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70명 부상… 가자지구서 미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에 격렬 항의시위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에 반발해 나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시위대에 이스라엘군이 무차별 실탄 사격을 가해 최소 55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하고 277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14일(현지시각) 아나돌루통신 등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보건 당국은 이날 이스라엘군의 실탄 사격으로 55명이 사망하고 277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발표했다고 뉴시스가 15일 전했다.

지난 3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고 전격 발표한 이후 반발 시위는 이어져왔으나 예루살렘 미국 대사관 개관식이 열린 이날 이스라엘군의 무차별 사격으로 최악의 학살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해당 지역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 3월30일부터 5월13일까지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반이스라엘 시위에서 발생한 사망자수는 40여명이었다.

팔레스타인 적십자사는 이스라엘군이 무인 항공기를 이용해 팔레스타인 시위대에 최루탄을 발포하기도 했다고 발표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성명을 통해 “우리의 영웅인 인민들을 향해 이스라엘군이 저지르고 있는 끔찍한 학살을 멈춰야 한다”며 국제사회의 즉각적이고 신속한 개입을 호소했다.

그러나 미국 백악관은 이날 대변인을 통해 “이스라엘은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다”며 이번 사태의 책임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탓으로 돌려 비난을 자초했다.

한편, 이번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민중 학살 사태와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5일(현지시각) 회의를 소집해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14일 오후 밝혔다고 뉴시스는 전했다.

이 회의는 14일 현재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가자지구 국경에서 55명의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살해된 뒤 쿠웨이트의 요청으로 소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는 지난 2014년 가자지구 국경전쟁 이후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최악의 참사로 전해졌다.

유엔 주재 팔레스타인 대표부도 안보리가 이번 학살에 대한 비난 성명을 채택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반면 이스라엘 유엔대사는 가자지구 해안지대를 장악하고 있는 팔레스타인의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가 시위를 주도했다며 하마스를 비난해 줄 것을 안보리에 요청했다. 

▲ 14일(현지시각) 가자지구의 이스라엘 봉쇄선 앞에서 수만 명의 팔레스타인 민중이 미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에 항의하는 시위에 나섰다. 한 여성이 이스라엘군을 향해 돌을 던지고 있다. 이스라엘군 저격병의 시야를 가리기 위해 불 붙인 타이어에서 시커먼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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