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노조, “정용진 부회장에게 책임 묻겠다” 강력 반발

“국화꽃 한 송이가 영업방해라니 해도 해도 너무합니다.”
“돈에 환장한 신세계이마트, 노동자 천시가 불러온 죽음입니다.”

▲ 추모문화제를 시작하려하자 이마트는 매장의 셔터 문까지 내렸다. 입구 안쪽에서 웃고 있는 관리자들이 보인다. [사진 : 마트노조]

지난달 31일 이마트 구로점에서 계산업무를 보다가 쓰러진 뒤 구급차가 도착할 때까지 10여분의 시간 동안 제대로 된 응급조치를 받지 못하고 사망한 권모씨. 고인이 사망할 당시 계산업무를 봤던 24번 계산대에 놓인 국화꽃은 삼우제(4일)가 채 되기도 전에 모조리 치워졌다. 이마트는 권씨의 동료들과 추모객들이 놓고 간 추모 메시지까지 모두 철거한 상태다. 

권씨 사망 뒤 이마트는 연일 사고 현장을 감추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고인의 장례가 치러진 2일 저녁,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매장을 찾은 추모객을 관리자들이 나와 물리력을 행사하며 막아선 데 이어, 3일엔 매장 셔터 문까지 닫고 추모객의 접근을 막았다. 

마트노조에 따르면, 이마트는 서울지역 다수의 보안업체 직원과 외주용역업체, 그리고 경찰까지 동원해 매장 셔터 문을 닫고 추모객들의 출입을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인사노무팀장은 “영업에 방해된다. 23시 폐점 이후에 추모하라”며 현장을 지휘했단다. 

이날 이마트 다산점 무빙워크 사고로 목숨을 잃은 스물한 살 청년 이모 군의 부모도 구로점을 찾아 추모문화제에 함께 했다. 국화꽃을 들고 권씨가 일했던 계산대로 향하려 했지만 매장 입구에서 출입이 막혔다. 결국 추모객들은 매장 셔터 문을 둘러싼 경찰의 폴리스라인 앞에서 고인에게 헌화했다. 

▲ 이마트 다산점 무빙워크 사고로 숨진 이모 군의 아버지가 국화꽃을 들고 매장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입구에서 막혔다.

추모문화제 참가자들은 “쇼핑 온 시민들만 선별해 들여보내는 게 말이 되느냐”, “기르던 개나 고양이가 죽어도 추모를 한다. 사람이 죽었는데 왜 추모를 못하게 하느냐”며 울분을 터트렸다. 

마트노조는 “신세계 재벌의 태도가 바뀌지 않으면 사고는 또 일어난다”며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에게 사과와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마트노조는 “사람의 목숨보다 영업이익을 귀하게 여기고 돈과 권력까지 동원해 돈이나 몇 푼 쥐어주고 사건을 입막음하려는 이마트를 절대 용서할 수 없다”면서, “노동천시, 노조혐오, 안전불감증이 넘쳐나는 신세계이마트의 나쁜 짓을 혼내는데 촛불시민들이 함께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마트노조는 고인의 삼우제인 4일 저녁까지 추모문화제를 진행하고, 5일 오전엔 서울 명동 신세계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마트의 ‘사망사건 축소은폐, 추모방해’ 사례와 함께 관련 사진과 영상을 공개하면서 정용진 부회장에게 책임을 묻는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 추모객들의 출입을 막기 위해 경찰까지 동원한 이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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