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핵협정은 일방적이고 재앙적”… 폼페오, 북과 새 핵협상 추진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8일 백악관에서 이란 핵 합의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사진 :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핵협정(JCPOA) 탈퇴를 선언한 8일(현지시각) 폼페오 미 국무장관은 북미정상회담 의제 조율을 위해 방북했다. 이란과 핵협정을 파기한 날, 북한(조선)과 새로운 핵협상을 추진한 것이다. 

미국이 협정 탈퇴를 공식화하자 협정에 공동 서명했던 유럽 동맹국들과 이란은 중동정세 격화를 이유로 일제히 반발했다. 

특히 트럼프가 이날 탈퇴 선언에서 “불충분한 합의는 수용할 수 없다”는 경고 메시지를 던져 6월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에도 영향을 줄지 관심을 모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란핵협정은 일방적이며 재앙적이고 끔찍한 협상으로 애초 체결되지 말았어야 한다”면서 “협정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핵협정은 오바마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5년 미국 등 6개국(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과 이란 사이에 체결됐다. 이란은 핵 개발을 포기하고 6개국은 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협정에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폐기하는 내용이 없고, 10~15년의 일몰 기간이 끝나면 이란의 핵 개발을 막을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면서 대선 후보 시절부터 줄곧 파기를 공언해 왔다. 

그는 회견에서 “이란이 핵프로그램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면서 “이 협정으로는 이란 핵폭탄을 막을 수가 없다”고 탈퇴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이란이 어떤 거짓말을 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협정 탈퇴 선언에 따라 미국은 그동안 중단한 이란 제재를 유예기간이 끝나는 대로 재개하기로 했다. 미 재무부는 이란의 원유 부문과 중앙은행 거래도 제재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 북미정상회담 의제 조율차 지난달 1일 방북했던 마이크 폼페오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난 사진을 미 국무부가 공개했다.

한편 이날 방북한 폼페오 장관이 북한(조선)에 ‘영구적이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PVID)를 하면 현재 가하고 있는 대북 제재를 해제하겠다는 제안을 할지 관심을 모은다. 

PVID는 폼페오 장관이 지난 2일 취임식에서 언급한 것으로, 핵무기뿐 아니라 핵 관련 모든 시설과 핵무기를 다시 개발하고 제조할 수 있는 기술과 인력(과학자)까지 통제한다는 뜻이라고 미국 내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조선)의 핵미사일은 물론, 핵발전소까지 모조리 폐기할 것을 요구하려는 게 아니냐는 보도도 나왔다. 그러나 미국만 입장이 바뀌면 언제든 다시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만큼 북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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