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4~9일 세종미술관서 ‘시간’을 화두로 작품 전시회

“꽃 한 송이 핀다고 봄인가요/ 다함께 피어야 봄이지요”

짧지만 깊은 노래 ‘다함께 봄’의 주인공 ‘생명평화노래꾼’ 홍순관씨가 글과 철조 작품 전시회를 열어 화제다. 

‘시간은 나무처럼’이라 이름 붙인 ‘홍순관의 먹과 쇠展’이다. 다음달 4일부터 9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1층 세종미술관에서다. 앞서 그는 지난 2016년 ‘역설의 꽃– 평화展’을 선보였고 2014년엔 초대전 ‘철조 이야기’를 갖기도 했다. 

홍순관씨는 “전혀 다른 장르의 조합인 붓글씨와 철조, 부드러운 먹과 강한 쇠를 함께 놓아두고 ‘시간’을 바라본다”면서 “눈을 뜨면 변해있는 광속의 일상을 두고 묘혈의 길을 걷고 있는 지구와 문명을 돌아본다. 시간이 나무처럼 고요하게 느리게 단단하게 흐르면 좋겠다”고 이번 작품전의 의도를 알렸다. 화두는 ‘강물처럼 흐르는 시간’이다. 

홍씨는 왕희지와 구양순 체의 대가였던 부친인 의연 홍종욱 선생에게서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붓글씨를 익혔다고 한다. 또 대학에선 미술(조소)를 전공했는데 몇 해 전엔 자동차 부품을 용접해 만든 철제 조형작품 ‘공작새’와 ‘거북선’ 등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그는 “자동차의 작은 부품들을 용접해 꽃과 새, 달팽이, 땅벌레 등을 만들었다. 버려진 고철덩어리가 자연으로 돌아오는 죽음과 부활의 이야기”라며 “추수가 끝난 논바닥에 허수아비처럼 자동차부품들도 끝내 쓰레기로 버려지지만 고된 쇠 작업(철조)으로 인해 문명의 주검들은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는 역설의 평화를 보여준다”고 작업의 의미를 설명했다.

사실 홍씨는 그렇게 널리 알려진 가수는 아니다. 하지만 지난 2005년 10월 미국 뉴욕의 링컨센터에서 한국인 가수로는 처음으로 단독공연을 한 사실은 유명하다. 게다가 공연 취지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성금으로 추진된 평화박물관 건립 모금이었다. 

홍씨는 이번 작품전에 대해 “30년간 ‘생명·평화’를 주제로 공연해왔던 노랫말과 단상들을 서예로 다시 표현했다. 그래서 ‘송 라이터(Song writer)로서의 서예’”라면서 “글의 내용도 그러려니와 글씨체를 만들기에 결코 쉽지 않은 ‘한글’을 고집했다. 60편이 넘는 글씨 중에 한자는 몇 개 없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글의 기호적 간편함 속에 흐르고 있는 우리의 감성, 이야기들을 쓴 것”이라며 “노래뿐 아니라 붓글씨로도 언어의 아름다움을 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의 작품은 오전 10시30분부터 저녁 8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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