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주년 세계노동절대회 전국 16개 지역 5만 명 참가

▲ 사진 : 뉴시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128주년 세계노동절을 맞아 한국사회 노동을 새로 쓰겠다고 선언했다. 
민주노총은 1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2만여 노동자가 참여한 가운데 ‘노동헌법 쟁취 및 노동법 개정! 재벌개혁! 비정규직 철폐! 열자, 200만 시대! 한국사회 노동을 새로 쓰자’ 세계노동절 수도권대회를 열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4.27 판문점선언’을 언급하며 대회사를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남북 두 정상이 화해와 평화의 새 시대를 열어 공동번영, 자주통일의 미래를 앞당겨 나가자는 우리 겨레의 마음을 모아 4.27선언을 발표했다”면서 “한반도에서 첨예한 군사적 긴장상태가 완화되고, 전쟁위험이 실질적으로 해소돼 항구적 평화체제가 구축된다면, 분단의 가장 큰 피해자인 이 땅의 노동자들은 새로운 기회와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우리의 일터에는 평화의 기운이 확산되지 못했다”고 노동 현장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근로기준법조차 적용되지 않는 560만에 달하는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장시간 노동에 내몰리는 112만 특례업종 노동자, 잘못된 산업정책과 부실경영으로 일자리에서 쫓겨나는 노동자, 비정규직 우선 해고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면서 “노동기본권이 짓밟히고, 노동자가 쓰다 버리는 물건으로 취급받는 세상을 바로 잡기 위해 민주노총의 힘으로 노동헌법을 쟁취하고 노동법 전면개정으로 노동을 새로 쓰자”고 호소했다.

또 “한국사회 노동을 새로 쓰는 가장 확실한 무기는 노동조합”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더 많은 노동자를 조직해 200만 민주노총 시대를 열겠다”면서 “오늘 노동절대회를 시작으로, 5~6월 최저임금 투쟁, 다음달 30일 비정규직철폐 노동자대회, 그리고 하반기 ‘노동법개정‧비정규직철폐‧재벌개혁’ 총파업 총력투쟁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가 무대에 올라 연대의 인사를 전했다. 박 대표는 “민주노총이 한국사회 노동을 새로 쓰겠다고 선언한 오늘, 장애인도 ‘노동자’임을 선언한다”면서 최저임금법 7조의 삭제를 촉구했다. 그는 “중증장애인은 최저임금법 적용제외 조항(7조)으로 인해 최저임금을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곤 “중증장애인이 노동할 수 있는 권리, 노동착취가 없는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차별받는 모든 노동자, 민주노총과 함께 단결하고 투쟁하겠다”고 인사했다.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노동자 조직화에 나선 나두식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대표지회장이 투쟁사를 이어갔다. 나 지회장은 “80년 무노조 경영을 이어가던 삼성그룹에서 노조 활동을 보장받는 승리를 쟁취했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겠다”면서 “노동조합으로 조직되지 않는 1천만 비정규직 노동자가 당당히 노조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또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는 ‘적폐청산’을 주문했다. 나 지회장은 “삼성그룹 노조파괴 문건에서 드러난 ‘고용노동부 수시근로감독’과 ‘염호석 열사 시신탈취’ 과정의 핵심은 삼성과 국가의 주요 권력, 노동부, 검찰, 경찰의 ‘정경유착’”이라며 삼성 노조파괴 문건에서 드러나 적폐에 대한 청산 계획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염호석 열사의 4주기 기일인 오는 17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투쟁’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영희 공공운수노조 경기지역지부 잡월드분회 분회장은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문제를 지적했다. 박 분회장은 잡월드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과정에 대해 “노사전문가 협의에서 ‘자회사 설립’이라는 사측의 미리 짜놓은 각본에 의해 비정규직 노동자의 목소리는 묵살하고 자회사 설립을 일방 강행했다”고 전하곤 “고용노동부에 관리감독을 요청해도 소용이 없었다”고 규탄했다.

이어, 해고노동자, 비정규직 최저임금 노동자, 여성노동자, 네팔에서 온 이주노동자, 해직교사 노동자, 공공부문노동자, 청년노동자, 중소영세상인이 무대에 올라 “모든 노동자의 일할 권리가 보장되는 새로운 한국사회”를 선언했다. 선언 내용엔 ‘▲구조조정 정리해고 저지, 일할 권리 쟁취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평등사회 실현 ▲성차별·성희롱·성폭력 없는 평등한 세상 ▲이주노동자 차별철폐 ▲노동3권, 노동기본권 보장, 노동중심사회 건설 ▲공공부문 민영화 저지, 사회공공성·사회안전망 강화 ▲죽지 않고 안전하게 일할 권리 쟁취, 안전사회 건설 ▲재벌체제 적폐청산 새로운 한국사회 건설’의 의지를 담았다.

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시청광장을 출발해 광화문 사거리를 지나 종로4가까지 행진했다.

128주년 세계노동절대회는 인천, 충북, 대전, 세종충남, 광주, 대구, 경북, 부산, 울산, 경남, 강원, 제주 등 전국 16개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진행됐다. 

▲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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