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무재 삼성전기 고문의 식사자리 사생활 발언내용 인터뷰했다며 일방보도

▲조선일보가 임우재 고문을 인터뷰했다며 내보낸 기사와 이를 반박한 한겨레 기사

조선일보가 비보도를 전제로 들은 얘기를 취재원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공개한 것은 물론, 사실이 아닌 내용까지 기사에서 부풀려 언론윤리 위반이란 비판을 샀다.

조선은 지난 15일자 신문 A12면에 <“이건희 회장 손자라서… 내 아들도 어려웠다”>란 제목으로 자사의 월간지인 월간조선이 임우재 삼성전기 고문을 인터뷰했다며 주요 내용을 요약 보도했다. 그러나 이 내용은 취재원인 임 고문이 기사화에 동의한 정상적인 인터뷰 기사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한겨레 17일자 <임우재 고백 먼저 터뜨리지 않은 까닭>이란 기사를 보면, 월간조선 기자가 임 고문을 인터뷰했다며 보도한 <“이건희 회장 손자라서…> 제하의 15일자 조선의 기사는 비보도를 전제로 이뤄진 점심 식사 자리의 대화 내용이었다. 임 고문과 지인인 혜문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의 주선으로 이뤄진 이날 식사에서 임 고문이 한 얘기를 월간조선 기자가 비보도 약속을 깨고 일방적으로 기사화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자리를 주선한 혜문 대표는 한겨레 기자와 통화에서 “임씨는 <월간조선>과 인터뷰를 한 게 아니다. 그 기자가 기사화하지 않기로 약속한 뒤 일방적으로 약속을 깬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조선은 비보도 약속을 깼을 뿐 아니라 임 고문의 발언 내용 중 일부를 교묘히 짜깁기하고 부풀려 보도하기도 했다.

조선은 <“이건희 회장 손자라서…> 기사 앞부분에 임 고문이 “결혼 생활이 너무 괴로워 두 번이나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기도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한겨레 보도를 보면 임 고문은 “미국 유학 준비가 힘들어 두 번 자살기도 했는데 이부진 사장이 나를 위로하며 같이 울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결혼 생활이 너무 괴로워”와 “미국 유학 준비가 힘들어”는 분명 다른 사실이다. 조선은 해당 기사 중간쯤에 다시 “삼성가의 맏사위로 미국 MIT 경영대학원으로 유학을 가는 과정이 너무 힘들어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았고, 두 차례 자살을 기도했는데 죽기 직전 아내가 발견해 살렸다”고 말한 내용을 사실 그대로 전했으나 이는 앞서의 “결혼 생활이 너무 괴로워 두 번이나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기도했다”는 것과는 분명 다르다. 이부진 사장과 이혼 소송 중인 점을 감안하면 “결혼 생활이 너무 괴로”운 이유가 이부진 사장과의 불화 등 관계 문제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이런 조선의 보도와 관련해 이강혁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언론위원회 위원장)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조선일보는 사생활 침해 보도를 금지한 신문윤리강령 5조를 위반했고, 공익과 상관없는 기사를 당사자 동의 없이 내보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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