주학살 및 성폭력은 아직도 그 진실이 규명되지 못했고 범죄자들에 대한 처벌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부당한 명령에 저항하라는 것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발포명령을 빙자한 잔악하고 인간성마저 포기한 진압군들의 천인공노할 범죄는 낱낱이 밝혀 과감히 처벌해야 한다.

제38주년 재유럽오월민중제 참석자 일동은 다음과 같이 뜻을 모았다.

하나. 4월27일 남북정상회담을 환영하며,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지지하고, 그 실천에 모든 노력을 다한다.

하나. 6월12일 예정된 조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고 평화협정이 체결되어 모든 갈등과 분쟁이 해소되길 기원한다.

하나. 밝아오는 새로운 역사를 위하여 잘못된 과거를 철저히 반성하고 모든 적폐청산을 촉구한다.

- 먼저 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선량한 시민들을 학살한 진상을 규명하고 살인 강간범들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명백히 조사하여 처벌해야 한다.

- 세월호의 진상규명과 책임자의 처벌을 촉구한다. 의혹에 싸여있는 기본적인 사실부터 밝혀야 한다.

- 사리사욕을 위하여 분단과 갈등을 조장하고 부정과 부패를 일삼는 반민족, 반사회적 적폐세력을 청산하라.

하나. 조국의 민주적, 자주적 평화통일을 위하여 재외 민주동포들의 연대와 협력을 강화하고, 세대간 소통을 통해 올바른 역사인식과 미래 지향적 민족관을 확립하자!

2018년 5월20일

재유럽 오월민중제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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