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가수 최진희씨의 ‘팩트 체크’가 남긴 여운

▲ 북한(조선) 로동신문은 지난 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측 예술단 공연 ‘봄이 온다’를 관람한 뒤 남측 예술단 출연자들과 기념촬영을 했다고 보도했다.[사진 : 뉴시스=로동신문) 

“아이린 옆 김정은, 100% 의도 담긴 배치”

지난 3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홈페이지에 뜬 이른바 ‘탈북 피아니스트’ 김철웅 서울교대 연구교수 인터뷰의 제목이다.

이틀 전 방북 예술단이 평양 단독 공연을 마친 뒤 김정은 북한(조선) 국무위원장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을 두고 한 얘기다. 짐짓 자리를 배치한 ‘연출사진’이란 거다.

김철웅 연구교수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항상 자기는 세련된 지도자다, 그리고 정상적인 지도자고 여유 있는 지도자다, 이런 것을 피알(PR)을 하고 싶어 하는 정치 스타일이고 그런 건데, 그런 것에 의해서 외국에서도 알 수 있고, 그리고 또 남한 언론들이 관심 있는 레드벨벳의 멤버를 자기 옆에 세움으로써 ‘나는 이런 것도 알고 이런 것도 즐길 줄 알고 너무 자연스러워’ 이런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닌가, 저는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김 연구교수의 인터뷰 기사는 제목 자체가 자극적이었던 만큼 당일 한 인터넷포털의 기사목록에 오르는 등 많은 관심을 끌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탈북 피아니스트’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는 이번엔 방북 예술단원으로 참가했던 가수 최진희씨를 인터뷰했다. 당시 기념사진 촬영에 함께했던 최씨는 5일 인터뷰에서 이렇게 ‘팩트 체크’ 했다. 아래는 관련 인터뷰 전문이다. 

◇ 김현정> 사실은 지금 그 (사진촬영 자리)배열을 두고서 여러 가지 해석이 분분했어요. 레드벨벳의 아이린 옆에 김정은 위원장이 섰기 때문에 ‘이게 팬이어서 선거다, 일부러 세운 거다.’ 이런 얘기도 있었고 아니면.

◆ 최진희> 아, 그런 건 아니에요. 그냥 자연스럽게.(웃음) 첫 번째로 악수를 하고 보이니까 가에로(그 옆에) 서서 그렇게 된 거죠.

◇ 김현정> 이게 사실 해석이 정말 많았는데 세계적인 한류 아이돌 옆에 서서 세계에 ‘나는 정상적인 지도자다’라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 그렇게 선거다, 라는 해석도 있고 정말 이야기가 많았거든요.

◆ 최진희> 아 그랬어요?(웃음)

◇ 김현정> 근데 자연스럽게 서신 거군요.

◆ 최진희> 예민하시다.(웃음) 그런 건 아니었어요.

◇ 김현정> (웃음) 여러 가지 궁금증이 풀리네요.

김 연구교수가 탈북자 입장이어서 그랬을까?

사실 가수 최진희씨의 “예민하시다”는 웃음섞인 촌평의 대상은 김현정 앵커나 ‘탈북 피아니트스’만은 아닌 거 같다. 

수구보수정권 10년 동안 자기도 모르게 끼워야 했던 ‘반북’ 색안경. 사실 벌써 던져버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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